김제동 <스타 골든벨> 하차 외압설<실체>

2009.10.20 10:04:30 호수 0호

“내가 뭘 잘못했다고…”

방송인 김제동의 갑작스러운  KBS 2TV <스타 골든벨> MC 하차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KBS 측은 12일 “<스타 골든벨> 진행자 김제동의 교체는 김씨가 2005년 11월부터 약 4년 동안 장기간 해당 프로그램을 진행해 MC 교체의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매년 봄·가을 프로그램 정기 개편 때 프로그램을 신설, 폐지하거나 진행자를 교체하고 있으며 이번 김씨의 교체도 그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KBS 측의 공식 발표에도 불구하고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KBS 측 “너무 오래했다” 퇴출 통보 
김제동 측 “갑작스런 통보에 당황”


김제동이 소속된 다음기획은 11일 “9일 밤 <스타 골든벨> 제작진으로부터 그동안 너무 오래 진행했다, 12일이 마지막 녹화라며 하차 통보를 받았다”며 “갑작스러운 통보여서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소속사 측은 “KBS 내부에서도 갑작스럽게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방송계에서는 2004년부터 진행을 맡아오면서 프로그램을 안착시킨 데 기여했을 뿐 아니라 후임자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단행된 퇴출 결정을 상당히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김씨의 하차 배경을 놓고 정치적인 해석이 붙고 있는 것이다.

네티즌·정치권 ‘외압설’ 제기



2005년부터 <스타 골든벨>을 진행해온 김씨는 지난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노제 추모공연 사회를 맡았고 지난 9일 서울 성공회대에서 열린 ‘노무현재단 출범 기념 콘서트’에 가수 강산에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지난 8월에는 또 자신의 트위터에 ‘이란과 쌍용을 잊지 맙시다. 우리 모두가 약자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맙시다’라는 글을 올리는 등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발언해왔다.

김제동 하차 기사가 나가자 <스타 골든벨> 시청자 게시판에는 KBS의 조처가 뚜렷한 이유도 없이 갑작스럽게 통보된 점에 비춰 평소 김씨의 소신 발언 등을 문제 삼은 ‘보복성 인사’라는 비판글이 쇄도하고 있다.
한 시청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 노제 사회를 보았기 때문에 현 정부에 미운털이 박혀서인가요”라며 “김제동씨는 방송인으로서 훌륭한 자질을 보여주셨고 사회의 부조리에 대해 정직하게 대응할 줄 아는 소신 있는 분”이라고 적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전병헌 의원은 “3~4주 전에 사전 고지하는 관행을 깨고 불과 3일 전에 통보한 것은 한국방송이 외부로부터 부당한 압력을 받았다는 의혹을 증폭시킨다”고 주장했다. 진보신당도 이날 논평을 내어 “이명박 정부 들어 정권에 조금이라도 비판적인 지식인, 예술인들이 계속해서 자신의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KBS의 한 관계자는 “김제동씨가 방송을 오래했기 때문에 가을 개편을 맞아 교체하기로 했다”며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정치 외압설에 대해 반박했다.
한 문화평론가는 “방송을 오래했기 때문이라는 것은 진행자를 바꾸는 합리적인 기준이나 절차라고 볼 수 없다”면서 “무엇보다 시청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KBS는 지난해 11월 <윤도현의 러브레터>의 진행자 윤도현과 <생방송 심야토론> 진행자 정관용씨를 경영 악화로 인한 내부 직원으로의 교체를 이유로 전격 교체했지만 일부 시민단체와 정치권, 일부 시청자들이 정치 외압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10일 2004년부터 <스타 골든벨>을 진행한 김제동을 전격 퇴진시키기로 결정해 시청자들과 네티즌들은 퇴출반대에 대한 의견을 쏟아내는가 하면 정치권에선 정치 외압설을 주장하며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 김제동의 소속사 다음기획의 김영준 대표가 10일 서울 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의 소환조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정치적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닌지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경찰이 조사의 명분으로 내 건 것은 ‘직업안정법’. 연예인과 전속계약은 일종의 직업 알선행위로 노동부에 직업소개소 신고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찰 측은 다음기획뿐만 아니라 모든 연예 기획사를 대상으로 조사 중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기적으로 두 사건이 맞물리면서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소속사 대표 경찰 소환조사

뿐만 아니다. 김제동을 대신해 지석진을 새 MC로 낙점한 것을 두고 논란이 더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4월 프로그램의 개편에 맞춰 오정연 아나운서와 함께 하차했던 지석진은 6개월 만에 다시 MC 자리로 복귀한다. 이에 누리꾼들의 항의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그 불똥은 새 MC로 낙점된 지석진 쪽으로 옮겨 붙는 양상이다.

KBS 측은 당초 김제동의 교체 이유로 진행을 오래한 장수MC라는 점과 고액출연료 등을 내세웠다. 그러나 지석진 역시 4년 반이 넘게 <스타 골든벨>을 진행한 MC였던 데다 출연료 역시 김제동과 크게 다르지 않은 부분이 문제가 됐다. 누리꾼들은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이것이 새로운 분위기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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