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신기 vs 소속사 세 가지 쟁점과 뒷이야기

2009.08.11 11:57:22 호수 0호

“부당 계약이다” vs “사실과 다르다”

최고 인기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가 해체 위기에 놓였다. 동방신기의 멤버 중 믹키유천, 영웅재중, 시아준수 등 3명이 지난 7월31일 서울 중앙지법에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접수했다. 세 멤버는 13년으로 알려진 전속 계약 기간과 수익 배분 문제 등에 대해 불만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다. 시아준수를 주축으로 믹키유천, 영웅재중이 참여한 ‘화장품 사업’ 확장도 갈등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방신기와 SM이 대립하고 있는 쟁점 세 가지를 추적했다.

군복무 포함 15년 종신계약 vs 5차례 협의 하에 갱신
50만장 판매에 딸랑 1000만원 vs 5년간 현금 110억

동방신기는 이미 지난 6월부터 이상 기류가 포착돼 가요계에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앨범 재킷 촬영 취소 등 동방신기 멤버들과 SM의 불협화음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기도 했다.

<쟁점1> 계약 관계 문제?



이 때문에 미국에 머무르고 있던 이수만 SM 이사가 국내에 돌아와 멤버들과 의견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동방신기는 예정됐던 태국 콘서트를 무사히 마치며 팬들의 불안을 잠재우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소속사와 멤버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멤버 중 세 명이 이탈을 결심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믹키유천, 영웅재중, 시아준수 등 세 멤버는 13년 계약이 사실상의 종신계약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3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전속 계약을 해제할 경우 총 투자금의 3배, 일실 수익의 2배에 해당하는 위약금을 부담해야 한다”면서 “합의로 계약을 해제할 경우에도 위약금을 물어야 하도록 돼 있어 위자료는 수천억원에 달할 수 있다. 그래서 계약 해제도 사실상 불가능해 어쩔 수 없이 SM에 속박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SM 계약이 앞으로도 10년가량(군입대 기간 포함) 남아있어 많이 갑갑한 상태라는 것. 세 사람은 “계약 기간이 무려 13년에 이르고 군 복무 기간을 포함할 경우 15년 이상”이라면서 “이는 사실상 연예계를 은퇴할 때까지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세 멤버들의 입장은 연예계에서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노예계약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일부 사람들은 이 사안을 SM이라는 강자와 힘없는 세 멤버의 대립으로 해석하고 세 멤버들에게 동정표를 던지고 있는 상태다.
SM은 이와 관련 “공정거래위원회의 표준계약서 권고사항 중 가수는 7년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고 5회에 걸쳐 상호 합의하에 계약을 갱신·수정했다”며 “그 가운데 2회는 가수의 손해배상 조항에 대해 공정위의 검토와 확인을 받았고 3회는 수익 배분 상향에 대한 조정 및 갱신이었다”고 설명했다.

 <쟁점2> 수익 배분 문제?

동방신기 3인은 “소속사로부터 합당한 대우를 받은 것도 아니었다. 전속 계약상 음반 수익의 분배 조항을 보면 최초 계약에서는 단일 앨범이 50만 장 이상 판매될 경우에만 그 다음 앨범 발매 시 멤버 1인당 1000만원을 받을 수 있을 뿐이고 50만 장 이하로 판매될 경우 단 한 푼도 수익을 배분받지 못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조항은 2009년 2월6일에 이르러서야 개정됐다. 개정 후에도 멤버들이 앨범 판매로 분배받는 수익금은 앨범 판매량에 따라 1인당 0.4~1%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화장품 회사와 전혀 무관 vs 초상권 사용-행사 참여 이미지 실추
16일 펼쳐지는 ‘09 SM 타운 라이브’ 공연으로 분수령 맞을 전망


소속사 측은 이를 두고 한 측면만 두고 부정확하게 부각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SM은 세 멤버들이 한쪽 측면만 부각해 ‘약자’ 입장에 선 것도 억울하다는 상태다. 동방신기는 음반 판매 수익뿐만 아니라 행사, 부대사업 등에 대해서도 수익을 배분 받았으나 세 멤버가 가장 수익 배분이 불리한 음반 판매 수익 배분만 문제 삼았을 가능성이 높다.

SM은 “동방신기 전원은 데뷔 후 2009년까지 현금만 총 110억원을 수령했으며 고급 외제차를 보너스로 제공받았다”면서 “동방신기가 데뷔한 후 4년간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사업환경 변화에 따라 광고를 비롯해 가창 인세, 이벤트, 초상권 등 각종 수입에 대해 다양한 분배율이 있는데도 한 측면만 부각했다”고 전했다.

한 연예 관계자는 “1인당 1년에 3~4억원을 받은 것이 수백억원에 달하는 동방신기 전체 매출에 비해 턱없이 작다고 볼 수도 있지만 거침없는 투자를 해온 SM은 동방신기 데뷔 후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SM으로선 최선을 다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며 “더욱이 한류 가수의 경우 현지 기획사와도 수익을 배분해야 하기 때문에 소속사가 ‘횡포’를 부렸다고 보기엔 어려운 점도 있다”고 전했다.

<쟁점3> 일본 활동의 문제?

2004년 ‘허그’로 데뷔한 후 ‘라이징 선’ ‘오정반합’ ‘미로틱’ 등의 히트곡을 낸 동방신기는 국내는 물론 중국, 일본, 태국, 대만 등 아시아권에서 수많은 팬을 확보하며 최고 인기를 얻어왔다.
2년 넘게 일본 음반시장을 집중 공략하며 오리콘차트를 휩쓸었고 최근에는 도쿄돔 공연으로 일본전역을 도는 콘서트의 대미를 장식했다. 그러나 이들의 일본 진출 성공은 결과적으로 소속사와의 불화를 키웠고 지금의 분란을 초래한 셈이 됐다.

이들은 일본에서 잠도 제대로 못 자며 방송 공연 행사 등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해냈다. 이들의 일본 내 인기는 점점 높아갔고 SM 본사는 동방신기가 주수입원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그러나 명성에 비해 수입 면에서 서운하다고 판단한 세 멤버의 부모들은 중국에서 화장품 사업을 추진하다가 SM의 반대에 부딪혀 초상권을 쓰지 못하고 매장 오픈 2일 전에 결국 사업을 포기했다. 이런 불만이 가처분신청으로 이어진 것으로 SM은 보고 있다.

하지만 동방신기 3인은 SM 측이 갈등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는 화장품사업 투자는 연예 활동과는 무관한 재무적인 투자로 이번 가처분 신청과는 전혀 관계가 없음을 강조했다. 동방신기 3인은 “중국에 진출하려는 화장품 회사에 1억원 정도의 금액을 투자한 것 때문에 그동안 동방신기의 이름으로 일군 모든 성과를 포기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동방신기 멤버들은 현재 서울시내 숙소에서 함께 지내고 있으며 이수만 회장은 사건 수습을 위해 전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가처분신청을 낸 세 멤버는 “팀 해체는 원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이고 팬들도 강력한 ‘해체 반대 운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이들의 의지만으로 봉합될 사안은 아닌 듯싶다.

그룹 향후 거취는?


동방신기의 해체를 바라는 세력과 팀의 리더인 유노윤호와 막내 최강창민의 드라마 출연으로 멤버들이 갈려 있는 상황에서 다시 뭉쳐 활동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동방신기와 SM의 갈등은 오는 16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펼쳐지는 ‘09 SM 타운 라이브’로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공연은 ‘동방신기 사태’의 모든 이해 당사자들이 처음으로 한데 모이는 자리다.

동방신기는 사태가 촉발된 지난 7월31일 이후 처음으로 국내 무대에 나타난다. 동방신기와 SM 이수만 회장이 공식 석상에서 마주하고 무대 뒤에서 막후 협상을 벌일 가능성도 크다.

따라서 문제 해결의 키를 쥔 두 당사자가 극적으로 감정의 앙금을 털어내고 사태를 봉합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반대로 입장 차이를 확인하고 되돌릴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있다. 사안의 중요성 때문에 SM은 이날 공연을 언론 매체에 비공개로 진행할지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이다.

카리스마 성격의 이 회장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어떤 결단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들의 협상을 지켜보는 또 다른 사태의 당사자인 동방신기 팬들도 긴장 속에 16일을 기다리고 있다. 팬들은 후유증을 최소화해 동방신기를 무대에서 다시 보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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