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잘 나가는 한국인 골퍼들

2009.05.06 10:21:30 호수 0호

세계 골프계 흥행‘우리가 이끈다’


한국남녀프로대회가 개막전과 함께 본격적인 ‘2009 시즌 투어 일정’에 돌입했다. 이에 앞서 국내보다 먼저 투어를 시작한 미국과 유럽에서 한국 골퍼들이 연일 우승사냥에 성공하며 세계 최강의 무대에서 한국인 골퍼의 맹위를 떨치고 있다.

경기침체에도 한국인 선수들 활약으로 투어 인기 급상승
미국과 유럽서 연일 우승 사냥에 성공하며 맹위 떨쳐
LPGA투어 상금랭킹 20위권 내 절반인 10명 한국인 선수
대니 리·신지애·양용은·미셸 위 등 세계적 스타 자리매김


올 시즌 한국인 골퍼로 가장 먼저 우승사냥에 성공한 것은 아마추어 신분으로 유러피언투어에 참가한 대니 리(한국명 이진명·19)다.
대니 리는 지난 2월22일 호주 퍼스의 바인스리조트 & CC(파72, 7101야드)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조니워커 클래식 최종라운드에서 어니 엘스, 앤서니 김, 카밀로 비예가스 등 세계 강호들이 참가한 대회에서 당당히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대니 리의 우승은 단순한 우승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인으로서가 아닌 기록적인 면에서 세계 골프무대에서 또 하나의 값진 기록을 세계 골프 사에 남긴 것이다. 만18세 273일 만에 우승을 차지한 대니 리는 유러피언투어 사상 최연소 우승이었고 아마추어로는 사상 두 번째 우승기록이다.
최연소 우승과 관련해서 대니 리는 이미 지난해 타이거 우즈가 기록한 세계최고 권위의 아마추어 대회인 US아마추어 챔피언십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치운 바 있다. 지난해 만18세 1개월의 나이로 종전 타이거 우즈의 만18세 7개월보다 6개월을 앞당겨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대니 리의 최연소 유럽무대 정상탈환에 이어 세계 최강의 무대인 미국 LPGA와 PGA투어에서 토종 한국골퍼들의 연이은 우승낭보가 국내에 전해졌다. 몇 시간 차이로 남녀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주인공은 바로 신지애(21·미래에셋)와 양용은(37·테일러메이드).
먼저 우승컵을 치켜든 것은 신지애였다. 신지애는 지난 3월8일(한국시간) 싱가포르 타나메라 골프장(파72, 6547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 최종라운드에서 선두에 6타 뒤진 공동 6위로 출발해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쓸어 담으며 대역전 우승에 성공해 국내에서의 ‘지존’의 명성을 세계 최강의 무대에서도 이어갔다.

올해 정식으로 LPGA 멤버가 된 신지애는 시즌 개막전인 SBS 오픈에서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컷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지만 ‘골프지존’답게 시즌 3번째 대회 만에 첫 승을 신고해 남은 대회에서의 활약을 기대케 하고 있다.
여자대회에서 신지애가 가장 먼저 한국인으로 첫 승을 신고했다면 남자대회에선 양용은이 미국 PGA투어 데뷔 후 첫 승을 신고했다.

양용은은 신지애가 우승한 다음날이 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의 PGA내셔널리조트&스파 챔피언스 코스(파70, 7158야드)에서 열린 미국 PGA투어인 혼다클래식 최종라운드에서 차분히 2타를 줄이며 1타차 박빙의 리드를 지켜낸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미국 PGA투어에 진출한 한국인으로는 최경주(39·나이키)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해 부진으로 올해 Q스쿨을 통해 어렵게 투어에 합류한 양용은은 추후 2년 동안 투어카드를 확보함과 동시에 상금랭킹도 종전 115위에서 9위권(108만7771달러)으로 수직상승해 가을에 열리는 페텍스컵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또 한 명의 한국인 선수의 탄생을 기대케 하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한국인 골퍼들의 선전에 힘입어 세계 골프계도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뉴질랜드 골프계의 영웅으로 떠오른 대니 리는 자국의 든든한 지원 속에 세계적인 매니지먼트사들의 러브 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US 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최연소 우승을 일궈낸 직후 IMG 등에서 4000만 달러 초특급 계약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기도 했다.

미국·유럽 무대
동시 석권



아마추어 신분으로 최연소 유러피언투어 챔프에 등극한 현재 그의 몸값은 그 이상으로 평가돼 조만간 최연소 스포츠 재벌의 탄생도 멀지 않아 보인다.
미국 PGA투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기가 적은 LPGA투어의 경우 지난해보다 대회수가 줄어들 정도로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골프여제’ 애니카 소렌스탐의 은퇴는 스폰서들의 발길을 돌리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LPGA측은 한국 골퍼들의 선전에 힘입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은 듯 보인다.

그중 한국인이지만 미국과 한국 국적으로 올해 LPGA투어에서 신인왕 타이틀을 놓고 정면 승부를 펼치고 있는 미셸 위(한국명 위성미·20)와 신지애의 대결구도가 좋은 예다. 여제의 은퇴로 흥행에 고민 중이던 LPGA측에서 새로운 흥행카드로 꺼내든 것이 둘의 신인왕 경쟁인 것이다.
한때 어린 나이임에도 180cm에 이르는 큰 키와 균형 잡힌 몸매에서 뿜어 나오는 폭발적인 장타로 세계 골프계의 유명인사로 떠오른 미셸 위는 스타성에 비해 성적이 뒷받침되지 않아 서서히 외면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해 Q스쿨을 통해 당당히 투어에 데뷔한 미셸 위와 지난해 비회원으로는 최초로 3승을 거둔 신지애가 같은 한국인이지만 서로 다른 스타일로 인해 투어에 새로운 활력을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LPGA측은 올해 LPGA투어에 정식 데뷔하는 ‘미셸 위 띄우기’에 먼저 열을 올렸다. LPGA는 외신 등을 통해 “미셸 위의 데뷔로 2009년은 골프역사상 가장 뜨겁고, 흥분되는 시즌이 될 것”이라며 극찬했다.
ESPN은 “미셸 위가 LPGA투어의 미래에 얼마나 중요한 선수인가를 퀄리파잉스쿨을 통해 객관적으로 증명해 냈다”며 “메이저 대회도 아니고 소렌스탐이 출전한 것도 아닌데 하루 종일 150명 이상의 팬들을 몰고 다닌 선수는 미셸 위뿐이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미국 PGA투어 데뷔 후
첫 승 신고한 양용은

개막전에서 우승문턱까지 갔다 준우승에 머문 미셸 위와 시즌 세 번째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신지애의 활약에 LPGA측은 확실한 흥행카드를 결코 놓치지 않기 위해 계속적으로 이 둘의 경쟁을 부채질할 것이다. 한국인인 이 둘에게 쏟아지는 관심이 전체 투어 흥행과도 무관하지 않은 이유다.
신인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이 둘 외에도 현재 상금랭킹 20위권 내에 절반인 10명이 한국인 선수다. 그중 순수 한국 국적의 선수만 8명이어서 세계 최강의 여자프로대회인 LPGA투어를 한국선수들이 이끌고 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닐 듯싶다.

아시아권에서 투어 강국으로 자리 잡은 일본도 한국인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이지희(31·진로제팬)가 시즌 내내 상금랭킹 1위를 달리며 한국인 최초 일본프로대회 상금왕 타이틀을 눈앞에 두기도 했다.
마지막 대회에서 안타깝게 역전을 허용해 2위에 만족해야 했지만 한국보다 골프역사가 오래된 일본 골프계는 처음으로 한국인에게 상금왕 타이틀을 내어줄 뻔했다.

“미셸 위를 
띄워라”

지난해 이지희 외에도 전미정(27·진로제팬·상금랭킹 6위)과 신현주(29·다이와·상금랭킹 11위) 등이 맹활약을 펼쳤고, 신지애 역시 일본대회에 참가해 2승을 거둔 바 있다. 일본 남자대회에선 허석호(36·요이치골프)가 지난 2004년과 2005년 상금랭킹 4위를 기록해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그러나 올해는 한국인 골퍼들이 리더보드 상단을 지배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국프로골프 대상을 거머쥔 김형성(29·삼화저축은행)과 기대주 강성훈(22·신한은행), 허인회(22), 한국의 차세대 유망주 국가대표 출신의 김비오(19) 등이 대거 진출해 일본투어 점령을 선언했다.
골프대회로는 세계 최고의 무대로 인정받으며 돈과 명예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미국, 유럽, 일본 무대에서 한국인 골퍼의 위상은 이제 없어선 안 될, 흥행과도 직결되는 존재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