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골프용품업계 전망

2009.03.17 09:57:49 호수 0호

클럽 트렌드, 헤드는 ‘복고’ 클럽은 ‘튜닝’

올해도 골프용품계가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지난해 고환율로 말미암은 환차손 등으로 ‘직격탄’을 맞은데다가 올해는 ‘내수 부진’이라는 또 다른 악재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재 값 상승에 고환율로 가격인상요인은 가중되는 현실에서 골퍼들은 골퍼들대로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다. 상당수 업체는 이 때문에 아직도 사업방향을 확정하지 못하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 브랜드들은 일단 지난 가을부터 2009년 신제품 모델들을 20% 안팎의 인상된 가격으로 출시하고 있다. 문제는 일본 브랜드다. 상대적으로 환차손이 심해 적어도 20~40%의 인상 폭이 될 것으로 관련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매출이 당연히 급감할 수밖에 없다.



무역협회 집계에 따르면 이미 지난해 가을부터 골프채 수입량은 상당히 감소했다. 이는 자동차와 같은 개념이다. 골프채는 당장 교체하지 않아도 실생활에 큰 문제가 없다. 여기에 재고품이 신모델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더해지고 있다. 재고품은 통상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유통된다.
올해는 신모델과의 가격 격차가 커 재고품이 완전히 소진될 때까지 판매가 녹록지 않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유명브랜드보다는 그렇지 않은 브랜드의 판매가 더욱 위축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수도 있다.
전체적인 트렌드는 지난해와 큰 차이는 없다. 드라이버는 먼저 ‘전통’을 앞세운 디자인의 강세가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비거리 증대를 위한 관성모멘트(MOI)가 강조될 것이다. 독특한 점은 샤프트다. 골퍼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보다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 같다.
최근 미국 PGA 머천다이즈쇼에서 나타난 새해 세계 클럽시장의 화두는 ‘클럽헤드의 모양은 과거로 돌아가고 골퍼가 직접 수정하는 튜닝 클럽이나 맞춤클럽이 대세’다.
골프클럽업계에선 지난 2~3년간 크게 유행했던 혁신적인 모양과 화려한 디자인이 사라지고 있다. 사각형, 삼각형, 오각형 등 다양한 헤드 모양은 자취를 감췄고 대부분 예전의 반달형 헤드로 회귀했다. 빨간색이나 노란색 등 튀는 색으로 헤드를 감싸던 클럽도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파격적 디자인보다는 기능을 중시하며 ‘과거’로 돌아가는 양상이다.
대신 대부분의 클럽메이커들은 헤드와 샤프트, 그립을 골퍼들의 특성과 취향에 맞춰서 조립해주는 ‘맞춤클럽’을 대거 선보였다. 캘러웨이, 타이틀리스트 등 메이저업체들이 내놓은 신제품은 예전처럼 헤드가 샤프트에 장착된 상태가 아니다.
캘러웨이의 ‘아이믹스(I-MIX)’나 타이틀리스트의 ‘피팅 웍스(Fitting Works)’는 헤드를 별도로 포장하고 샤프트를 분리해서 판매한다. 고객들은 헤드를 선택하고서 자신에게 맞는 샤프트를 골라 즉석에서 조립하게 된다. 용품쇼에 나오지 않았지만, 테일러메이드 역시 자신이 직접 교정이 가능한 ‘튜닝 클럽’을 내놓을 예정이다.

내수부진과 사업방향 두고 업체들 울상
올 같은 불황 때 ‘튀어야 산다’ 분위기

퍼터도 골퍼의 취향대로 직접 수정할 수 있는 제품이 나오고 있다. 예스퍼터의 경우 샤프트와 헤드를 결합시킬 수 있도록 설계해 접합 위치를 4곳이나 바꿀 수 있는 ‘프로토타입 퍼터’를 출품했다.
‘왕족 출신 골퍼’ 제프 오길비(호주)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개막전인 메르세데스-벤츠챔피언십에서 우승하자 코브라 골프채를 수입 판매하는 아쿠쉬네트코리아 관계자들의 입이 ‘쩍’ 벌어졌다. 오길비가 3월 선보일 코브라의 신제품 ‘S9-1 드라이버’를 사용해 우승했기 때문이다.
새해 초부터 신제품들이 쏟아지면서 꽁꽁 얼어붙었던 골프용품 시장이 서서히 달궈지고 있다.
캘러웨이골프는 지난 1월14일 서울 도곡동 골프존파크에서 새로운 드라이버인 ‘빅버사 디아블로’를 처음 선보이고 론칭 파티를 개최했다. 불황일 때 다른 골프채와 차별화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캘러웨이는 ‘마력의 드라이버’라는 콘셉트로 이번 제품을 내놓았다.
던롭코리아도 프리미엄급 ‘젝시오 프라임’과 그보다 싼 가격의 ‘더 젝시오 REVO’를 최근 출시했다. 젝시오 프라임의 경우 소비자 권장가격이 135만원으로 고가이지만 던롭코리아 김세훈 마케팅 팀장은 “프리미엄 클럽에 대한 고객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최고를 지향한 명품 드라이버를 내놓게 됐다”고 밝힌다.

나이키골프도 출시 경쟁에서 밀리지 않고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월1일부터 전 세계에서 동시에 출시되는 드라이버는 SQ DYMO(다이모)다. 사각 헤드 타입의 SQ DYMO2와 원형 헤드 타입의 SQ DYMO 드라이버 2가지 헤드 형태로 출시된다.
테일러메이드는 3월 깜짝쇼를 준비하고 있다. 테일러메이드 코리아 관계자는 “한 단계 진화된 골프채가 나올 것”이라며 신제품에 대한 기대를 걸고 있다.
심한 불황에도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2009년 골프클럽 신제품 가격이 대부분 10% 이상 오른다. 특히 환율이 배 이상 급등한 일본산 클럽은 최대 20%까지 올라 미국산 클럽과 가격 차가 크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제품 클럽 값 책정에 고심하던 제조업체들은 불황으로 말미암은 수요 감소를 우려하면서도 환율 상승분을 반영하지 않을 수 없어 ‘인상’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던롭은 신제품 ‘젝시오 프라임 드라이버’의 소비자가를 135만원으로 책정했다. 2년 전 나온 동일 모델의 가격 110만원보다 25만원 더 비싸다. ‘더 젝시오 드라이버’ 신모델은 지난해보다 10만원가량 인상한 90만원으로 결정했고 ‘젝시오 프라임 아이언’ 풀세트는 315만원으로 2007년 모델보다 65만원을 올리기로 했다.
다이와도 전 제품의 가격을 약 10% 높였다. ‘온오프 460 드라이버’는 종전 89만원에서 99만원으로 10만원 인상했고 아이언 세트는 남성용(MP-508)은 215만원에서 24만원 올린 239만원으로, 여성용(LP-408)은 191만원에서 21만원 올린 212만원으로 조정했다.
야마하는 일본산 클럽 가운데 인상 폭이 가장 작다. 야마하 ‘GRX BLUE 드라이버’ 가격은 130만원으로 지난해 나온 ‘GRX 골드 드라이버’ 120만원보다 10만원 정도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인프레스 D 블랙 아이언’은 5만 원 올린 175만원으로 정했다.
클리블랜드는 ‘하이보어 XLS 드라이버’(미국형)의 가격을 종전 45만원에서 47만원, ‘하이보어 XLS 페어웨이우드’(아시아형)는 29만원에서 31만원으로 소폭 인상했다. 588 크롬 웨지는 15만원에서 18만원으로 조정했으며, CG12와 CG14 웨지는 3만~4만원 정도 올릴 예정이다.
핑은 ‘G10 드라이버’의 가격을 종전 46만원에서 7만원 올린 53만원으로 정했고 ‘G10 아이언’은 126만원에서 19만원 인상한 145만원에 내놨다.
캘러웨이는 FT 시리즈 후속 모델인 ‘FT-I.Q 드라이버’ 소비자가를 65만원으로 책정했다. ‘FT-i 드라이버’는 지난해 출시 당시 권장소비자가 535달러로 당시 환율을 적용해 50만원대였다. 신모델인 ‘빅버사 디아블로 드라이버’는 ‘빅버사 460 드라이버’와 비슷한 50만원 안팎으로 결정했다.
아이언세트 가격은 오히려 낮췄다. ‘X-22 아이언’의 소비자 가격은 남성용 그래파이트는 150만원, 여성용 그래파이트는 140만원, 스틸샤프트는 130만원이다. 2년 전에 나온 ‘X-20 아이언’의 가격은 150만~170만원이었다.

테일러메이드는 ‘오렌지 샤프트’로 유명한 MFS의 ‘오직(OZIK)’ 샤프트를 장착한 신제품 드라이버를 3월에 출시하면서 가격대를 40만~50만원대로 정할 예정이다. ‘오직 샤프트’ 최고급 사양은 1200달러를 넘는 고가 제품으로 유명하지만, 대량 주문을 통해 가격을 지난해 수준으로 맞췄다고 한다.
2~3월에 신제품을 내놓는 타이틀리스트, 코브라, 투어스테이지, 나이키 등은 아직 가격을 정하지 못하고 있지만 대략 10%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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