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축년 ‘소띠 골퍼’ 기상도 <해부>

2009.03.10 10:17:04 호수 0호

세계 향해 심기일전 ‘굿샷’

올해는 기축년으로 십이지 중 소띠에 해당하는 해이다. 토정비결에서는 소띠에 대해 ‘느리지만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고 참을성이 대단하며 고집은 세지만 좀체 화를 내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한다. 열거한 특징들은 골프에도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앤서니 김을 위시하여 허석호, 배경은, 이지영, 최우리, 조아람 등 소띠 태생의 골퍼들이 심기일전하여 멋진 모습을 보이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소띠 골퍼 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앤서니 김이다. 굳이 십이간지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2009년 골프계는 호랑이 잡을 사자 앤서니 김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 PGA투어 공식 사이트(www.pgatour.com)는 올해 지켜봐야 할 선수 두 번째로 앤서니를 지목했다.

물론 첫 번째는 무릎 수술 후 긴 공백기를 가진 타이거 우즈(33·나이키 골프)다. 타이거 우즈의 복귀가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으면서 앤서니 김에 대한 관심도도 증폭되고 있다.



세계가 주목하는
소띠 사자 ‘앤서니 김’

앤서니 김은 지난 1월 왼쪽 어깨 통증으로 봅호프클래식에 불참했지만 올시즌 우즈와 좋은 승부를 펼칠 강력한 경쟁자다. AP통신도 우즈가 없는 동안 좋은 기회를 얻을 선수 중 한 명으로 앤서니 김을 거론했다. 언론도 조금씩 우즈의 대항마로 앤서니 김을 떠올리고 있다.
앤서니 김은 지난 1월28일 FBR오픈 대회조직위원회가 마련한 공식 기자회견에서 “어깨가 조금 불편했을 뿐이다. MRI 진단도 받았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고 말했다.
 
앤서니 김·허석호·배경은 등 심기일전 활약 예고
‘느리지만 움직이는 것 좋아하고 참을성 대단’ 세계 주목
2009년 골프계 호랑이 잡을 사자로 앤서니 김 주목
허석호 “올해 일본 열도 정복하겠다” 투지 불태워


어깨 통증 때문에 봅호프클래식을 기권했던 그는 “(개막전이었던) 메르세데스-벤츠챔피언십 3라운드 12번 홀에서 드라이버 샷을 너무 멀리 날리려다 무리를 한 것 같다”며 “시즌 초반에 무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곧바로 휴식을 취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타이거 우즈는 존경하는 선수이자 선배다. 항상 그의 노력하는 자세와 프로정신을 본받으려고 한다. 빨리 돌아와 멋진 승부를 펼치고 싶다”는 말로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1985년생으로 소띠 해에 태어난 앤서니 김의 기축년 소망은 물론 평소 그가 말한 대로 ‘타이거(우즈) 잡는 라이언(앤서니)’일 것이다. 하지만 새해 첫날 언론을 통해 밝힌 그의 소망은 소박(?)했다.
“일단 메이저대회 우승이 첫째 목표다. 또 한국에서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싶다. 하지만 먼저 호랑이(타이거 우즈)가 돌아왔으면 한다. 그는 항상 나를 자극한다.”

우즈와 라운드를 하면 긴장되지만 결코 앤서니 김에게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긴장이 그의 경쟁심을 자극하게 되고 열심히 하다 보면 오히려 성적이 더 잘 나온다는 것이다.
현재 세계랭킹 11위에 올라 있는 앤서니 김은 새해 세계랭킹 몇 위까지 올라가고 싶을까. 그의 거친 경기 스타일로 보면 당연히 1위라는 소리가 나올 법도 하지만 어느새 감정을 자제할 줄 아는 선수가 된 느낌이다.

“물론 많이 올라가면 좋겠다. 하지만 특별히 몇 위라고 목표를 정해두지는 않았다. 다만 그때그때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을 뿐이다.”
거침없는 플레이로 많은 팬을 거느리게 된 앤서니 김이 바라는 ‘골퍼상’은 어떨까.
“경기할 때 마음속으로 끊임없이 포커페이스가 돼야 한다고 다짐한다. 마인드 컨트롤은 언제나 어머니가 강조했던 것이다. 이것이 매너로 이어진다. 잘 치는 골프선수가 되고 싶은 동시에 좋은 골프선수가 되고 싶다. 잘 치면서 매너 없는 선수가 되고 싶지는 않다.”

“기회가 될 때마다 자주 한국팬들 앞에 서고 싶다”는 그는 경제가 어려워 힘들어하는 한국팬들에 대한 염려도 잊지 않는다.
“지금 모두가 어렵다고 한다. 미국에도 어려운 사람이 정말 많다. 부모님의 나라이자 나의 나라이기도 한 한국사람들이 좀 더 행복한 한 해를 보냈으면 좋겠다.”
한국 골프팬들은 사자의 용맹스러움에다 황소의 은근한 끈기와 묵직함이 담긴 앤서니 김의 호쾌한 2009년 샷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는 나의 해
“와신상담 결실 보겠다”

대체로 소띠 여자 프로골퍼들은 지난 한 해 만족스러운 성적을 올리지 못했지만 올해를 자신의 해로 만들고자 뚝심 있게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고 있다.
2006년 미국 진출 전까지 KLPGA투어 통산 3승을 거두고 2005년 상금왕에 오른 배경은(24)은 지난 한 해 USLPGA에서 한 차례만 톱10에 오르는 등 상금순위 74위에 오르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후원사와 재계약에 실패한 배경은이 보내는 올 시즌 각오는 남다르다.

지난해 제주도에서 열린 KLPGA투어 ‘ADT캡스챔피언십 2008’을 이후로 1달 동안 국내에 머물며 체력훈련에 매진한 배경은은 “아직 미국에서 우승 경험이 없다. 이번 시즌에는 반드시 우승 소식을 들려주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또한 지난해 5개의 KL PGA투어에 참가했던 배경은은 “전반기에는 미국투어에 집중하고 하반기부터는 지난해보다 많이 국내투어에 참가하고 싶다”는 올 시즌 전체적인 투어계획을 말한다.

이지영(24) 또한 달콤한 휴식을 뒤로하고 올랜도에서 샷을 가다듬고 2009년을 벼르고 있다. 이지영은 2006년에 해외에 진출한 이후 매년 12월 한 달씩 국내에서 머물며 휴식을 취했지만 올해는 2주만 머물다 미국으로 돌아갔다.
이지영은 “지난해에 우승할 수 있었던 기회를 몇 차례 놓친 것이 아쉽다. 아직 실력이 부족함을 실감했다. 부족한 실력엔 연습이 해답이다”라고 말한다.
이밖에 73년생 소띠로 ‘2009 KLPGA 정규투어 시드전’에서 11위를 기록하며 사실상 풀시드권을 획득한 김현령이 있고, 85년생 소띠로는 최우리, 조아람(ADT캡스), 이혜인(푸마), 한민지 등이 와신상담(臥薪嘗膽)하며 올 시즌을 벼르고 있다.

남자 골퍼 중 소띠인 허석호(36)와 최호성(36) 등 대표적인 ‘소띠 골퍼’들 역시 ‘올해는 우리가 주인공’이라며 활기차게 시즌을 열었다.
‘73년생 소띠’인 허석호는 특히 오늘부터 태국 방콕의 아마타 스프링골프장에서 개막하는 아시아와 유럽의 대륙대항전인 로열트로피에 아시아팀의 일원으로 선발돼 폴 맥긴리(아일랜드)와 폴 로리(스코틀랜드) 등 ‘한 수 위’의 ‘유럽군단’과 맞대결에 나섰다.

올해는 우리가 주인공
“골프에만 매진할 터”

이 대회는 아시아와 유럽에서 각각 10명의 선수가 출전해 3일간 포섬과 포볼, 싱글 매치플레이로 우승을 가린다.
지난해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 2승을 챙기며 상금순위 6위(9809만엔)에 오르는 등 서서히 정상에 근접하는 허석호는 “올해는 반드시 일본 열도를 정복하겠다”는 원대한 포부까지 밝혔다. 지난 연말 어머니를 잃은 허석호는 여기에 “어머니가 하늘에서 지켜보고 계신다는 각오로 골프에 매진하겠다”는 효심까지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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