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비상계엄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내란 청산’을 앞세워 탄핵 국면을 주도했다. 2025년의 절반을 윤석열정부 퇴진과 조기 대선에 쏟아부으며 정권교체까지 이뤄냈다. 1년이 지난 지금, 민주당은 숨 고를 틈도 없이 더 빠르고 더 강력한 내란 청산을 외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2차 종합 특검을 새해 1호 법안으로 못을 박았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해병) 후속 성격인 2차 종합 특검을 통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내란 청산 기조를 이어가겠단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계엄 관련자들의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내란 청산 작업을 이어가며 오는 6월 치러질 지방선거 국면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2라운드
지난달 29일 3대 특검이 모두 종료됐다. ▲12·3 비상계엄 사태 및 내란·외환에는 조은석(사법연수원 19기) 특별검사 ▲김건희씨 관련 의혹에는 민중기(14기) 특별검사 ▲순직 해병 수사 방해 의혹에는 이명현(군법무관시험 9회) 특별검사가 각각 임명돼 180일간 수사를 맡았다.
이날 민중기 특검팀은 수사를 마무리하고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빌딩 웨스트에서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 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 결과’를 공개했다.
민 특검은 “대통령 배우자의 권한 남용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공적 시스템이 크게 훼손됐음을 여러 사건에서 확인했다”며 “특검 수사는 종결됐지만 앞으로 공소 유지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 시간상 제약과 능력 부족 등으로 인해 처리하지 못한 여러 사건은 법에 따라 국가수사본부에 이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씨가 받은 명품과 귀중품의 액수를 밝히고 매관매직 의혹과 관련된 주요 종사자를 기소하는 등 성과를 냈지만 ‘집사 게이트’ 등 여전히 일부 주요 의혹 수사를 매듭짓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앞서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 역시 최종 수사 결과를 통해 윤 전 대통령이 권력을 독점하고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밝혔지만 ‘노상원 수첩’ 등을 규명하지 못했다는 한계에 부딪혔다. 민주당은 이같이 미진한 부분을 보완하는 걸 2차 특검의 명분으로 세웠다.
‘김건희까지’ 180일 대장정 마친 특검
아쉬운 결과에 “국민은 아직 궁금하다”
민주당 이성윤 의원은 3대 특검 종료 이후 남은 의혹 등의 추가 수사 필요성을 강조하며 2차 종합 특검법을 대표로 발의했다. 지난달 22일 이 의원은 “국민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외환, 김건희의 국정 농단의 진실에 대해 아직도 배가 고프다”며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3대 특검이 지난 6월 발족해 반년을 수사했지만 많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밝힐 부분이 많다”며 “우선 수사 기간이 너무 짧았고 조희대 법원에서 (주요 혐의자에 대한 구속·체포) 영장을 상당 부분 기각하는 등 진실을 발견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고 부연했다.
해당 법안에는 특검팀이 규명하지 못한 노상원 수첩 관련 사안과 김씨 일가가 연루된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그리고 김씨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에 개입하거나 부정 청탁을 의뢰했는지 여부 등이 추가로 포함됐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26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새해 첫 1호 법안은 2차 종합 추가 특검이 돼야 한다. 내란 청산에 대한 기조와 긴장을 한시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라며 힘을 실었다. 2차 종합 특검을 새해 1호 법안으로 규정한 만큼 민주당은 오는 8일까지 예정된 12월 임시국회 내에 2차 종합 특검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2024년 치러진 보궐선거와 4·10 총선에서 ‘윤석열정부 심판론’으로 승리를 거뒀다. 탄핵 정국 이후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본격적으로 내란 청산을 내세웠고,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같은 기조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2024년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내란 쿠데타’라면 지난 한 해는 조희대 대법원장 등의 ‘사법 쿠데타’였다며 내란 세력의 뿌리를 뽑는 게 마땅하다는 설명이다.
수사 기간은 최장 170일로 사실상 6월 지방선거 국면까지 수사가 이어지게 된다. ‘지방선거용 내란몰이 특검’이라며 반발에 나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법안을 상정할 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로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범여권이 2차 종합 특검에 대한 의지가 확고한 만큼 민주당이 이를 강제 종료시킨 후 다수 의석으로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2차 종합 특검 ‘초읽기’
통일교 특검은 줄다리기
변수는 통일교 특검이다. 여야를 모두 휘감은 통일교 의혹이 정치권을 덮으면서 중도층을 의식한 민주당 지도부가 통일교 특검을 수용하겠다고 밝히면서다. 민주당 내에서는 통일교 리스크를 안고 가면서까지라도 2차 특검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지가 굳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통일교 특검에 ‘신천지 정치 개입 의혹’까지 더해 국민의힘 압박에 나섰다. 민주당은 “신천지가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개입했는지 여부를 파헤치겠다”며 벼르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이를 통일교 특검의 본질을 흐리는 시도로 규정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통일교와 민주당의 검은 커넥션이 드러나고 민중기 특검과 이재명정부의 수사·은폐 카르텔이 밝혀지자 특검을 받는 척하면서 시간을 벌고 상황을 모면하려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통일교가 정치권에 개입한 의혹에 대해 특검을 진행하자는 공감대는 이뤄졌지만, 수사 범위를 놓고 여야의 셈법이 엇갈리면서 특검 출범 가동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 국민의힘 출신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민주당이 특검을 연장하면서까지 내란 키워드를 6월까지 끌고 갈 것은 작년부터 예견된 일이다. 특검 만능론을 버리지 못한 것”이라며 “이번 지방선거는 민주당의 내란 청산과 국민의힘의 정부 심판론이다.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하지 않는다면 국민의힘에도 명분이 생긴다. 내란 프레임을 임기 내내 가져가겠다는 것인데, 문재인 전 정권의 적폐 청산의 한계를 이재명 대통령이 뛰어넘을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어느 특정한 시점에 가서 ‘지금부터 내란 끝’이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없다”면서도 “두 집단은 마치 공생관계인 듯하다.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과 딱 붙어 있을수록 민주당이 득을 보는, 그런 점에서 정부·여당도 내란 척결 프레임을 쉽게 놓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언제까지?
특검 만능론 등 강성 지지층을 지나치게 의식한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이재명정부 출범 초기에 여당 강성 의원들을 중심으로 ‘강경 행보를 보이다가 역풍 맞는다는 목소리는 모두 당을 이간질하게 하는 것’이라는 기류가 흘렀다. 그만큼 내란 세력 척결에 자신이 있다는 말이겠지만 한편으로는 당과 강성 지지층을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