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커칠 1년 만’ 동덕여대, 2029년부터 남녀공학 전환

2025.12.03 16:42:12 호수 0호

현 재학생 졸업 후 전환 계획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약 1년 동안 남녀공학 전환을 놓고 학생들과 내홍을 겪었던 동덕여대가 오는 2029학년도부터 남녀공학으로 체제를 전환하기로 했다.



학교 측은 공론화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하되, 현재 재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전환 시기를 늦추기로 결정했다.

김명애 동덕여대 총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공론화위의 권고 결과를 존중해 수용하고자 한다”며 “이행 시점은 현 재학생이 졸업하는 2029년으로 계획해, 입학 당시 기대했던 여자대학으로서의 학업 환경을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이번 결정에 대해 “공론화 과정에서 공학 전환에 찬성하는 의견이 더 많았음에도 재학생들의 반대와 우려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창학 정신을 발전적으로 계승하며 시대 변화에 부합하는 새로운 100년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래커 시위’와 점거 농성 등으로 불거진 학내 갈등과 관련해, 김 총장은 “지난 갈등을 슬기롭게 마무리하고 부정적 외부 이미지를 개선하며, 재학생과 구성원 모두의 상처를 치유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동덕여대는 약 1년 전 학생들의 거센 반발로 중단됐던 공학 전환 절차를 본격적으로 밟을 수 있게 됐다. 학교 측은 공론화위 권고안을 토대로 향후 구성원 설명회를 개최하고, 대학발전추진위원회·교무위원회·대학평의원회 등의 논의와 의결 절차를 거쳐 최종 방침을 확정할 계획이다.

당장 이날 한국생산성본부가 지난 6월부터 수행해 온 ‘2025년 동덕여대 발전을 위한 공학 전환 분석 및 의견수렴 연구용역 결과 발표회’를 열고, 학내 구성원에게 구체적인 전환 필요성과 절차를 설명하는 자리를 갖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전환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여전히 학내에는 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동덕여대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는 이날부터 공학 전환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묻는 총투표를 진행하고 있어, 투표 결과에 따라 향후 추진 과정에서 또 다른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편 교육부 집계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4년제 여자대학교는 동덕여대·이화여대를 포함해 모두 7곳만 남아 있다. 여기에 한양여대 등 전문대학까지 합치면 총 14곳으로 늘어난다.

과거 상명여대는 1996년 남녀공학 전환을 거치며 교명을 상명대로 변경했다. 성심여대는 가톨릭대로 편입됐고, 대구의 효성여대 역시 대구가톨릭대로 통합되면서 남녀공학 체제로 전환됐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여대의 공학 전환 흐름은 학령 인구 감소와 사회적 인식 변화 속에서 기존 남학교·여학교가 남녀공학 중·고등학교로 바뀌는 사례가 늘어나는 현상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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