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폐지와는 정반대로 경찰은 몸집을 한껏 키우고 있다. 여기에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적으로 가장 중립적이어야 할 이들이, 검찰청 폐지와 함께 굴러온 수사권의 완전한 장악도 모자라 정권교체와 함께 조직 변화도 시도되거나 이미 이뤄지고 있다.
그중 가장 핵심은 아마도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정보 경찰의 부활일 것이다. 지난 정부 때의 광역화도, 지금 경찰청에서 시도하고 있는 일선 경찰에서 단위로의 회귀도 모두 정답은 아니다.
경찰의 정보활동과 정보 수집 역량은 조직의 문제가 아닌, 역할과 기능에 대한 인식의 문제다. 정보 경찰이 이처럼 정권교체 때마다 도마에 오른 것은 경찰 정보에 대한 이해의 부족이나 오해의 소치라고 생각한다.
경찰이 비난을 받고 욕을 먹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경찰이 하지 않아야 할 것을 하거나, 해야 할 것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거나, 하지 않아야 할 일을 할 때 욕을 먹는 것이다.
경찰의 정보활동은 매우 중요하다. 문제는 그 정보가 어떤 정보고, 누가 어떻게 수집하며, 누가, 어디에,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달렸다. 하지 않아야 할 정보활동을, 수집하지 않아야 할 정보를,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수집하고 자격 없는 사람이 정당하지 않은 목적으로 정당하지 않게 악용하는 게 문제다.
여기서 정당한 정보는 다름 아닌 범죄 정보로, 조금 더 나아간다면 안전과 관련된 정보일 것이다.
정보 경찰 부활에 우리가 예민해지는 이유는 바로 범죄와 안전과는 거리가 있는 어쩌면 정치적 수단으로서 정보가 정당하지 않게 수집되고 악용된 것을 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더구나 안 그래도 공룡 경찰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은데 거기에다 정보 경찰의 부활까지라면 과거 정보 경찰이 정치와 선거에 개입되고 관련된 경험에 비춰볼 때 더욱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우리 경찰이 꼭 필요한 정보를 정당한 방법으로 수집하고 정당하게 활용하는 그야말로 꼭 해야 할 정보활동을 제대로 했다면 이런 빈번한 조직개편 자체가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백번 양보해서 경찰의 정보활동은 어쩌면 경찰 활동의 사명(Mandate)이라고 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이요 기능이고 임무다.
최근 경찰이 제기한 정보 경찰 부활 필요성의 근거가 전혀 설득력이 없다. 정보 경찰 부활이 필요한 이유로 최근에 불거진 캄보디아 사태를 들고 있다. 일선 서의 정보과 부활과 캄보디아 사태는 무슨 관계가 있으며, 국제치안협력, 국제공조와는 또 무슨 관계가 있는가?
당연히 사람들은 무슨 꿍꿍이가 있지 않을까 의심하기 마련이다. 국제정보와 공조는 외사 경찰의 사명이고 역할이어야 하고, 경찰이 근거로 들고 있는 산불이나 대학 시위 사태로까지 지역 일선서 정보 경찰 부재로 몰고 가는 것은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이들은 현대 경찰 활동의 핵심인 지역사회 경찰 활동(Community Policing)의 핵심이지 정보 경찰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역사회 경찰 활동을 통해 범죄와 안전에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고 그 정보를 활용해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고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다. 일상 경찰 활동과 정보활동은 따로일 수 없다.
물론 수사 경찰도 마찬가지다. 정보 수집하는 사람 따로, 그 정보로 범인 잡는 사람 따로라면 과연 그것이 효율적일까? 수사 정보는 수사과 수사관 형사들의 일상 임무요 당연한 역할이고 업무가 아닐까? 초국가적 범죄가 문제고 외국인 범죄가 문제라면 이는 외사 정보일진데 가장 기본적인 사명도 하지 않는다면 외사 경찰은 왜 필요한가?
그래야만 정보 경찰에 대한 과거의 경험에서 오는 우려도 씻을 수 있다. 경찰이 대학 내 시위 정보를 사전에 파악해야 한다면 경찰은 시민과 생활에 얼마나 깊숙하게 들어오겠단 말인가?
결국 정보 경찰이 제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이 경찰의 사명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조직의 신설과 부활이 아니라 경찰의 역할과 기능마다 제대로 효율적으로 기능하고 작동할 수 있도록, 예를 들어 외사과의 외사 정보나 수사과의 수사 정보와 같이 각 기능별 정보활동을 전문화하고 강화해 기능과 통합된 정보활동을 하는 것이 바른 길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