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 낸 이차돌, 기업회생절차 개시

2025.04.10 16:09:07 호수 1526호

두 달 전 조용히 신청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이차돌 운영사인 다름플러스가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 ‘기업회생’ 절차를 밟아야 할 정도로 불확실성이 커진 마당에, 뜬금없이 ‘백지’ 재무제표를 제출하면서 투명성마저 의심받는 형국이다. 정작 숨넘어가기 직전인 본사는 지금까지 가맹점주들에게 별다른 언질을 하지 않고 있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달 19일 다름플러스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이는 다름플러스가 회생절차 신청서를 낸 지 약 한 달 만이다. 앞서 다름플러스는 지난 2월11일 법원에 회생절차 신청을 접수했고, 사흘 뒤 법원은 재산 일체에 대한 강제집행, 가압류, 가처분 또는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 절차를 금지하는 내용의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현재 파악된 다름플러스의 채권자는 총 117명이다.

터져버린 부실

일반적으로 기업회생 절차는 3단계(▲신청 ▲개시 ▲인가)를 거친다. 회생 신청을 하면 법원에서 기업의 자산을 동결하는 절차를 밟고, 필요성 등을 고려해 법원이 회생을 개시하게 된다. 이후 채권자들의 신고와 회계법인의 기업 실사를 거쳐 회생 계획을 법원에 제출하고, 법원이 해당 계획을 받아들이면 인가가 이뤄진다.

다수의 ‘이차돌’ 가맹점주는 다름플러스가 회생절차를 신청한 지 두 달 가까이 되도록 관련 사안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7월 설립된 다름플러스는 육류 외식 브랜드 이차돌을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본사이며, 이차돌 매장은 총 108개(지난 3일 홈페이지 기준)다.

한 이차돌 가맹점주는 “홈페이지에 기재되지 않은 데다, 본사로부터 언질을 받지 못해 회생절차 관련 내용을 전혀 몰랐다”며 “회생 신청을 한 지 꽤 지났음에도 가맹점주가 전혀 몰랐다는 게 적절한 건가 싶다”고 말했다.


다름플러스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는 건 지난 1일 공시된 2024회계연도 감사보고서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다름플러스는 재무제표 및 주석 등 재무와 관련된 사항을 기재하지 않은 채 감사보고서를 제출했으며, 외부 감사를 맡은 회계 법인은 감사 의견으로 ‘의견거절’을 낸 상황이다.

외부 감사인은 “다름플러스 측에서 재무제표를 비롯한 일체의 재무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 의견의 근거를 제공하는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다름플러스는 2년 연속 ‘부적정(▲부적정 ▲한정의견 ▲의견거절)’ 감사 의견을 받게 됐다. 2023회계연도에 외부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은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91억원 초과하고 있으며, 총부채가 총자산을 50억원 초과하는 완전자본잠식”이라며 존속능력에 대한 의문 제기와 함께 ‘한정의견’을 낸 바 있다.

재무 미제출 ‘의견거절’ 
점주들 뒤늦게 파악

재무제표 미제출에 대한 어떠한 입장 표명이 없는 관계로, 현 시점에서 다름플러스 재무상태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다만 최근 흐름과 회생절차 등을 감안하면 자생능력이 충분치 않았다고 짐작해 봄 직하다.

2021년 617억원이었던 다름플러스 매출은 이듬해 500억원대로 떨어진 데 이어, 2023년에는 391억원으로 쪼그라든 바 있다. 같은 기간 순손익은 ▲2021년 14억원 ▲2022년 -13억원 ▲2023년 -135억원 등으로 급격히 악화됐는데, 특히 2023년의 경우 영업외비용(85억원) 급증의 여파로 전년 대비 10배가량 손실이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순손실 135억원이 결손금 항목에 반영되면서, 2022년 82억원이었던 총자본은 이듬해 -50억원으로 뒷걸음쳤다. 순식간에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진입한 것이다. 차입금의존도는 105.4%로 치솟았는데, 이는 ‘외부에서 차입한 금액(150억원)’이 회사의 총자산보다 커졌음을 뜻했다.

주주와의 금전거래는 재무상태를 악화시키는 데 일조했다. 2023년 말 기준 다름플러스가 주주에게 건넨 총대여금 48억원으로, 전년(32억원) 대비 52.4% 증가했다. 

특수관계자인 디엠스토어와 맺은 거래도 재무 부담을 가중시켰다. 다름플러스는 100% 자회사이자 이억불 다름플러스 대표가 대표이사직을 수행 중인 디엠스토어에 2023년 2월 직영점(▲이차돌 부산남포점 ▲이차돌 울산대공원점 ▲이차돌 강동구청점 ▲이차돌 강남본점 ▲제육폭식 강동본점) 관련 사업을 포괄 양도했다.

당시 밝힌 양도 목적은 경영 효율성 증대 및 기업가치 제고였지만, 양도에 따른 대가인 14억5200만원은 미수금으로 남아 장부에 ‘대손충당금’으로 설정됐다. 받지 못할 수 있는 금액으로 처리한 셈이다.


예고된 수순

다름플러스의 또 다른 100% 자회사인 블루페어링에서도 비슷한 광경이 연출된 바 있다. 블루페어링은 이 대표가 대표이사로 등재돼있던 법인으로, 기존 3억원이었던 자본금을 2023년 말 기준 7억7000만원으로 늘렸다. 블루페어링이 자본금을 늘리는 과정에서 다름플러스는 전액을 출자했다. 결과적으로 다름플러스가 건넨 4억4000만원은 ‘손상차손(자산의 가치가 장부가액보다 떨어진 것)’으로 손익계산서에 반영됐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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