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오는 3월로 예상되는 가운데, ‘보수 논객’ 조갑제 조갑제TV 대표가 윤 대통령의 ‘자진 하야’ 가능성을 언급했다.
조 대표는 지난 13일 YTN 라디오 <이익선 최수영의 이슈&피플>에 출연해 “탄핵 선고 전에 윤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하야 성명을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하며 그 배경에 대한 분석을 내놨다.
그는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결과가 “8대 0 파면 결정으로 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라며 “이럴 바에야 하야를 결단하면 보수층과 반이재명 성향의 유권자들 사이에서 동정론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윤 대통령 지지율이 꽤 높기에 하야를 결단하면,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반이재명 쪽 사람들에게 매우 유리한 여론을 만들 수가 있는 등 선거판을 흔들어 놓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어차피 파면될 것이 확실하다면 인기가 있을 때, 아쉬움이 있을 때 선언해야 극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며 하야 시점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더 나아가 하야 선언이 윤 대통령 개인에게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도 봤다. 그는 “하야 선언이 이뤄지면 윤 대통령은 형사 재판서도 불구속 재판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게도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대표의 말대로 윤 대통령이 실제로 하야 의사를 밝히더라도, 법적으로 실행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친한계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YTN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인터뷰서 “이미 재판이 들어갔기 때문에 자진 하야는 안 될 것”이라며 법리적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공무원도 재판이 시작되면 자기 마음대로 사퇴할 수 없다”며 “범죄를 저지른 공무원이 사표 내고 물러나면 연금 등을 다 받을 수 있기에 재판서 유무죄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대국민 담화를 통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당시 정치권에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이 제시했던 자진 하야 요구를 사실상 일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탄핵 인용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현 상황서 ‘탈출구’ 모색으로 자진 하야 카드를 고려할 수 있다는 관측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준 것은 전날 8차 변론기일에서 나온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의 발언이었다.
윤 변호사는 “헌재 탄핵 심판이 이대로 진행되면 ‘중대한 결심’을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14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서 “중대 결심이 뭔가, 하야라도 하냐”며 “만에 하나 전직 예우라도 잠시 연장해 보려는 하야 꼼수라면 꿈도 꾸지 말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 대리인단을 맡은 석동현 변호사는 <채널A>를 통해 “중대한 결심이란 건 탄핵 심판 절차 내에서의 중대한 결심이지, 대통령의 자진 하야는 절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석 변호사는 “자진 하야 운운하는 건 탄핵 공작하는 이들의 사악한 상상력이자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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