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록콜록’ 전국 독감 환자 급증…2016년 이후 최대

2025.01.03 14:35:10 호수 0호

“진료 대기만 2시간 걸려”
52주차 1000명당 73.9명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지난 2일 오전 8시30분 서울 금천구의 한 내과 의원 진료 대기실은 마스크를 쓴 환자와 보호자들로 가득 찼다. 고통스러운 듯 연신 기침을 해대는 청년부터 지친 기색이 역력한 어르신까지, 대기실은 마치 독감과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이날 인플루엔자(독감) 증세로 밤새 한 숨도 잠을 못 잤다는 김모(32)씨는 “병원 오픈 시간보다 15분 일찍 왔는데도 대기 인원이 34명이나 넘게 있었다. 진료 차례가 돌아오는 데 2시간 정도 기다린 것 같다”며 계속되는 기침과 콧물로 연신 휴지를 찾았다.

수액실에는 빈 침대가 없어 의자에 앉아 수액을 맞는 모습도 부지기수였다. 간호사 A씨는 “병원에 온 10명 중 8명은 독감 환자”라며 “환자 대부분이 고열과 근육통으로 수액 맞기를 원하셔서 준비된 침대가 부족할 때가 많다”고 안타까워 했다.

겨울철 인플루엔자가 빠르게 유행하면서 2016년 이후로 최대 규모의 유행세를 보이고 있다.

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주인 52주차(12월22~28일)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73.9명이었다. 이는 직전 주의 1000명당 31.3명서 136% 급증한 수치다.

예년 인플루엔자 유행 정점 때의 의사환자 분율과 비교해보면 2016년 86.2명 이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73.9명, 2023년 61.3명, 2022년 60.7명이었다. 코로나19로 독감 유행이 없던 2020년과 2021년엔 각각 3.3명, 4.8명이 최고치였다.

이번 독감은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층서 빠르게 번지고 있다. 52주차 기준으로 13~18세(151.3명)서 가장 발생률이 높았고, 7~12세(137.3명), 19~49세(93.6명) 순이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유형은 A형 (H1N1)pdm09가 34.6%로 가장 높았다. 이어 A형 H3N2 14.9%, B형 1.4% 순으로 나타났다.

독감은 기침이나 재채기 등을 통해 사람 간에 전파되는 질병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뒤 평균적으로 이틀 후에 발열, 기침, 두통, 근육통, 콧물, 인후통, 메스꺼움 등의 전신 증상이 나타난다. 소아청소년의 경우 오심,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발현되기도 한다.

독감 유행주의보 발령 시기에는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가까운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소아, 임신부, 65세 이상 등 고위험군의 경우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받을 때 건강보험 요양급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질병청은 교육부, 복지부 등 관계 부처와 함께 예방접종을 적극 독려한다는 계획이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봄철까지 독감 유행 지속이 예상되므로 어린이와 임신부, 어르신들은 늦었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지금이라도 백신 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며 “외출 전후 손 씻기, 기침 예절 실천 등 호흡기 감영병 예방수칙도 실천해달라”고 당부했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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