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권자 최애 한식은 김치찌개 중식은 짜장면 술은 소주

2024.05.17 06:57:39 호수 0호

한국갤럽 설문조사…술안주엔 삼겹살·주스는 오렌지주스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국내 거주 중인 만 13세 이상의 국민들은 가장 좋아하는 한식 메뉴로 김치찌개를, 중식은 짜장면을 꼽았다. 술은 맥주보다는 소주를 즐겨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3월22일부터 4월5일까지 전국(제주 제외) 만 13세 이상 1777명에게 가장 좋아하는 한국음식(이하 ‘한식’)이 무엇인지 물은 설문조사 결과(자유응답) 김치찌개(14%), 불고기(11%), 된장찌개(10%), 김치(9%), 비빔밥(6%), 잡채(4.8%), 삼겹살(4.5%), 갈비(구이)(4.2%), 떡볶이·갈비찜(이상 3.3%), 청국장(3.1%), 김밥(1.7%) 순으로 나타났다.

이외 1% 미만 응답이 150여 종(25%)에 이른다.

2004년 좋아하는 한식 1위였던 된장찌개는 2014년 김치찌개에 추월당했고, 2024년에는 불고기에도 뒤졌다. 된장찌개 선호도는 2004년 23%서 2024년 10%로 크게 하락했다.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에서만 된장찌개가 첫손에 꼽혔다. 20년 전 40대 이상의 최애 한식이 된장찌개였고, 당시의 40대가 지금의 60대에 해당한다.

현재 10·20대는 불고기, 30~50대는 김치찌개를 가장 좋아한다. 한 세대의 음식 기호가 나이 들어서까지 장기간 유지된다면 언젠가 한국인의 최애 한식이 불고기로 바뀔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갈비(구이), 떡볶이, 갈비찜 등도 저연령일수록 사랑받는 한식이었다.


김치는 2004·2014년 3위서 2019년 4위로 물러났고, 선호도는 16%서 2024년 9%로 하락했다. 김치찌개 선호도 역시 과거 20% 안팎에서 14%로 하락했다. ‘식사 때 김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의견은 2003년 85% → 2013년 71% → 2018년 55%로 차츰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김치찌개의 주재료가 김치임을 고려하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한식은 김치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상차림서 김치찌개와 김치는 동시에 오를 정도로 엄연히 다른 음식이어서 별도 구분했다.

우리나라 어느 지역, 어느 동네를 가더라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중국음식점(이하 ‘중식당’)이다. ‘중국 본토에는 자장면이 있고 한국에는 짜장면이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의 일반적인 중식당에서는 한국인 입맛에 맞게 변형된 ‘한국식 중국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큰 그릇 가운데를 막아 한쪽에는 짜장면, 다른 한쪽에는 짬뽕을 먹을 수 있게 만든 짬짜면이란 메뉴는 짜장면과 짬뽕을 두고 갈등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짐작케 한다. 그러나 가장 좋아하는 중국음식(이하 ‘중식’)을 단 한 가지만 답하게 했을 때는 짜장면(38%)이 짬뽕(19%)을 크게 앞섰다.

지난 20년간 조사에서 한결같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 만큼, 한국인의 최애 중식은 '짜장면'이라 해도 무방할 것으로 판단된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모든 연령대서 짜장면이 1순위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2004년 조사에서는 짜장면(43%), 탕수육(17%), 짬뽕(11%) 순이었는데, 2014년 짬뽕 선호도가 크게 상승해 탕수육과 엇비슷해졌다. 이외 좋아하는 중식 10위권에는 마라탕·팔보채(이상 4.5%), 양장피(3.0%), 깐풍기(2.4%), 유산슬(2.0%), 우동(0.9%), 꿔바로우(0.8%) 등이 포함됐다.

다른 연령대와 달리 10대는 짬뽕(7%)보다 탕수육(24%)과 마라탕(13%)을 더 좋아한다고 답했다. 이처럼 저연령대를 중심으로 한식에서는 떡볶이, 중식에서는 마라탕 등 매운맛 인기가 두드러졌다.

평소 술을 마시는 음주자 1176명에게 가장 좋아하는 술 종류를 물은 결과 절반가량(52%)이 소주를 답했고, 그다음은 맥주(38%), 막걸리(5%), 와인(4%), 위스키(0.5%), 사케(0.2%) 순이었다.

남성은 소주파(소주 67%, 맥주 24%), 여성은 맥주파(소주 30%, 맥주 58%)가 많다. 소주와 막걸리는 고연령일수록, 맥주는 저연령일수록 사랑받으며 와인은 남성보다 여성이 더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나 성별·연령별 차이가 뚜렷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일명 ‘위스키 오픈런’이 화제였다. 하지만 좋아하는 술 종류를 하나만 선택하는 조건서 지난 20년간 한국인의 선호는 소주-맥주-막걸리 순서로 변함없다. 소주와 맥주 선호도 격차는 2004년 36%p서 2024년 14%p로 줄었다.


2000년 이후 소주는 저도화(低度化), 맛의 다양화 등으로 저변을 확대했다. 1924년 첫 출시된 소주는 35도였으나 1965년 30도, 1973년 25도, 1998년 23도까지 낮아졌고 2006년 19.8도의 등장으로 20도 선이 무너졌다. 현재 국내 시판 소주의 도수는 평균 17도 내외, 2015년부터 출시된 과일 맛 소주(리큐어)들은 13도 내외다.

이번 조사에서 만 13세 이상 1777명에게 평소 음주 여부를 물었을 때 66%가 ‘마신다’, 34%가 ‘전혀 마시지 않는다’고 답했다. 성별 음주자 비율은 남성 77%, 여성 55%, 연령별로는 20~40대 80%대, 50대 74%, 60대 이상 59%로 과거와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다만 주 1회 이상 음주자는 5년 전 36%서 29%로 줄었다(남성 54%→47%, 여성 18%→11%).

평소 술 마시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술안주 1위는 삼겹살(23%), 2위는 치킨(12%)으로 나타났다. 그다음은 오징어(6%), 회‧과일(이상 5%), 김치찌개(4%), 땅콩(2.7%), 마른안주(2.6%), 곱창·막창(2.5%), 족발(2.0%)까지 10위권이며, 골뱅이(1.9%), 먹태(1.8%), 과자, 파전(이상 1.4%), 두부김치(1.1%), 치즈, 쥐포(이상 1.0%)가 뒤를 이었다.

이외 1% 미만 응답이 100여 종(23%)이다.

10년 전인 2014년 초 전지현과 김수현이 출연한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국내뿐 아니라 중국서도 치맥(치킨+맥주) 열풍을 일으켰고,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는데 왜 음주자들이 꼽은 술안주 1위는 왜 삼겹살일까?

그 원인은 선호 주종에 있다. 전체 음주자의 절반가량 차지하는 소주파(606명) 중 36%가 좋아하는 안주로 삼겹살을 답했고, 그다음이 회(8%), 치킨(7%), 김치찌개(6%) 등이다. 맥주파(449명)가 좋아하는 안주에서는 치킨이 21%를 차지하며, 그다음이 삼겹살과 오징어(이상 11%), 과일(9%), 땅콩(6%) 등이다. 막걸리 선호자는 김치찌개와 파전, 와인 선호자는 과일과 치즈를 많이 답했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는 연중 다양한 제철 과일을 맛볼 수 있지만, 과일을 고르고 씻고 다듬는 수고 없이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시판 과일주스 역시 인기다. 2000년대 초반까지 과일주스의 대명사는 유리병에 든 오렌지주스였지만, 이후 농산물 수입이 늘면서 이국적 과일로 만든 주스가 증가했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과일주스(자유응답)는 오렌지주스(19%), 딸기주스(17%), 사과주스(15%), 포도주스‧망고주스(이상 8%), 토마토주스 6%, 키위주스(4.3%), 바나나주스(4.0%), 자몽주스‧수박주스(이상 3.9%), 파인애플주스(1.7%), 배주스(1.6%), 감귤주스(1.4%), 레몬주스(1.1%) 순으로 나타났다.


2004년 조사에서는 당시 한국인 중 43%가 오렌지주스를 가장 좋아한다고 답했지만 2014년부터는 그 비율이 20% 안팎으로 많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딸기, 망고, 바나나, 자몽, 수박주스 선호가 늘었다.

딸기주스는 여성, 저연령대서 더 인기였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좋아하는 과일주스로 오렌지(22%)-사과(16%)-딸기(13%) 순, 여성은 딸기(20%)-오렌지(17%)-사과(14%) 순으로 선호도에 차이를 보였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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