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DN그룹 오너 2세 경영체제가 굳건해지고 있다. 후계자는 지배구조의 꼭대기를 점유한 데 이어, 세상을 떠난 창업주를 대신해 최근 공식적인 회장으로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거액을 빌리면서 내세운 상장 약속을 어떻게 처리하느냐 정도가 남은 숙제다.
DN그룹은 동아타이어공업(현 DN오토모티브)에 뿌리를 둔 대기업집단이다. 1971년 출범한 동아타이어공업은 1992년 방진사업부를 설립하면서 자동차용 방진부품 분야에 진출했다. 이후 방진부품 계열사 설립 등을 거치면서 몸집을 키웠고, 자동차용 진동방지(방진) 제품 분야에서 세계 3위로 올라섰다. 2017년 동아타이어공업은 존속법인(DN오토모티브)과 신설법인(동아타이어공업)으로 분할이 이뤄졌다.
대기업 편입
DN오토모티브를 축으로 하는 지주회사 체제를 갖춘 DN그룹은 2022년 말 기준 자산총계 5조8200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공식적으로 대기업 지위를 확보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5월 자산총액 5조원을 넘긴 기업집단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해 발표한다.
DN그룹은 ▲LX ▲에코프로 ▲고려에이치씨 ▲글로벌세아 ▲한솔 ▲삼표 ▲BGF 등과 함께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된 바 있다.
두산공작기계 인수는 DN그룹의 대기업 편입에 방점을 찍는 결정이었다. DN오토모티브는 2022년 1월28일 특수목적법인(SPC) 지엠티홀딩스를 설립한 뒤 지엠티홀딩스가 지분 100%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두산공작기계를 품는 데 성공했다.
최종 인수금액은 2조950억원이었다. DN오토모티브는 인수자금 중 4500억원을 자체 현금, 2200억원을 영구채 발행으로 조달했고, 나머지 1조5100억원은 차입으로 끌어모았다.
두산공작기계 인수 이후 그룹사 체제로 전환이 본격화됐다. 두산공작기계는 DN오토모티브의 자회사가 됐고, 2022년 6월 사명을 ‘DN솔루션즈’로 변경됐다.
DN오토모티브의 두산공작기계 인수는 새우가 고래를 집어삼킨 모양새였다. 실제로 2021년 3분기까지 DN오토모티브의 누적 매출은 6968억원으로, 같은 기간 두산공작기계(1조4103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일찌감치 올라선 지배구조 꼭대기
아직 끝나지 않은 상장 완료 변수
DN오토모티브를 축으로 하는 그룹사 체제가 공고해지는 과정에서 김상헌 회장은 안정적인 지배력을 확보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DN오토모티브 최대주주는 30.3%(302만7814주)를 보유한 김 회장이다. 특수관계인의 지분율 총합은 50.89%(508만5772주)다.
김 회장은 2017년 말 동아타이어공업 분할 과정에서 DN오토모티브가 존속법인이 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이 무렵 김 회장은 2017년 12월 부친인 고 김만수 창업주로부터 주식 285만8851주(28.61%)를 넘겨받은 것을 계기로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현재 DN그룹은 큰 틀에서 ‘김 회장→DN오토모티브→동아타이어공업’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춘 상태다.
김 회장의 위상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까지 부회장 직함을 유지했던 김 회장은 지난달 말 DN오토모티브 회장으로 정식 선임됐다. 김 창업주가 지난해 10월 작고한 이후 공석이었던 회장 직함을 넘겨받은 수순쯤으로 읽힌다.
김 회장은 DN오토모티브 대표이사뿐 아니라 ▲지엠티홀딩스 ▲동아타이어공업 등 그룹 핵심 계열사 사내이사도 겸직하면서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경영권을 물려받은 이래 DN오토모티브 실적과 외형은 괄목할 만큼 성장했다.
DN오토모티브의 연결 기준 매출은 2017년 말 8779억원에서 지난해 9월 말 2조4630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95억원에서 3785억원으로 불어났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총자산은 4조5556억원으로 2017년(7786억원) 대비 6배가량 상승했다.
환골탈태
현 시점에서 김 회장에게 남은 숙제는 DN솔루션즈는 상장을 꼽을 수 있다. DN오토모티브는 2022년 1월 자회사 지엠티홀딩스를 통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인수대금 일부를 마련했는데, 당시 재무적 투자자들에게 2025년 1월까지 상장 완료를 약속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DN솔루션즈의 기업 가치를 7조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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