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만나다> 말해야 직성 풀리는 ‘리틀 노무현’ 김두관

2024.01.09 11:18:18 호수 1461호

“신당, 쉽지 않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박희영 기자 =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는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최근 이재명 대표에게 날을 세워 당내를 깜짝 놀라게 했다. 과거에도 해야 할 말은 꼭 해왔던 그다. 이 때문에 ‘왕따’당했던 웃지 못할 경험도 있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필요한 말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다. 



“비리와 무능, 이념정치로 점철됐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윤석열정부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일요시사>는 김 의원에게 현재 정치 상황, 서울양평고속도로 특검 등 각종 정치 현안에 관해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병립형 회귀를 반대하는 이유는? 선거제도 개편을 두고 지도부의 결단이 늦어지는 이유도 궁금하다.

▲병립형 회귀는 선거제 개혁을 위해 노력해온 민주당의 정신과 어긋난 역사적 퇴행이다. 소선거구제하에서 표의 등가성을 보정하는 중요한 장치가 바로 연동형이었고, 지난 총선서 민주당이 일부 캡을 씌어 준연동형을 만들었다. 

이는 선거제 개혁에 대한 민주당의 문제의식과 방향성을 보여준 것이다. 물론 양당이 위성정당을 만들면서 엉망이 되고 말았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 운동 기간에 의원총회까지 열고 국회 계단 앞에 서서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까지 하지 않았나? 이제 와서 병립형으로 회귀하는 것은 바른 길도, 이기는 길도 아니다. 

-대의원제 축소와 하위 평가 현역 의원의 감산 페널티를 강화하는 당헌 개정안이 의결됐다. 일부 갈등이 있었는데 현재 당의 상황은 어떤지?


▲지난해 12월7일 당 중앙위원회서 대의원제 축소와 하위 평가 현역 의원의 감산 페널티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의결됐다. 현역 감산은 하위 10% 해당 국회의원에 30% 감산, 하위 10~20% 해당 국회의원에 20%를 감산하는 것으로 약간 강화됐다.

우리 당이 당원 중심의 정당으로 진화하고 있는 만큼 당 운영에 당원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일각에서는 당원의 발언권이 커지는 데 관해 포퓰리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과도한 염려다.

“병립형 회귀는 역사적 퇴행의 길”
“윤정부 임기 초와 달라진 것 없어”

-지난 1년 동안의 윤석열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나? 윤 대통령의 기조가 임기 초반과 달라졌다는 평도 나오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경험이 없다고 해도 이보다 더 못하기도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 임기 초반부터 연이은 외교 참사에 이어 최악의 이태원 참사까지 일어났다. 서울양평고속도로 문제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홍범도 흉상 철거 문제 등 임기가 2년이 다 돼가는데 비리와 무능, 이념정치로 점철됐다.

민생은 실종된 것 같다. 국정 요직은 온통 검찰 인사로 채워졌고, 급기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맡으면서 당까지도 장악한 모양새다. 도대체 임기 초와 달라진 점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논란’ 당시 활약을 보여줬다. 특검에 관해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사용한다면?

▲서울양평고속도로 문제도 그렇고,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사건도 그렇고 모두 대통령 가족과 관련된 사안이다. 특히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논란은 대통령 가족 땅으로 고속도로 노선이 변경된 심각한 의혹이다. 만약 법조인이라면 마땅히 기피신청을 해야 할 사안이 아닐까? 이 건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사용한다면 과연 국민들이 얼마나 납득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디올백 논란’은 김건희 여사의 또 다른 리스크다. ‘받았을 뿐 사용하지는 않았다’는 듯한 뉘앙스인데 어떻게 보는지?

▲만약 보관하고 있다면 보관창고에 있는 디올백과 다른 선물을 모두 공개하면 될 일이다. 청와대에 근무했던 사람들의 전언에 따르면 ‘선물 보관창고’가 있다는 얘기 자체가 금시초문이라고 한다. 전혀 신빙성이 없다. 디올백 관련 영상은 윤 대통령이 취임한 지 4개월 무렵의 영상이라고 하는데, 지금 취임한 지 1년8개월이 다 되어가고 있다. 뇌물로 볼 수 있는 물건을 대통령실이 1년 넘게 돌려주지 않았다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한동훈 비대위원장 체제서 우려되는 점은 무엇인가?

▲정치를 30년 넘게 했지만, 장관하다가 여당의 비대위원장으로 직행한 사례는 처음 본다. 정치 영역에 처음 발을 들이는 동시에 곧바로 당의 수장이 된 셈인데, 검찰과 행정부의 위계적인 조직서만 일해온 사람이 당내외적 갈등을 잘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동훈 당 내외 갈등 해결 의문”
“민주당 지도부도 험지 출마 필요”

경험의 문제는 말할 것도 없고, 그동안 야당 정치인에 대해 한 장관이 보여왔던 언사를 보면 여야 관계는 더욱 심각하게 교착될 것 같은 우려도 있다. 

-최근 윤 대통령이 진행한 내각과 관련해 ‘돌려막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좁은 인재풀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합리성과 전문성을 평가하기보다는 윤 대통령과의 개인적 인연을 중시하거나 혹은 대통령을 둘러싼 일부 인사들이 인사 추천을 독점하면서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 같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 본인이 평생을 검찰 조직서만 일해왔기 때문이다. 자기가 잘 알고, 또 믿을만한 검찰 인사를 중용하니 개인적인 연고를 통한 돌려막기 인사가 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험지 출마를 요구했다. 그 이유는?

▲국민의힘에서부터 먼저 중진 험지 출마와 불출마로 불을 지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부산 불출마를 밝히면서 서울로 올라왔고,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도 수도권 출마를 거론하고 있다. 원조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불린 장제원 의원도 얼마 전 부산 사상 불출마를 선언했는데, 민주당이 혁신 경쟁서 뒤져서는 안 된다. 중진의 희생을 이끌어내려면 당 대표와 지도부부터 솔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조국·이낙연 신당 창당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다고 보는지? 만일 창당한다면 민주당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하나?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은 기정사실로 보인다. 사실상 이미 다리를 건넌 게 맞다고 본다. 이 전 대표는 1월부터 신당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여론조사를 보면 이낙연 신당이나 이준석 신당이나 공히 10% 정도의 지지율을 기록 중이다. 국민이 아직은 관망하는 단계다. 성공이 쉽지 않기 때문에, 창당의 대외적 명분과 거기에 걸맞은 인사 영입 등 추진동력을 얻지 못하면 찻잔 속의 태풍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어떤 점을 개혁해야 한다고 보나?

▲선거 국면에서는 무엇보다 개혁공천이 가장 핵심적인 사안이다. 총선서 당이 어떤 사람을 내세우느냐가 관건이다. 양당이 국민의 눈에 어떻게 변화된 모습을 보이는지가 중요하다. 눈에 잘 보이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지도부와 중진의 험지 출마를 그렇게 여러 차례 언급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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