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청년 최고위원 후보를 만나다> ‘4인4색’ 이종배 서울시의원

2023.01.30 15:14:21 호수 1412호

“나는 전투력 있는 후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청년 최고위원 선거도 당 대표 선거 못지 않게 과열되는 양상이다. 출사표를 던진 후보의 성격은 윤석열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부터 호남 출신, 반윤, 시민단체 출신 초보 정치인까지 각양각색이다. 색깔이 다른 4인의 청년 최고위원 후보들을 <일요시사>가 만나봤다.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바란다면 다 ‘친윤(친 윤석열)’ 아닌가요?” 정치경력 7개월 초보 정치인의 답변은 여의도식 정치공학이나 정당의 문법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정치에 입문하기 전, 시민단체 활동을 ‘세게’ 하면서 몸에 밴 전투력이 여전히 팔팔하게 살아있는 모습이었다.

국민의힘 이종배 서울시의원이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청년 최고위원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 등 시민단체의 대표로 활동하면서 ‘알리는 사람’의 위치에 있던 이 의원은 비례대표로 서울시의회에 입성해 ‘바꿀 수 있는 사람’으로 변신했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시의회에서 이 의원을 만났다. 밤에는 대리운전을 하고 낮에는 고발장을 쓰면서 시민단체 활동을 해왔던 그는 시의원이 되면서 사무실이 생겨 좋다고 늦은 당선 소감을 전했다. 말쑥하게 양복을 차려 입고 있었지만 이 의원의 생각과 태도는 시민단체 대표 때와 달라지지 않았다.

그는 이날 인터뷰서 ‘싸울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다음은 이 의원과의 일문일답.

-시민단체 활동을 오래 했다. 어쩌다 정치에 입문하게 됐는지?


▲아르바이트로 활동비를 충당하면서 시민단체 활동을 해왔는데 솔직히 더 버틸 여력이 없었다. 생계를 해결하면서 시민단체 활동처럼 국민과 사회를 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지방선거에 출마하게 됐다. 월급도 나오면서 서울시민에게 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청년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 선언을 했는데?

▲시민단체 활동 때부터 ‘공정’이라는 가치를 계속 추구해왔다. 부모가 가진 경제·사회적 배경에 따라 대학과 회사 간판이 바뀌는 사회가 아니라 스스로의 노력으로 원하는 것을 쟁취할 수 있는 ‘공정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은 여전하다. 청년 최고위원 선거 출마도 그 연장선상이라고 보면 된다. 

시민단체 활동하다 정치 입문
“평소에 잘하는 정치인 될 것”

-많은 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 의원만의 강점이 있다면?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나는 일반시민이었다. 당시 시민의 입장에서 본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에 자주 밀리곤 했다. ‘좋은 게 좋다’는 식의 모습에서 무기력함도 느꼈다. 그런 지도부를 보면서 최소한 청년 최고위원만큼은 행동하는 사람, 전투력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면에서 내가 다른 후보보다 행동력에 있어서는 가장 앞선다고 본다. 

-행동력이라는 건 어떤 의미인가?

▲민주당에서 거짓 선동을 한다거나 불법을 저질렀을 때 지도부가 뒷짐 지고 모른 척 외면하는 모습으로는 총선‧대선 승리,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만들어낼 수 없다. 적어도 청년 최고위원은 잘못된 점은 잘못됐다고 지적할 수 있고 좌고우면 하지 않으면서 목소리를 내고 싸울 수 있어야 한다.

-어떤 공약을 준비했나?

▲대통령 직속으로 ‘공정채용위원회’를 만들어 채용의 공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만들고 싶다. 일부 사기업에서 일어나는 고용세습, 형식적으로는 공정한 듯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불공정한 채용 사례 등을 바로잡아 채용의 공정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동행위원회’도 필요하다. 의회에 들어와 보니 정책에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책임 소재를 피하기 위해 공무원이 행정을 소극적으로 하면서 사각지대가 생기고 형평성에 맞지 않는 일이 벌어지는 사례를 자주 접하게 됐다. 사회적 약자라 하더라도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르다. 그 상황에 맞게 탁상공론이 아닌 현장을 알고 바로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윤석열정부 성공 바라면 친윤”
“역량으로 평가받는 선거되길”

-공정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는데…

▲나는 아직도 사법고시에 미련이 남아 있다. 로스쿨이 생기면서 사법고시가 폐지됐고 그로 인해 도전할 기회를 잃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원 없이 해봤다면 미련도, 고통도 남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기회가 박탈되면 그 미련과 고통이 절절하게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 공정한 기회, 같은 출발선이 주는 의미가 그런 것이다. 주어진 기회 안에서 노력하고 안 되면 포기하는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정이 보편적 가치로 작동해야 한다.

-친윤·반윤 논란으로 전당대회가 시끄럽다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바란다면 다 친윤이 아닌가? 자기 정치를 위해 윤석열 정부를 반대하고, 국정운영을 방해하는 사람이 지도부에 들어 가는 것은 결코 있어서 안 될 일이지만, 친윤 반윤 구도로 선거를 하는 것은 대통령을 위하는 길도 아니고 당원에 대한 도리도 아니다. 조심스럽지만 각자 역량을 당원한테 보여주는 선거가 돼야 한다. 지도부에 들어가면 무슨 일을 하겠다는 내용으로 경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막 정치를 시작했다.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나?

▲잘 먹고 잘사는 사람은 계속 잘 먹고 잘산다. 국가는 사회적 약자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보편적으로 사회적 약자라 칭해지는 사람 말고도 사각지대서 신음하고 있는 이들이 많다. 제도권의 지원에서 벗어나 있는 사람들, 그들을 위한 정치를 하고 싶다.

-아직 유력 후보로 여겨지진 않는다. 당선 가능성은 얼마나 있다고 보나?


▲스스로 경쟁력 있는 후보라고 자부한다. 이종배가 그동안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당원들이 알게 된다면 지지해 줄 것이라고 본다. 딱 한 가지 내세울 수 있는 건 올바르고 떳떳한 길을 걸어왔다는 점이다. 인지도가 낮아서, 나를 몰라서 표를 주지 않을 수는 있겠지만(나를) 알린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의원은 고시보다 선거에 당선되는 일이 더 어렵다고 말했다. 스스로 노력해서 시험에 합격하면 되는 고시와는 달리 국민의 선택을 받는 일은 나만 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국민은 모르는 것 같아도 다 알고 있다. 누가 일을 잘하고 누가 말만 앞세우는지. 선거 때 닥쳐서가 아니라 평소에도 잘하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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