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 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주는 회장님 비밀계좌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한국타이어 총수 일가의 스위스 비밀계좌가 들통났다. 재산을 숨겨두고, 자산관리회사까지 동원해 돈 관리를 한 것. 과세당국이 수십억원의 세금을 부과한 것은 정당하다는 판단이 1심 판결에 고스란히 담겼다.

45억 과세

지난 7일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과 장남 조현식 고문이 관할 세무서를 상대로 “종합소득세 부과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법원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이 1990년 스위스 은행 계좌를 개설한 것을 시작으로, 두 부자는 스위스 은행 계좌 2개와 그외 외국 계좌 3개를 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 명예회장은 2008~2014년 종합소득세를 신고하면서 이자 및 배당을 신고하지 않았고, 조 고문도 2010~2016년 외국 계좌를 통해 얻은 이자와 배당 소득을 신고하지 않았다.

과세당국은 세무조사 끝에 2019년 5월 조 명예회장과 조 고문이 금융소득을 스위스 등 외국 계좌를 통해 얻은 것으로 보고 각각 19억여원과 26억여원의 종합소득세를 부과했다.

조 명예회장과 조 고문은 이 처분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조씨 부자는 45억원 상당의 종합소득세를 취소해달라는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조 명예회장 등은 재판에서 “부과기간 5년이 지난 부분에 대한 과세는 취소돼야 하고, 5년이 지나지 않은 부분에 대한 과세는 부당과소신고 가산세율(40%)이 아닌 일반과소신고 가산세율(10%)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양래·조현식 한국타이어 총수일가
스위스에 20년 넘게 미신고 계좌 보유

1심 법원은 조 명예회장 등이 단순하게 과세 신고를 누락한 것이 아니라 고의적으로 재산을 은닉했다고 보고 부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부과기간은 10년이고 부당과소신고 가산세율을 적용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조 명예회장 등 사주 일가가 상당 기간 동안 다수에 걸쳐 외국에서 거액의 현금을 인출 또는 이체해 개인적 목적으로 사용한 것을 보아 사주 일가가 외국에서 관리하던 비자금을 현금으로 소지할 목적의 계좌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조세 회피의 목적을 제외하고 거액의 현금을 주고받기 위해 국내 은행 또는 지점이 아닌 외국 소재 은행을 이용해야만 하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떨까.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아주 안 좋은 형태다’<seui****> ‘세금이 45억이라고? 대체 얼마를 숨겼길래?’<page****> ‘해외 도피 재산은 몰수가 답이다’<kbpk****> ‘세금 도둑도 중죄다. 제발 엄벌합시다’<donj****> ‘상생을 모르는 악질 총수일가’<pppp****> ‘정당하게 돈 벌어 적법한 방법으로 이익을 추구해라’<drea****>

종합소득세 부과에 취소 소송
1심 “비자금으로 추정” 패소

‘다 늙어서 무슨 추태냐? 그 돈 죽을 때 가져가려고?’<pors****> ‘한국타이어에 한국 표기하지 마라’<ange****> ‘회사 이름 바꿔라! 스위스타이어로∼’<caro****> ‘돈에 눈이 멀어서 은닉하는 데 온힘을 쏟고 있는 이런 기업은 혼쭐을 내야합니다’<jhjj****> ‘철저히 탈세 조사해서 다른 혐의는 없는지 하나하나 캐봐야 한다. 수법이 아주 교활한 자들이다’<77fe****>

‘도대체 몇 년을 끄냐? 일반인들은 십 원 한 장 체납하면 바로 차압하니 딱지 붙이고 경매하드만?’<sopo****> ‘윤 정권은 이런데 수사 집중해라. 고액 체납자들 제대로 환수만 해도 몇 천억은 나오겠구만’<rain****> ‘이런 기업을 봐주면 나라가 병든다’<kjle****>

은닉 들통

‘한국타이어를 구매하는 것은 총수일가 비자금 만드는 것에 일조하고 있는 것이다. 왜 우리가 지들 해외계좌 비자금 만드는 데 돈 보태야 하지? 앞으로 한국타이어 불매합시다’<8885****>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조양래 한정후견 심판 결과는?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이 기각됐다.

서울가정법원 가사50단독 이광우 부장판사는 조 이사장이 조 회장에 대해 신청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 청구를 지난 1일 기각했다.

조 회장의 장녀인 조희경 이사장은 2020년 6월 조 명예회장이 차남 조현범 회장(당시 사장)에게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옛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주식 전부를 팔자, 아버지 결정이 온전한 정신 상태에서 이뤄진 것인지 판단해달라며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했다.

성년후견은 노령이나 장애, 질병 등으로 의사결정이 어려운 성인들에게 후견인을 선임해 돕는 제도다.

조 이사장은 “4명의 자녀 중 3명의 자녀가 입원 정밀감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으나 전혀 반영되지 않은 편파적인 판결”이라며 “재판부는 공평하지도 않았고, 절차상의 문제를 없애려는 진지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 양심과 법에 의한 판단이 아닌 한쪽 편의 주장만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독단과 비상식에 의해 판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경영권 문제가 아닌, 사비로 사회적 약자를 보살펴온 대기업 총수이자 아버지로서의 회장님 유지를 받들기 위해 제3자가 회장님 정신건강을 확인해 도움을 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없기 때문에 즉각 항소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