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한덕수 전 총리 지명…변화보다 안정 택했나?

2022.04.04 09:39:19 호수 0호

“영광이면서도 매우 무겁고 큰 책임 느껴”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3일, 국무총리에 한덕수 전 총리를 지명했다.



총리 지명을 받은 한 전 총리는 이날 “경제와 지정학적 여건이 매우 엄중한 가운데 국무총리 지명이라는 아주 큰 짐을 지게 돼 영광스러우면서도 매우 무겁고 큰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한 총리 후보자는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강대국간 전략적 경쟁과 북한 능력 증진은 많은 어려움을 주는 상황이어서 국익 중심 외교와 자강력 강화에 노력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전염병 대응 과정에서 일어나는 경제, 특히 중소·영세상인과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면서도 “이것이 거시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세계적 부품 산업 공급에 차질을 빚어 인플레이션으로 민생을 더 어렵게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 후보자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불철주야 24시간 애쓰시는 전국 의료진과 간호 종사자 분들에 정말 깊은 감사 말씀을 드리고, 정부도 이런 노력을 총괄 주도하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의료진에 대한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경제와 안보가 하나로 뭉쳐서 굴러가는 과정에서 우리에게 주는 어려움은 세계화, 개방, 시장경제를 다소 변경시켜야 하는 과제를 던지고 있다”며 “운영에 있어 더 세밀하고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조정은 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결국 국익 중심 외교와 강한 국가를 위한 자강 노력을 매우 강화해야 하는 필요성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이 새 정부 첫 국무총리 후보자로 한 전 총리를 지명한 것은 코로나, 북핵 문제 등 당장 산적해있는 국정 현안들을 무난히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변화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찍은 게 아니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이날 윤 당선인은 “새 정부는 대내외적으로 엄중한 환경 속에서 경제 재도약 기틀을 닦아야 하고, 경제와 안보가 하나 된 ‘경제안보 시대’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며 “한 후보자는 민관을 아우르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내각을 총괄하고 조정하면서 국정과제를 수행해나갈 적임자”라고 기대했다.

한 후보자는 과거 노무현정부 시절에 재정경제부 장관 및 국무총리, 이명박정부 시절에 주미대사 및 한국무역협회장 등을 지내 경제관료와 외교통으로 이미 능력을 검증받은 바 있다.

무역협회장 당시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발언은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호남 출신인 그가 국민 통합에 적합하다는 상징성이 있는 데다 과거 정부서 중용했던 만큼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인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자녀가 없어 지난 20대 대선후보자들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가족 리스크’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고 병역도 육군 병장 만기전역해 아무런 걸림돌이 없다.

게다가 후보자들에게 ‘가시밭길’로 통하는 국회 인사청문회라는 암초를 비교적 무리 없이 통과할 수도 있다.

한 후보자는 “윤 당선인과 행정부, 입법부, 국민과 협조하며 좋은 결과를 내도록 혼신의 힘을 다 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한 후보자가 73세의 적지 않은 나이라는 점, 2002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불법 매각 은폐 의혹 등은 인사청문회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par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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