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최근 식품 ‘위생’ 논란이 계속해서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위생 인증 마크인 ‘해썹(HACCP)’의 신뢰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대다수의 유통업계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외치며 회사 이미지를 가꾸고 있지만 위생 문제는 끊이지 않고 계속 일어나고 있다.
실제 작년에만 스타벅스의 샐러드에서 나온 지네, CJ제일제당 만두에서 나온 고무장갑, 던킨 도너츠의 제작 환경 내용이 담긴 영상 공개, 진성푸드의 순대 제조업체의 내부 공정 영상, 홈플러스 쿠키에서 발견된 벌레 등 위생 문제들이 떠올라 논란이 됐다.
식품과 관련된 사업에는 철저한 위생관리가 필수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위생은 곧 안전이다. 소비자들은 기업의 저명도가 클수록 믿고 식품을 소비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최근 위생 문제가 논란이 되자 이들 기업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리가 흔히 ‘깨끗하고 안전한 식품을 만드는 곳’이라는 인식을 하게 하는 해썹의 신뢰성에도 금이 가고 있다.
가공식품 중 해썹이라는 인증마크를 많이 볼 수 있다. 해썹은 1995년 도입된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으로 위생관리 시스템을 갖춘 기업에 정부가 인증해주는 제도다.
그러나 해썹 인증을 받은 기업들의 제품에서도 비위생 식품이 꾸준히 발견돼왔다. 위 사례 외에도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위생 단속에 걸린 음식점·식품제조업체만 2만6972건에 이른다.
반면 해썹 인증이 취소되는 등 제재를 받은 사례는 매우 적다.
위생 전문가에 따르면 위생 단속에 걸리더라도 해썹 인증이 유지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속 걸려도 인증 유지
계속 위생 문제 불거져
원아웃제? 실효성 없어
식약처가 2015년부터는 더욱 강화된 식품위생 안전 관리를 위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했지만 이마저도 실효성이 거의 없다.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란 해썹 인증업체가 주요 위생안전 조항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거나 정기 평가 시 60점 미만의 점수를 받는 경우 즉시 해썹 인증이 취소되는 제도다.
해당 제도가 시행된 이후 2018년 12월 말까지는 79개소, 2019년에는 23개소, 2020년에는 14개소, 지난해 1~6월에는 9개소 등 해썹 인증이 취소됐다. 위생 적발 건수에 비해 매우 적은 수준이다.
아울러 매년 발생하는 위생 문제를 두고 식약처는 지속적으로 인증업체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요구를 받아왔으나 개선은커녕 인력 부족의 문제를 들먹이면서 소극적으로 나서왔다.
이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더욱 떨어뜨리고 있다.
해썹 인증업체는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식약처가 관리하는 해썹 인증업체는 2018년 1만427개소, 2019년 1만1549개소, 2020년 1만3994개소 등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해썹 적용 가공품은 전체 식품의 89.6%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음식점과 업체에서 해썹 인증을 받았다.
더 늦기 전에 이제라도 식약처는 다시 소비자들에게 해썹이 ‘안전한 식품’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관리와 처벌 등을 철저히 강화·개선하는 등 의지를 보여줘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