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구미술관에서 소장품 기획전 ‘나를 만나는 계절’을 준비했다. 2020년 ‘소장품 100선’ 지난해 ‘모던 라이프’에 이은 세 번째 소장품 기획전이다. 개관 이후 한 번도 관람객 앞에 선보인 적 없는 작품 76점 등 총 93점을 소개한다.
대구미술관은 소장한 작품을 연구하고 재해석해 관람객에 선보이는 소장품 기획전을 개최하고 있다. 이번 기획전 ‘나를 만나는 계절’에서는 작가 김익수·최만린·서세옥·권정호·최학노·한운성과 소장가 김용범, 고 박동준의 기증작 52점을 대거 전시해 기증의 의미도 되살렸다.
사회적 고립
코로나19의 장기화는 비일상의 일상화, 사회적 고립을 야기했다. 반면 타인과의 관계에서 미처 돌보지 못한 내면을 찬찬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하기도 했다. ‘생명을 지니다’ ‘일상을 관찰하다’ ‘나를 바라보다’ ‘세상에게 묻다’ 등 4개 소주제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봄·여름·가을·겨울 4계절에 빗대 생명, 나와 타인, 관계로 이어지는 인간의 삶을 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은 자연의 생명력을 상징한다. 첫 번째 주제 ‘생명을 지니다’는 자연과 생명의 본질을 인간의 형상으로 살핀다. 희로애락, 생명 탐구, 정신을 추구하는 인간상, 신체의 운동성, 추상적 해석 등을 보여주는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두 번째 주제 ‘일상을 관찰하다’는 복잡한 도시 일상, 보통날이 주는 즐거움, 평범한 하루에서 발견한 특별한 순간, 뜨거운 여름의 열정 등을 상기시키는 작품이 관람객과 만날 예정이다.
2020·2021년 이어 세 번째
공개된 적 없는 작품 소개
‘나를 바라보다’는 고독을 통해 스스로를 관조하는 계절인 가을 감성이 물씬 묻어나는 작품으로 구성됐다. 관찰하는 사람인 예술가의 고독감은 내면에 대한 성찰로 이어진다. 이들은 인간 마음 속 심연의 이야기를 작업으로 승화한다. 고통과 번뇌, 삶과 죽음에 연관된 작품을 선보인다.
마지막 주제 ‘세상에게 묻다’는 세상과 사회에 대한 생각을 깊게 녹여낸 작품으로 구성됐다. 겨울은 반추와 회환이 교차하는 시간이다. ‘지금 이 세상이 괜찮은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더 나은 미래를 그려보는 과정은 관계와 사회라는 울타리에서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마땅히 거쳐야 하는 것이다.
사회 문화적 이슈나 제도에 대한 고뇌를 비판적으로 제시하는 작품을 만나보고 세상에 대한 물음의 표현을 바라본다.
대구미술관은 다음달 중 전시 연계 워크숍을 개최할 예정이다. 관람객 참여 공간을 마련하고, 작가의 예술에 대한 철학과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인터뷰 영상도 제작한다. 관람객들은 전시실과 디지털 미술관, 유튜브를 통해 볼 수 있다.
시간과 계절의 흐름 담아
관람객 참여·작가 인터뷰
전시를 기획한 김정윤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는 시간과 계절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우리 삶의 이야기를 담았다”며 “작품, 공간에서 느끼는 수많은 감정과 스스로에게 던지는 자유로운 질문을 통해 나를 찾아가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대구미술관은 소장품 기획전시와 함께 3월말 소장품을 활용해 3D 인터랙티브 실감 콘텐츠로 제작한 디지털 가상공간 전시 ‘몰입’을 선보인다. ‘몰입’은 근현대 대구 미술 발전의 토양을 마련한 작가 김우조·서동진·이인성 등 거장 15명의 작품 30점을 선정해 홀로그램, 인터랙티브, AI 기술로 복원한 실감 콘텐츠다.
인간의 삶
최은주 관장은 “전시를 통한 소장품의 적극적인 활용뿐 아니라 대구미술관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소장품 수집과 연구, 콘텐츠 개발에도 더욱 매진해 공립미술관의 공공성과 개방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