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다른' 국민의힘 경선 후유증

2021.11.16 08:47:36 호수 1349호

뭉치기 힘든 ‘윤석열 깐부’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선대위 구성을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함께 경쟁한 후보들의 합류도 확실하지 않는 데다 당 지도부와의 마찰도 지속적으로 불거진 탓이다. 윤 후보는 ‘깐부’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함께 경쟁했던 후보들이 선대위에 합류하길 종용했지만 마냥 쉽지만은 않다.



분명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는 달랐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최종 경선에서 이기자 함께 경쟁하던 다른 후보들은 깔끔하게 패배를 인정했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최종 경선에 탈락한 후보 중 누구도 ‘윤석열호’에 탑승하지 않고 있다.

합류

지난 5일 국민의힘 최종 경선 종료 직후 홍준표 의원은 윤 후보 선대위에 불참을 선언했다. 그는 자신의 소신과 맞지 않는 일은 하지 않겠다며 일찌감치 대선 참여 종료 선언으로 확실한 선을 그었다. 

그는 20대 대선에 대해 “참혹한 대선”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윤 후보와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향해 “선거에서 패배한 두 사람 중에 한 명은 감옥으로 가야 한다”고 돌직구를 던졌다. 

경선 초기만 해도 홍 의원의 존재감은 미미했으나 대선 종료 직전 시점 여론 지지율에서 윤 후보보다 앞섰다. 홍 의원의 지지세가 두드러진 층은 청년층이다. 


거침없는 발언과 청년층이 원하는 니즈를 정확히 파악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청년층은 최근 윤 후보의 최대 약점 중 하나로 꼽힌다. 

윤 후보는 홍 의원의 합류를 지속적으로 종용하고 있으나 홍 의원은 단호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국민의힘 청년층의 이탈도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국민의힘을 탈당한 당원은 2910명이다. 이 중 70%가 넘는 2107명이 2030세대로 확인됐다. 청년층의 이탈은 당 지도부의 갈등을 촉발 시킨 계기다. 

야권에서는 대선 경선 결과를 두고 국민의힘 2030세대 당원 중 일부가 실망감을 드러낼 수밖에 없던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청년층의 이탈은 윤 후보에게도 치명타로 다가왔다. 

통합 행보를 통해 하루에도 몇 번씩 청년을 언급하며 챙기기에 나섰지만 여전히 지지율은 답보상태다.

선대위 구성 두고 잡음
경쟁자들 엇갈린 행보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마음이 급한 쪽은 윤 후보다. 일각에서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등판과 홍 의원 영입을 두고 계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김 전 위원장 등판 쪽에 더 큰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홍 의원이 다져놓은 표심을 무시할 수만은 없다. 따라서 선대위에 합류하기보다는 홍 의원을 영입하고 청년 조직을 구성하는 것도 하나의 해결책으로 제시된다. 

다만 홍 의원의 입장이 확고하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 보인다. 이에 청년층 표심을 잡기 위해서 윤 후보의 전략 수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유승민 전 의원의 합류 여부도 문제다. 그 역시 윤 후보가 필수적으로 영입해야 하는 인물로 분류된다. 비록 최종 경선에서 3위를 기록하며 고배를 마셨지만 유 전 의원의 합류는 윤 후보에게 힘을 실을 가능성이 있다.


유 전 의원은 논리적이고, 이념과 정치에 대해서는 옳고 그름을 따질 줄 아는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이번 경선서도 경제 전문가 이미지로 청년층의 마음을 사로잡은 바 있다.

아직까지 유 전 의원은 뚜렷한 행보를 보이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그가 최종 경선 직후 백의종군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만큼 합류하게 된다면 일부 청년층에게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홍 의원과 마찬가지로 유 전 의원 역시 윤 후보와의 갈등을 봉합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두 인물은 경선 과정에서 홍 의원만큼 잦은 충돌로 극심한 감정싸움까지 벌인 바 있다. 야권 일각에서는 유 전 의원과 윤 후보 간 갈등의 골이 홍 의원보다 깊다는 말도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앞선 상황에서 ‘천공 스승’ 등 윤 후보가 무속 정치인이라며 공격을 퍼부은 것도 유 전 의원부터다. 윤 후보를 향해 “후보의 자질이 부족하다”며 맹공을 퍼붓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의 선대위 합류가 불투명한 이유 중 하나다. 

당 지도부와 갈등도 
원팀 구성 차질 우려

반면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경선 과정에서도 윤 후보와 원 전 지사를 사실상 동맹관계로 여기는 시선이 많았다. 그는 지난 8일 캠프 해단식에서 윤 후보의 지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경선 막판 존재감을 훌쩍 키운 원 전 지사는 윤 후보의 선대위 합류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해당 자리에서 원 전 지사는 윤 후보가 만남을 제안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다만 원 전 지사는 종로 출마설이 유력하다는 하마평이 떠돈다. 이에 따라 선대위 합류 대신 측면에서 윤 후보 지원에 나설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비단 문제는 경쟁 후보들의 합류뿐만이 아니다. 김 전 위원장의 전권을 두고 윤 후보 측과 당 지도부의 대립이 팽팽한 만큼 이 부분도 해결해야 할 선결과제 중 하나다.


김 전 위원장이 등판하게 되면 선대위 판을 새로 짜야 한다는 것은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의 캠프 인사들을 ‘파리떼’에 비유하면서 즉각 실무에 투입하는 방향으로 개편을 촉구했고 이준석 대표 역시 김 전 위원장이 합류해 캠프를 전면 재구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기존 캠프 인사들은 생각이 다르다. 경선 승리에 이바지한 점을 인정해달라는 것이다. 조직력을 통한 당심 결집으로 윤 후보가 승리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 후보의 선대위는 제대로 닻을 올리고 출항했다는 평가를 받는 반면 윤 후보의 선대위는 키 잡을 선장조차 정해지지 않은 셈이다. 야권에선 윤 후보의 선대위 구성에 대한 능력을 1차 시험대로 보는 기류도 감지된다. 

거부

한 야권 인사는 “(캠프 구성은)윤 후보가 직접 나서야 할 문제”라며 “만일 윤 후보가 양쪽의 요구를 조화롭게 배치한다면 민주당 선대위보다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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