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강주모 기자 = 대권 도전을 선언했던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일, 돌연 의원직 사퇴를 선언하면서 자연스레 눈길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쏠린다.
이 전 대표가 “민주당의 가치,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정권 재창출에 나서기로 했다”며 의원직을 내려놓자 정치권 일각에선 그가 이 지사에게 ‘사퇴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시그널을 보낸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 지사 측은 “지사 직과 경선은 별개”라며 단호한 입장을 내놨다. 또 이 지사의 지사직 유지가 경선 판세에도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지사 측은 이 전 대표의 이날 의원직 사퇴에 대해 별도의 공식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다만 도지사 직은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 지사 측 캠프 관계자는 “(이 전 대표 사퇴에 대해)뭐라고 말씀드리기가 그렇다”면서도 “(남은 경선 판세는)예측하기가 어렵다. 근데 그거에 대해 별로 코멘트 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지사의 지사직 유지 여부는)각자 판단하는 것이다. 이 지사는 도민들하고 한 약속을 이행하겠다는 차원으로, 지사직을 유지하는 것과 그것(이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가)과 무슨 관계냐”며 “이 지사는 할 수 있을 때까진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대통령선거나 총선 등에 나가기 위해서는 선출직 공무원들은 선거 전 90일까지 해당 직을 사퇴해야 한다. 20대 대선이 내년 3월9일인 만큼 이 지사는 올해 12월9일까지 지사직을 내려놓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셈이다.
앞서 이 지사에게는 이른바 ‘지사 찬스’라는 공세가 나왔던 바 있다.
이 지사는 이날 경기도 소재의 일산대교를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일산대교 통행 무료화를 약속했다. 이 지사는 “경기도민의 교통기본권 회복과 통행료 무료화를 위해 일산대교 공익 처분을 결정했다”고 무료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 외에도 지난달 정부의 5차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대상에서 제외됐던 상위 12% 소득자까지 포함해 전 경기도민들에게 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또 공석이었던 경기도관광공사 사장 자리에 중앙대 동문인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를 내정하면서 비판받기도 했다.
한편 이날 이 전 대표의 ‘결단’ 배경에는 충청 순회 경선에서 이 지사에게 더블스코어 차이로 패하면서 배수진을 친 게 아니냐는 보도들도 쏟아져 나왔다.
문제는 이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가 호남 민심을 돌이켜 호남 및 남은 순회 경선서 ‘이재명 대세론’의 판세를 뒤집을 수 있을지의 여부다.
전남 영광 출신이자 호남 지역서 내리 16·17·18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전남도지사까지 역임했던 이 전 대표에게 호남은 결코 내줄 수 없는 지역으로 꼽힌다.
다만 일각에선 현재 지역구를 서울 종로구에 둔 이 전 대표가 구민들의 의사를 묻지도 않고 무책임하게 의원직을 내려놓은 것에 대한 불만 목소리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