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1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고개를 숙였다.
이 지사는 이날 이른바 ‘형수 욕설’ 논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모두 다 팩트”라며 “(잘못을)인정하고 제가 부족한 부분은 채우고 잘못한 것은 사과드리면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소재의 한 호텔서 열린 프레스데이 행사 ‘처음 만나는 국민, 독한 기자들’ 국민 면접 뒤 기자들과 만나 “(형수 욕설 논란이)사생활 의혹이나 도덕성 논란의 우려가 제기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지사는 “제가 우리 가족에게 폭언한 것은 사실인데 지금 다시 그 시절로 되돌아가 본다면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하겠지만 어떻게 될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7남매에 인생을 바친 어머니신데 형이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해 어머니에게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하니까 집에도 못 들어가겠다. 보통의 여성으로서도 견디기 어려운 폭언을 들었고 심지어 어머니를 폭행하는 일까지 벌어졌기 때문에 참기 어려웠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어 “당시에는 공직을 그만두는 것도 각오한 상태였는데 이제 세월도 10년 정도 지났고 저도 많이 성숙했다”며 “그 사이에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형님께서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그런 참혹한 현장은 다시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갈등의 최초 원인은 제가 가족들의 시정 개입이나 이권 개입을 막다가 생긴 것이라 국민들께서 그런 점을 감안해주시고 제 부족함은 용서해주시기 바란다”며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 지사는 “어차피 제가 한 번 말해야 한다. 모든 과정을(나중에) 소상히 말씀드리겠다”고도 했다.
민주당 내 친문(친 문재인)계와의 앙금에 대해선 “당이라고 하는 것은 원래 다양한 생각을 가진 분들이 모인 곳”이라며 “하나의 단일한 생각을 갖고 있다면 당이 아니라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양성이 당의 생명이고 역동성을 보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내 상황에 대한 입장 차이나 다른 의견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당내 친문계 일각에선 이 지사가 ‘형수 욕설’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에 사과하지 않고 대선 출마 직후에 고개를 숙였다는 점에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다른 일각에선 형수, 배우 김부선, 음주운전 등의 구설수가 있긴 했지만 도지사까지 선출돼 ‘불도저 행정력’을 보여줬던 만큼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