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공공 야구장 독점 논란

2020.06.01 11:01:31 호수 1273호

단체종목이라 협회 우선권?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공공체육시설은 지역 주민 누구나 저렴한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특정 단체서 체육시설을 독점적으로 사용한다면 설립 취지와 어긋나게 된다. 지역 내 한 협회의 리그 일정 때문에 공공 야구장이 독점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 파주 교하야구장 ⓒ카카오맵 로드뷰


시민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피해 운둔하다시피 하다 주말에는 야외활동이 가능해졌다. 날도 풀리면서 주말에 등산이나 낚시, 스포츠 동호회 등 체육활동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특정 단체에?

지난해 11월부터 주민들이 테니스, 축구, 배드민턴 등 체육활동을 할 수 있는 공공 체육시설과 학교 체육시설 사용기준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특정 단체나 특정인이 시설을 독점하는 폐해가 사라질 것으로 기대했다.

공공 체육시설은 2017년 말 기준 전국에 2만6900여개가 있으며, 학교 체육시설은 말 기준 1만1600여개가 있다.

예전부터 특정 단체나 특정인이 장기간에 걸쳐 특정 시간에 독점적으로 이를 이용해 일반 주민들의 이용이 제한된다는 민원이 제기돼왔다. 예약 현황이 비공개인 만큼 기관들이 특정단체나 특정인에 특혜를 준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권익위원회는 주민 누구나 공공체육시설을 차별 없이 사용하도록 사용기간·사용일·시간에 대한 공정한 기준을 마련하도록 했다. 아울러 체육시설 현황과 예약 방법도 공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주의 한 야구장을 주말 원하는 시간대에 대관하기 힘들다는 하소연이 나왔다.

파주 야구소프트볼협회(이하 협회) 리그의 일정 확인 결과 리그가 끝나는 달인 11월까지 매 주말마다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리그 장소로 교하 야구장이 표기돼있었다. 파주시에 위치한 체육공원 교하야구장을 등기등본을 확인한 결과 국가가 소유한 땅으로 밝혀졌다.

즉 이곳은 공공 체육시설로 공공 체육시설의 취지와는 어긋나게 운영되고 있는 셈이었다. 

파주시청 관계자는 “해당 야구장은 공공 체육시설”이라며 “오전부터 오후 5시까지는 협회서 리그를 운영하기 때문에 대관이 돼있는 상태다. 만약 경기장 사용을 원할 경우에는 비어있는 야간에 경기를 예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간 일정으로 야구장 사전 협의
주말 황금시간대 피해 예약 가능

협회 사이트에 표기된 리그 일정에 모두 교하야구장이라고 표기된 것에 대해서 그는 “아직 6월까지만 승인을 해둔 상태다. 협회가 리그를 운영하고 있어 우선적으로 협조를 요청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 곳은 이용하려면 팀이 원이 80%가 파주 시민이어야 한다. 그래야 관내 이용이 가능하다. 현재 협회서 리그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주말 피크 시간대에 이용하는 건 좀 힘들다”고 귀띔했다.

아울러 “지난해에는 협회 야구팀이 30여개팀이었지만 올해는 70여개팀으로 늘어났다”며 “협회서 협조 요청이 와서 우선순위로 배정하고 일반인이 쓸 수 있게끔 배정한다”고 덧붙였다. 
 

▲ 교하 야구장 일정

관계자에 따르면 대관 비용은 관내 기준으로 주말 이용 2시간에 4만원, 야간에는 5만3000원이며 관외 이용자는 50%가 추가된다. 현재는 관외가 이용이 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6월 말까지 예약은 거의 가득 찬 상태였다. 


11월까지 운영되는 경기 장소를 교하야구장으로 일정을 잡은 것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협회 연간 일정은 이미 나온 것이다. 파주시청 측과 (저희가)미리 얘기한부분이 있기 때문에 일정을 그렇게 잡은 것”이라며 “대관 방식은 1개월 단위지만, 협회다 보니 파주시와 협의를 통해 대관 사용권이나 그런 부분 요청을 해서 미리 잡은 것이고 시청 홈페이지서 보여지는 부분은 월 단위”라고 말했다. 

협회 측은 “파주시 종목 정회원 단체라 파주시와 협의 후 사용하는 것이다. 11월까지 연간 일정을 잡아놓은 것이지, 시청과 매달 협의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일정은 가일정이다. 각 팀들은 연간 일정이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시에선 종목단체기 때문에 대관 요청하는 사람보다 협회가 우선권을 준다”며 “사용승인이 떨어지면 경기장을 사용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다시 조율한다. 승인이 되지 않을 시 장소가 바뀌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매달 협의

익명을 요구한 한 파주시민은 “공공 체육시설을 특정 단체가 독점 이용하는 것에 대한 볼멘소리가 많았다”며 “예약 현황을 공개하고 있지만 아직도 일반 시민들은 주말 황금 시간대에 이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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