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체리쉬 고양 땅 불법전용 의혹

2020.06.01 11:17:46 호수 1273호

10년째 농지를 주차장으로…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국내의 모든 토지는 용도에 맞게 사용해야 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기업들은 지자체의 감시를 피해 자신의 입맛에 맞게 사용하고 있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가구 브랜드인 체리쉬도 토지 부적합 사용에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 체리쉬 본사 ⓒ카카오맵


체리쉬가구는 유경호 대표와 그의 부친인 유준식 대표가 손을 잡고 창업한 가구 브랜드로, 2006년 3월 전주 직영점을 오픈하며 탄생했다. 2008년 강남직영점, 2010년 본사 신사옥과 수원 직영점에도 연이어 오픈했다. 이후 2014년 부산직영점도 오픈하며 창립 10주년을 맞기도 했다.

논으로 기재

이후 체리쉬는 매장을 늘리는 것보다 다양한 사업을 늘리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선보였다. 기업 간 거래(B2B) 제휴 확대, CGV, 호텔과 협업 등을 통해 인지도를 넓혀 갔으며 렌털시장에도 뛰어들었다. 

2018년에는 세계 최초로 사물인터넷(IoT) 모션베드를 론칭하면서 고급스럽고 세려된 이미지를 구축했다. 이때부터 체리쉬 브랜드 이미지와 어울리고 인공지능 가구 등 미래 지향적인 브랜드 컨셉과도 잘 부합되는 신비로운 이미지를 가진 배우 원빈을 전속모델로 기용했다.

아울러 체리쉬는 원빈을 전속모델로 기용하면서 브랜드 이미지와 인지도를 극대화해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사업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체리쉬는 수익성 하락은 면치 못했다.

최근 2년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226억3255만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157억5633만원으로 떨어졌고, 같은 기간 12억314만원이던 영업손실은 68억8156만원으로 대폭 올랐다. 체리쉬가 렌탈사업으로 분위기 반전을 꾀했지만 통하지 않은 셈이다. 수익성 뿐 아니라 체리쉬는 또 다른 악재가 겹쳤다.  

체리쉬가 무단으로 토지를 변경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것. 다음맵 로드뷰로 확인해본 결과 해당 지역의 일부를 2011년부터 올해까지 무려 10년을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해당 토지는 고양시 덕양구 화전동 373-27번지로 ‘논’으로 기재된 곳이다. 이곳이 체리쉬 본사(373-1) 뒤편에 자리잡고 있어 내방객이나 회사 직원들의 주차장으로 용도를 변경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행위는 농지법 34조에 위반하는 행위다. 농지법 34조란 농지를 본래 용도로 사용하지 않거나 주차장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개발행위허가를 받아야 하는 대상은 건축물의 건축, 토지의 형질 변경 시 개발행위허가를 받도록 명시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56조를 위반했기 때문이다.

4년 전부터 민원 넣었지만 ‘그대로’
비용 부담·변경 절차 까다로워 방치

이를 어긴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쉽게 말해 농지에는 농작물을 재배해야 하고 다른 용도로 사용할 경우 농지법에 따라 소정의 절차를 거친 후 관할당국의 허가를 득해 사용해야 한다. 2016년에도 농지 불법전용 행위에 관해 민원을 넣어 지자체로부터 관련법에 의거해 행정 처리를 하겠다고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4년이 지났음에도 체리쉬는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해당 지자체에 확인해본 결과 2019년에도 이와 관련한 민원이 접수됐다. 당시 해당 번지 수인 373-27번지에 컨테이너와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어 조치를 했지만 그때뿐이었다. 올해도 주차장으로 사용된 흔적이 드러났다. 


민원에 대해 지자체는 “해당 농지는 허용된 목적에 맞게 충실히 사용돼야 한다. 주차장 등 다른 용도로 사용 시 농지법34조에 따른 농지전용허가 대상임을 알려드린다”고 답했다. 
 

▲ 체리쉬 침대

이어 “해당 농지는 개발제한구역으로 농지전용허가를 받지 않은 농지인 것으로 확인돼 관련법 위반으로 농지불법단속 부서인 덕양구청 산업위생과 및 건축과로 통보해 조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불법 위반 조치와 관련해 자체 관계자는 “이곳은 작년에도 이와 관련한 민원이 접수돼 주차장과 컨테이너를 치우라고 통지했다. 하지만 올해도 똑같이 반복된 것으로 안다. 올해는 산업위생과서 허가를 받고 운영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토록 매년 민원이 접수되고 있지만 체리쉬는 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일까.

해당 주소지 인근에는 체리쉬 본사가 자리 잡고 있다. 지목상 농지를 주차장 등으로 용도변경해 사용하는 것은 세금 관련 비용의 부담을 피하기 위함으로 판단된다. 전용 시 농지부담금 공시지가의 30%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농지 변경 절차도 까다롭기 때문에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체리쉬 측에 문자와 이메일을 보냈지만, 회신은 오지 않았다. 

본사 뒤편

지자체 또 다른 관계자는 “해당 지역은 한 가지 용도가 아니다. 주차장 지역은 1종일반 주거지역으로 돼있고 그 뒤쪽이 개발제한 구역이다. 주거지역으로 행정적으로 농지전용으로 허가된다. 불법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지목은 바꿔서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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