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골프 시장 현주소

2019.06.18 09:33:16 호수 1223호

이용료 오르고
내장객 줄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펴낸 <레저백서 2019>와 유원골프재단이 발간한 <한국 골프산업백서>를 보면 한국 골프 시장의 현주소를 가늠할 수 있다. 골퍼들의 움직임과 니즈가 어떻게 흘러가고 변화하고 있는지가 드러난다.
 



<레저백서 2019>는 매년 발간하는 책으로 올해로 출간 20주년을 맞았다. 신국판형, 511쪽에 이르는 이 책에는 특히 골프산업이 본문과 부표를 포함해 244쪽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비중 있게 다뤄지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앞선 일본의 통계자료를 함께 수록해 골프업계의 경영지침서로 평가받고 있다.

유원골프재단이 2017년에 이어 두 번째로 내놓은 <한국 골프산업백서>는 필드 골프는 물론 스크린골프와 프로골프대회, 골프용품, 각종 시설, 유통 등 골프와 관련된 모든 산업군의 시장규모와 가치를 분석했다. 두 기관이 내놓은 자료들만 봐도 한국 골프 시장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을 정도다.

골프장  방문객
8년 만에 감소

한국 프로 골퍼들이 세계무대에서 눈부신 활약을 거두면서 미국, 일본과 달리 늘어나기만 하던 국내 골프장 내장객이 8년 만에 감소 추세를 나타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소장 서천범)가 펴낸 <레저백서 2019>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장 내장객은 3584만6000명으로 집계돼 2017년 3625만2000명보다 1.1% 줄었다. 국내 내장객이 줄어든 것은 2011년 이후 8년 만이다. <레저백서 2019>에 따르면 골프인구는 2017년 이래 2년째 감소하고 있다.


2007년 2000만명을 돌파한 국내 내장객 수는 이후 줄곧 늘어났다. 2010년 수도권 이외 지역 회원제 골프장에 감면해주던 개별소비세가 환원되면서 내장객은 잠시 줄었지만, 그해뿐이었다. 2011년 2600만명을 넘어섰고 이후에도 해마다 3~8%씩 늘어나는 증가세는 이어졌다.

글로벌 금융 위기와 젊은 층의 골프 기피 등이 겹쳐 골프장을 찾는 사람이 꾸준히 감소한 미국, 일본과 달리 국내에서는 골프에 대한 30~40대의 관심이 높고 골프장이 지속해서 늘어났으며, 스크린 골프의 확산이 필드 수요로 이어진 덕이었다고 레저산업연구소는 분석했다.

골퍼들 움직임과 니즈 변화
2017년 이어 두 번째 백서 발간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런 골프 열기가 한풀 꺾인 것은 골프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섰고, 골프장 이용료 상승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린피와 각종 부대비용이 많이 드는 회원제 골프장 내장객이 많이 줄어든 것이 전체 내장객 감소를 이끌었다. 회원제 골프장 내장객은 2017년 1618만9000명에서 지난해 1475만명으로 무려 8.9% 줄었다. 회원제 내장객은 2015년 1775만명을 정점으로 계속 줄어들었다. 그나마 대중제 골프장 내장객이 2017년 1831만명에서 1931만명으로 5.4% 증가해 전제 내장객의 감소세를 완화했다.

골프장의 혼잡도 지표인 홀당 이용객도 줄었다. 회원제 골프장의 홀당 이용객은 지난해 3684명으로 2017년보다 3.5% 감소했다. 대중제 골프장도 3905명으로 2.4% 줄어들었다.

서천범 소장은 “골프붐이 진정되는 데다 입장료를 3~4% 대폭 인상해 홀당 이용객 수 감소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개장하는 골프장이 올해와 내년에 30개소에 달하면서 전체 이용객 수는 소폭 증가에 그칠 것이나, 수익성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인력, 비용 등의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대중제 골프장
8년간 17% 인상

골프 대중화라는 말과 역행이라도 하듯 대중제 골프장의 이용료는 계속 인상되고 있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수준의 대중화와는 거리가 있는 부분이다.

<레저백서 2019>에 따르면 대중제 골프장의 주중 이용료(입장료+캐디피+카트피)는 올해 17만9200원으로 8년 전인 2011년보다 무려 17.4%, 토요일 입장료는 13.8%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골프장 이용료 상승률은 2011~2019년 동안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10.9%를 크게 상회한 것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골프장 이용료가 인상된 것은 골프장 수에 비해 골프 인구가 많은 골프의 ‘초과수요 현상’이 지속되면서 골프장들이 이에 편승해 이용료를 인상시켜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골프장 이용료 중에서 가장 많이 인상된 것은 캐디피였다. 팀당 캐디피는 2011년 9만6400원에서 올해는 12만원으로 무려 24.7%, 회원제는 23.0% 인상되었다. 팀당 캐디피가 2013년부터 일부 고급 골프장을 중심으로 10만원에서 12만원으로 인상되면서 전체 골프장으로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캐디피는 골프장의 수입이 아니기 때문에 인상이 빨랐다. 현재 가장 비싼 캐디피를 받는 곳은 대중제인 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으로 팀당 14만원이다.

골프장의 주 수입원인 그린피도 8년 전보다 크게 올랐다. 대중골프장의 주중 입장료는 8년 전보다 16.9%, 토요일은 12.6% 올랐다. 회원제 골프장 역시 비회원 주중 입장료는 8년 전보다 7.2%, 토요일은 7.6% 올랐다.

골퍼들의 원성이 높은 카트피도 많이 올랐다. 대중골프장의 팀당 카트피는 2011년 7만3900원에서 올해는 8만1700원으로 10.6%, 회원제는 8.7% 인상되었다. 팀당 카트피가 9만원 이상인 대중골프장이 2011년 2개소에서 올해는 56개소 급증했고, 회원제 골프장도 같은 기간에 18개소에서 95개소로 크게 늘어났다. 현재 팀당 카트피가 12만원인 곳은 곤지암, 제이드팰리스CC 회원제 2개소이다.

이처럼 회원제보다는 대중제 골프장의 입장료 상승률이 높은 것은 신규 개장하는 대중제 골프장들이 대부분 고급스러움을 추구해왔고,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전환한 골프장들이 입장료를 거의 인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 골프장의 입장료를 비교해보면 한국 대중골프장의 2018년 주중 입장료는 2006년보다 20.7% 상승한 반면, 일본 회원제 골프장의 주중 입장료는 2017년 5454엔으로 2006년보다 26.3% 하락했다. 한국 골프장은 골프붐으로 입장료가 계속 인상되었지만, 일본 골프장은 버블이 붕괴된 1992년 이후 골프장 공급과잉으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서천범 소장은 “골프장 홀당 이용객 수가 이미 감소하고 있는 데다 골프장 이용료의 지속적인 인상으로 골퍼들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면서 골프장 경영실적도 악화시킬 것”이라면서 “미국, 일본 골프장처럼 이용객 수가 급감하면서 골프장 산업이 크게 위축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라고 경고했다.

골프장 이용료 인상분 중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캐디피에 대한 골퍼들의 원성이 자자한 가운데 캐디 없이 라운드가 가능한 골프장은 91곳으로 늘어나 4년 만에 거의 2배로 늘어났다. 2015년에만 해도 캐디를 동반하지 않고 라운드 가능한 골프장은 51개에 불과했다.

캐디 없이 라운드
가능 골프장  91곳


국내에서 캐디 없이 골프를 칠 수 있는 골프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아예 캐디가 없는 ‘노캐디’ 골프장과 골퍼가 캐디 없는 라운드를 선택할 수 있는 ‘캐디 선택제’ 골프장이다. 노캐디 골프장은 48개, 캐디 선택제를 병행하는 골프장은 43개로 집계됐다.

노캐디 골프장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로는 골프장별로 캐디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졌고, 캐디피에 부담을 줄여 저렴하게 골프를 치고 싶어 하는 골퍼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게 한국레저산업연구소의 분석이다.

그러나 여전히 국내 300개 이상의 골프장에선 캐디를 동반하지 않으면 라운드를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캐디피는 골프장마다 다르게 적용하고 있으며, 국내에선 18홀 기준 평균 12만원이다. 18홀 라운드 기준 그린피가 10만원 미만의 골프장에서 라운드할 경우 1인당 캐디피가 전체 이용료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게 되는 셈이다.

캐디피는 점점 상승해 최근 수도권의 일부 골프장에선 13만원까지 높아졌다. 이 때문에 캐디가 골프 대중화의 걸림돌이라는 따가운 지적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에 캐디를 동반하지 않고도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골프장은 점점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연구소 측의 설명이다.
 

그 대안으로 ‘마샬캐디’ 제도가 주목을 받고 있다. 골프 경험이 풍부한 50대 이상의 퇴직자들이 주로 맡는 마샬캐디는 남여주CC, 벨라스톤CC, 아세코밸리CC 3개 골프장이 시행 중이다.

마샬캐디는 전동 카트 운전과 남은 거리 알려주기 등 원활한 경기 진행을 이끌고 안전사고를 방지하는 역할을 주로 한다. 공을 닦아주거나 그린 경사를 읽어주는 일은 하지 않는다. 대신 캐디피는 절반 가까운 7만원을 받는다.

서천범 소장은 “벨라스톤 CC는 마샬캐디 도입 이후 내장객 증가로 수입이 늘어났다”면서 “골프장과 골퍼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제도”라고 말했다.

지난 5월15일 유원골프재단이 발간한 <한국 골프산업백서>에 따르면 한국 골프 시장은 지난 2년간 1조6538억원이 증가해 연간 7%씩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에 이어 두 번째 발간된 이 백서에서는 필드 골프는 물론 스크린골프와 프로골프대회, 골프용품, 각종 시설, 유통 등 골프와 관련된 모든 산업군의 시장규모와 가치를 분석했다.

국내 골프시장
규모 12조 넘어

직접 플레이하거나 관람하는 갤러리와 TV 시청자들을 ‘본원시장’, 골프용품과 골프장운영, 시설관리 등을 ‘파생시장’으로 구분했다. 본원시장은 전체의 39.8  %인 4조9409억원, 파생시장은 60.2%인 7조4619억원을 차지했다. 본원시장 중에서는 관람시장(19억원)에 비해 참여시장(4조9390억원)이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참여시장에서는 필드 골프가 2조8382억원(57.4%)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스크린골프는 1조2819억원(25.9%), 실외연습장과 실내연습장이 각각 6344억원(12.8%), 1003억원(2%) 규모다. 필드 골프와 더불어 스크린골프의 비중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파생시장은 골프용품이 5조4194억원(72.6%)으로 가장 컸고, 이 가운데 유통 분야가 무려 3조5200억원으로 65%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시설운영시장 7949억원(10.7%), 골프관광시장 5761억원(7.7%), 골프시설개발시장이 3300억원(4.4%)으로 뒤를 이었다.

골프연습장 이용자 207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소비 지출 행태는 필드 골프의 경우 ‘연간 6~  10회’이용한다는 응답이 22.7%로 가장 많았다. 스크린연습장은 ‘연간 31회 이상 방문했다’는 응답이 39.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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