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의 코웨이 인수 괜찮나?

2018.11.05 10:39:46 호수 1191호

4000억으로 1조7000억 회사 꿀꺽?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웅진그룹의 코웨이 짝사랑이 결실을 맺었다. 윤석금 회장의 꿈이 이뤄진 셈. 웅진씽크빅을 통해 코웨이 재인수에 성공했다. 하지만 인수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 시장의 우려가 나왔다. 축하받아야 할 시기 위기설부터 진압해야 할 상황이다. 시장의 반대 이유를 확인했다.
 

▲윤석금 웅진 회장


웅진그룹이 코웨이 재인수에 성공했다. 웅진그룹은 5년7개월 전, 그룹 경영난에 봉착하면서 코웨이를 매각했다. 코웨이를 다시 사들인 데는 윤석금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 그동안 공공연하게 윤 회장은 코웨이 재인수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주가 뚝뚝

웅진그룹은 코웨이를 주력 계열사로 성장했다. 1989년 설립된 코웨이는 1998년 업계 최초 ‘렌털’ 서비스로 시장 장악력을 높이며 매출 1조원을 달성해 시장에 놀라움을 안기기도 했다. 이점이 윤 회장에게 강력한 향수로 작용했다.

윤 회장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다양한 투자기법이 동원됐다. 웅진이 30일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웅진은 코웨이 경영권 지분 22.17%를 MBK파트너스로부터 인수한다. 웅진은 지난 29일 이사회 결의를 거쳐 코웨이 해당 지분을 1조6849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수 예정일은 3월15일이다.

웅진 측에 따르면 우선 인수대금의 55%인 9300억원은 인수금융을 통해 인수 지분인 코웨이 주식을 담보로 조달할 계획이다. 나머지 인수대금은 재무적투자자(FI)를 통해 3800억원가량 조달한다. 웅진그룹 측에서는 유상증자를 통해 1200억원 정도의 자금이 조달한다.


여기에 할용되는 계열사는 웅진씽크빅이다. 지난 8월말 웅진씽크빅은 유상증자 계획을 내놨다. 발행주식수는 4200만주이다. 우리사주조합과 구주주를 대상으로 신주를 배정할 계획이다. 이후 일반공모를 통해 나머지 지분을 배정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12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고도 모자란 자금은 보유현금과 단기 대출을 통해 마련할 방침이다. 정리하면 웅진그룹이 직접적으로 4000억원가량의 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씽크빅 통해 코웨이 재인수
1조3000억 이상 차입할 계획

웅진그룹 측은 현재의 상황을 낙관하고 있다. 윤석금 회장은 인수 관련 기자간담회를 통해 “서비스·시스템 혁신을 통해 무한 성장 발판을 마련하겠다”며 “웅진과 코웨이가 합쳐 시너지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렌탈 사업은 갈수록 좋은 업종이 될 것”이라며 “코웨이와 연관 지어 할 수 있는 사업을 계속해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선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코웨이 재인수 발표 후 가장 먼저 반응한 곳은 인수대상인 코웨이다. 코웨이 시가총액은 웅진그룹의 재인수 발표이후 1조5424억원 감소했다.
 

▲웅진코웨이 사옥

지난달 29일 증시서 코웨이 주가는 전일대비 2만900원(24.91%) 하락한 6만3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일까지 6조원을 넘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4조원대로 줄었다. 이날은 웅진-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 MBK파트너스와 코웨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면서 재인수 소식을 공식화한 날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은 재인수 발표 전에도 있었다. 앞선 지난 8월말 웅진씽크빅은 코웨이 인수를 위한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밝혔다. 통상 대규모 유상증자는 시장에 악재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투자 내용에 설득력이 떨어질 경우 주주들이 이탈하는 경우도 있다.

웅진씽크빅 주식 7.2%를 쥐고 있는 KB자산운용이 지분 대부분을 처분하자 부정적인 반응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KB자산운용은 웅진씽크빅이 지난 8월31일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3일 뒤인 9월3일  274만1135주 가운데 224만4060주를 처분했다.

이후에도 주식을 추가로 처분하면서 9월28일 기준 KB자산운용이 가지고 있는 지분은 54주에 불과하다. 시장에서는 KB자산운용이 웅진씽크빅 유상증자와 향후 투자계획에 투자 매리트를 잃은 것으로 판단하고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증권사들의 우려는 좀 더 구체적이다.

“너무 무리하는 거 아냐?”
시장 우려 벌써부터 팽배


줄줄이 코웨이의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고 있는 것. 30일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목표주가를 10만원서 7만3000원으로 내렸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10만8000원서 9만5000원으로 낮췄다. IBK투자증권의 경우 11만원에서 9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메리츠종합금융증권도 10만2000원서 7만5000원으로 내렸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달 31일 “(코웨이가) 웅진에 피인수될 경우 불확실성은 수익성”이라며 “그룹으로 브랜드 로열티 뿐만 아니라 그룹 내 신규 투자나 계열사 간 계약으로 코웨이의 경영 효율성과 현금흐름이 훼손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렌털 시장 규모는 31조9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최근 몇 년간 시장은 전년대비 10% 가량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수준으로 성장이 계속된다면 2020년 40조원대로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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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그룹 입장서 코웨이 인수를 통해 688만개의 렌털 계정수를 확보해 국내 업계 최대 규모의 회사가 되면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LG그룹, SK그룹 등 대기업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경쟁자들이 시장에 진입하고 있어 시장이 과열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청호나이스, 쿠쿠홈시스 등의 경쟁자도 만만찮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SK매직은 지난 7월 기준 145만개까지 계정 수를 늘렸다. 이 외의 경쟁자들도 100만개 이상 확보하면서 향후 경쟁이 격화될 조짐이다.

승자의 저주?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윤석금 회장의 꿈에 웅진씽크빅이 동원됐다”며 “투자에 대한 판단은 향후에 이뤄지겠지만 웅진그룹의 청사진 계획에도 시장의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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