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러닝메이트 짝짓기’ 막전막후

2012.01.04 10:55:00 호수 0호

‘파란기와집’ 입성 꿈꾸는 잠룡들 “당권은 내 운명”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민주통합당이 ‘당권경쟁’으로 후끈 달아오른 모양새다. 예비경선을 통해 당권주자들이 9명으로 압축되며 경쟁구도가 가열되고 있는 것. 이번 지도부는 다가오는 총‧대선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만큼 막중한 임무를 띠게 된다. 특히 차기 당권을 거머쥔 자가 킹메이커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당권후보와 대선후보 간의 ‘짝짓기’가 한창이다. 짝짓기를 통한 결실에 따라 대권주자들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민주통합 당권주자들 다양한 세력 골고루 본선 진출
한명숙-박지원-문성근 3파전…중위권 다툼도 치열



민주통합당의 2012체제를 진두지휘할 ‘당권 경쟁’이 본격화된 양상이다. 새 지도부 구성을 위한 방식과 일정 등 ‘게임의 룰’은 이미 세팅된 지 오래다. 오는 15일에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를 포함한 총 6명의 새 지도부를 선출하게 된다. 선거방식은 대의원 30%+당원·시민 70%인 ‘1인2표제’로 진행된다.

시민참여율 높아
예측불가한 승부

당초 차기 지도부 입성을 꿈꾸며 출사표를 던진 당권 주자들은 15명에 달했다. 지난해 12월19일 한명숙 후보가 스타트를 끊은 이후 민주당 출신의 박지원‧이인영‧김부겸‧우제창‧신기남‧이종걸‧박영선‧이강래‧김영술‧김태랑 등 11명의 후보와 시민통합당 출신의 문성근‧김기식‧이학영‧박용진 후보의 도전이 이어졌다.

이어 12월26일 열린 예비경선(컷오프)을 통해 최종 후보자가 9명으로 압축된 상태다.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듯 투표율도 상당히 높았다. 예비경선 당일 총 선거인 762명 중 729명이 참여해 95.7%의 투표율을 기록한 것. 투표는 ‘1인3표제’로 시행됐다.

당초 계획대로 후보자별 순위와 득표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빅3’로 분류되던 한명숙-박지원-문성근의 치열한 3파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9명의 최종 후보자들은 민주통합당이 ‘한 지붕 다문화가정’이라는 특색을 여실히 반영했다. 다양한 세력들이 골고루 최종 후보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 친노계에서는 한명숙·문성근 후보가 호남계로는 박지원·이강래 후보가 선전했다. 또 친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이인영·김부겸·박영선 후보와 시민단체 진영에서 이학영·박용진 후보가 컷오프를 통과했다.

9인의 후보는 지난해 12월28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전국 13개 지역에서 진행되는 후보자 합동연설회와 TV토론으로 유세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115 전당대회는
대권경쟁 전초전

민주통합당의 차기 지도부에는 갖가지 과제가 주어질 것이라고 정치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먼저 차기 지도부에는 다양한 세력이 통합에 참여한 만큼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제세력을 아우르는 리더십이 요구된다. ‘19대 총선 압승과 18대 대선 정권교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도 주어진다. 여기에 정당개혁을 통해 특정계파의 요직독점이라는 계파정치를 희석시켜야 하고, 지역주의의 한계를 벗는 것도 풀어야할 숙제다.

정당정치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강해진 상황에서 민심을 되돌릴 당 쇄신 작업도 주요 임무이다. 때문에 이번 지도부는 총‧대선을 진두지휘하며 ‘2012년 체제’를 여는 첫 관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본선은 시민투표의 비중이 높고 선거인단의 구성원을 예측할 수 없다. 이에 투표함의 뚜껑이 열리기 전까지는 승부를 예단할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본선 투표가 1인2표 방식으로 진행되기에 후보들 간의 합종연횡도 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1인2표는 선거인단 1명이 두 후보에게 표를 줄 수 있다는 얘기다.

1순위표는 이미 갈 곳이 정해진 ‘고정표’다. 하지만 2순위표는 전략적 연대 후보를 지지하거나, 연대후보가 없으면 선거인단의 개인적인 호불호에 의해 결정되는 ‘유동표’다. 때문에 당권 후보 간의 전략적 이합집산의 움직임이 당권 판세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무엇보다 대권 잠룡들이 당권 후보 누구와 ‘짝짓기’를 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차기 당권은 ‘킹메이커’로 대선의 교두보 역할을 할 전망이다. 잠룡들은 또 자신들이 지원한 후보가 받을 성적표에 따라 당내 지분을 가늠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대권경쟁력과 연결되는 사안이다. 1‧15 전당대회는 이제 대권경쟁 전초전의 성격이 짙어진 상태다.

당내 대권 잠룡은 ‘당권경쟁’에 누구와 짝 이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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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전당대회 결과에 차기 대선주자 희비 엇갈릴 것 

민주통합당의 대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인사는 손학규ㆍ정동영ㆍ정세균ㆍ문재인 상임고문이다. 이들은 정치적 성향과 지지기반이 달라 지원하는 당권 후보도 갈린다. 먼저 손 상임고문은 김부겸‧이인영‧박영선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손 상임고문은 대표시절 보폭을 맞췄던 세 명의 후보가 예비경선을 무난히 통과하며 일단 당내 지분을 통해 대선주자로 나갈 동력을 얻은 셈이다. 

김 후보는 그동안 손 상임고문의 측근으로 알려졌지만 오히려 원내대표 경선이나 사무총장 등 당직이 거론될 때마다 손 대표의 부담을 덜기 위해 자기희생적 결단을 내리는 모습을 보여 왔다. 손 대표 측근에서 “김 후보를 도와야 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박 후보 역시 손 상임고문 측근으로 분류된다. 손 상임고문은 지난해 10‧26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이어 이번에도 박 후보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 후보는 손 상임고문이 당 대표로서 야권통합작업을 추진할 때 야권통합특위 위원장을 맡아 서로 손발을 맞추며 야권통합을 이끌어낸 사이다.

정(동영) 상임고문은 자신의 조직을 빌려주면서까지 유일하게 밀었던 이(종걸) 후보가 고배를 마시며 대선주자로서 큰 타격을 받게 됐다. 지금까지 정 상임고문은 대중적 인지도를 차치하더라도 강한 조직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이번 컷오프 결과 정반대의 결과를 낳은 것.

정 상임고문은 본 경선에서는 한 후보나 문 후보 쪽으로 갈아탈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친노 진영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배신했다는 불신이 강해 얼마나 진정성을 인정받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때문에 한 후보와 문 후보가 본선에서 선전해도 정 상임고문의 대선 가도에 영향을 미칠지는 불투명하다는 게 당 안팎의 시각이다.

정(세균) 상임고문은 한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는 내년 총ㆍ대선 승리와 민주통합당의 전국정당화를 위해 일찍이 한 후보가 대표 적임자라는 판단 하에 오래 전부터 한 후보의 출마를 권유해왔다.

본선 뚜껑 열려야
잠룡 명암 판가름

그렇지만 한 후보는 구 민주계뿐만 아니라 친노 진영과 일부 486그룹 등의 전방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때문에 대세론을 등에 업은 한 후보가 당권을 장악한다 하더라고 정 상임고문이 공을 전부 차지하긴 어렵다는 평이다. 게다가 정 상임고문은 또 다른 지원대상이었던 신 후보가 탈락해 반타작에 그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문(재인) 상임고문도 한 후보와 문 후보를 집중 지원하고 있다. 특히 두 후보 모두 예비경선에서 선두권을 형성했을 가능성이 커 보이는 만큼 문 상임고문이 대권 경쟁력에서 한층 유리한 입지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문 상임고문과 한 후보가 각각 참여정부의 청와대 비서실장과 국무총리로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문 상임고문 입장에서는 문 후보도 각별하다. 두 사람은 오는 4‧11 총선에서 부산 출마를 선언했다. 문 후보가 연고도 없는 부산 강서을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과정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이 바로 문 상임고문이다.

이처럼 예비경선의 승패가 가려진 만큼 잠룡들의 1차 희비쌍곡선이 그려진 상태다. 하지만 여전히 후보들 간의 합종연횡이나 선거인단의 예측불가 등 ‘돌발변수’들이 남아있다. 때문에  섣불리 전대 결과를 속단할 수 없는 상태다.

결국 잠룡들의 명암과 희비는 본선 결과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이에 대권-당권 주자들 간의 짝짓기가 전대에서 어떤 결실을 맺을지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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