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대리운전’ 변종 성매매 기승

2011.12.23 17:25:00 호수 0호

“취하셨는데 저랑 잠깐만 쉬었다 가세요~”

무등록 대리운전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특히 여성운전자만으로 구성된 여성대리전문업체도 속속 등장하고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반 대리업체에서도 여성대리기사를 찾는 손님이 늘자 생활정보지 광고 등을 통해 여성 대리기사 모집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 여성 대리기사 대부분은 ‘투잡’이나 아르바이트 형태지만 일부는 노래방 도우미 생활을 했던 30~40대 여성들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들 중 일부는 영업 손실액 정도를 팁으로 받고 손님과 술자리까지 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드러나 성매매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오늘도 후텁지근한 밤거리를 종횡무진 달리고 있을 여성 대리기사들의 삶과 애환을 들어봤다.

늘어난 여성 대리기사…무등록 대리운전 ‘우후죽순’
‘섹시한 대리, 여대생 대리운전’ 하며 은밀한 유혹

워낙 많은 대리운전 업체들이 난립하며 최근에는 ‘제살깎기’ 영업경쟁까지 벌어져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이 대리운전을 윤락과 연결시켜 영업을 감행해 신종 매춘으로까지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남성 직장인들 사이에서 때 아닌 ‘꽃마차’가 유행하고 있다. 꽃마차란 일명 여성 대리운전기사를 일컫는 말로 최근에는 변종 성매매의 일환으로 자리 잡아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 여성 대리운전기사와 고객들 사이에서 불법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

대리 불렀더니 온
‘섹시 대리운전’



소문의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지난달 중순, 밤 10시께 ‘유흥 1번지’로 불리는 서울 강남을 찾았다. 밤이 깊어지자 네온사인이 화려하게 내려앉은 강남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넥타이 부대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냈다. 곧 이들에게 벌떼 같이 삐끼들이 몰려들었다. 이중에는 최근 몇 년 사이에 급속도로 늘어난 여성 대리운전기사들의 모습도 보였다.

그녀들이 뿌린 명함에는 ‘섹시한 그녀’에서부터 ‘여대생과의 은밀한 만남’ 등 낯 뜨거운 문구들로 가득했다. 대리운전을 지향하는 것인지 성매매를 알선하는 것인지 혼돈될 지경. 이와 관련, 회사원 황모(28)씨는 “얼마 전 여성대리운전 기사에게 차를 맡겼는데 장난삼아 ‘술이나 한잔 하자’고 하니까 ‘미리 연락을 달라’며 명함을 건네줬다”면서 “실제로 서로 마음만 맞으면 영업비 정도만 주고 술을 같이 마시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황씨는 얼마 전 회사 회식을 마치고 대리운전을 부르던 찰나, 그날 받았던 문제의 명함이 떠올랐다고 했다. 재미삼아 그곳에 전화를 건 황씨.

그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처음에는 이런 것이 있는지도 몰랐다”며 “이제는 단골이 되어서 자주 부르는 여성 대리운전기사가 따로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애초에 호기심 삼아 부르게 된 여성대리운전을 이제는 중독처럼 자주 이용하게 됐다는 것이 황씨의 전언이다. 일주일에 몇 번 정도 대리운전을 이용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직업상 손님을 접대하는 일이 비일비재해 적어도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이용한다”면서 “자주 이용을 하니 금방 VIP고객이 됐다.

지금은 전화하면 업주가 농담 삼아 원하는 연령대와 스타일이 어떻게 되느냐고 묻기도 한다”고 전했다. 여성대리운전을 선호하게 된 이유에 대해 그는 크게 두 가지를 들었다. 첫째는 여성 운전자가 훨씬 친절하고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준다는 것이다. 또 농담을 잘 받아주는 여성 운전자가 많아져 심심하지 않게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는 점도 여성 운전자를 선호하게 된 이유라고. 뿐만이 아니었다. 황씨는 “요즘은 여성 운전자들이 더 적극적”이라며 “여성 운전자가 차에 타자마자 ‘도착지가 어느냐, 중간 어디쯤에서 쉬어 갈 것이냐’고 묻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만취 승객 노린
변종 성매매 ‘주의보’

주로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지역과 대구등 영남의 일부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이 같은 대리운전 윤락은 밤업소 등과 연계해 취객들에게 여성 대리운전자를 소개한 뒤 은밀한 거래를 하고 있다. 2년 전부터 입소문을 통해 알려졌던 대리운전 윤락은 초기에는 한물간(?) 전직 나가요 출신 아가씨들이 개별적으로 영업을 해 온 것으로 알려진다. 주로 호텔가와 유흥업소가 많은 지역에 상주하며 취객들에게 “대리운전이 필요하냐”고 접근해 은밀한 거래를 제시했다는 것.

그러나 최근에는 ‘대리운전 보도방’같은 전문 업소가 생기면서 조직적으로 윤락을 알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대리운전 보도방’은 소개비를 따로 챙기고 시간당 2~3만원의 티켓을 끊어주는 속칭 티켓다방식 영업을 하고 있다는 게 유흥업소 종사자들의 전언이다. 심지어 1박2일식 출장형 대리운전 윤락도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불법 매매춘 행위를 아무 거리낌 없이 행하고 있는 대리운전 윤락의 피해는 이뿐만이 아니다.

업소 은퇴한 30대~40대 초반 여성접대부가 주류
만취남 노린 성매매…성폭행 누명+돈 협박 ‘주의’


만취한 취객들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것은 물론 성추행범으로 몰아 돈을 갈취하는 전문 꽃뱀까지 등장했다. 이러한 일부 여성 대리운전기사들의 불법 영업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쪽은 같은 직업을 가진 대부분의 여성 기사들이다. 실제로 대리운전을 하고 있는 주부 김수현씨는 “일부에서 행하는 일 때문에 남자 손님들이 성적인 농담을 자주 한다”며 “아이들 학원비를 벌기 위해 일하는데 요즘은 너무 힘들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렇다고 모든 여성 대리운전기사들이 불법 매매춘 영업행위를 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대학생과 20대 직장 여성들이 심야 대리운전기사로 활동하며 ‘주가’를 올리고 있다. 취업난과 아르바이트난에 허덕이는 20대 여성들이 대리운전업계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 소문은 업계를 중심으로 삽시간에 퍼졌고, 이들 여성 대리운전기사를 부르는 손님들도 부쩍 늘었다. 대리운전 경력 6개월째인 임수진(가명·29)씨는 심야 대리운전업계에서 이른바 ‘얼짱’으로 통한다.

“여성기사 모자라요”
인기는 여전해

밤이면 고정 고객들의 전화가 이어지기 때문에 유흥가 주변에서 헤매고 다닐 필요도 없다는 것이 그녀의 전언이다. 어학연수를 준비하고 있는 임씨는 “공부를 하기 위해 운전대를 잡게 됐는데 손님들이 ‘딸 같다’며 많이들 찾아준다”며 “여성 고객들의 반응도 좋아 당초 계획보다 어학연수 일정도 앞당겼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들 20대 여성 대리운전기사들은 기존 ‘아줌마 대리운전기사’에 비해 탄탄한 영업망까지 구축하고 있다.

급증하고 있는 여성 운전자들이 최대 고객이다. 때문에 이들 간의 경쟁도 매우 뜨겁다. 마케팅 기법도 천차만별이다. 백화점과 스포츠센터, 아파트 주거단지를 중심으로 여성 운전자들을 직접 찾아 나서고 있는 것도 일반 대리운전기사와 다르다. 그러나 여성 대리운전기사는 취객 운전자를 상대해야 하므로 남성 운전자에 비해 어려운 점도 많다. 운전 중 술 취한 남성 고객들의 추태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 이와 관련, 수도권에서 만난 한 여성 대리운전기사는 “주로 여성 고객들만 상대하다가 가끔 남성 고객을 태우다 보면 꼴불견일 때가 대부분”이라며 “비상시를 대비해 전자충격기 등을 소지하고 다닌다”고 귀띔했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