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대리운전자 미니 인터뷰

2011.12.23 17:25:00 호수 0호

생계형 여성대리운전자 ‘두 번 울린다’

20대 여성 대리운전자 김혜경(가명·27)씨와 막간 인터뷰를 했다. 그녀는 “추태 부리는 취객 대처가 가장 난감”하다고 운을 떼었다.



- 대리운전을 하게 된 경위는?
▲ 지방에서 올라와 달리 취직도 되지 않고 마땅한 돈벌이도 없어서 이 일을 하게 됐다.

- 대리운전을 하려면 자격조건은?
▲ 서류전형도 필요 없이 운전면허 2종 이상만 소지하고 있으면 경력이 없어도 무관하다.

- 하루에 얼마나 버나?
▲ 일요일을 제외하고 주중 저녁 8시부터 새벽 3시까지 일을 하면 매일 7만원 정도는 벌 수 있다.

- 여성 대리운전기사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 우선 손님들이 남성 대리운전기사보다 여성을 더 선호한다. 그 이유는 운전을 더 안전하게 할 뿐만 아니라 편안하게 말동무를 해주기 때문이다.

- 여성 대리운전기사로서의 애환은?
▲ 남성 취객들 중에 극히 일부지만 진한 농담을 던지거나 추행을 시도하는 이들이 간혹 있다. 운전 중에 취객의 이런 농담이나 추행에 강력히 대응하기란 어려워 이런 취객을 만날 때 이만저만 힘든 게 아니다. 게다가 나중에 경찰에 신고해도 ‘취해서 모르고 한 일’이라는 식으로 말해버리거나, 잡아떼는 경우가 많아 골치가 아플 지경이다. 또 취객이 정신을 못 차려서 자기 집을 제대로 찾지 못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1시간 이상 집 근처에서 차로 헤맨 적도 수차례 있다.


- 가장 꼴불견이었던 손님은?
▲ 언제인지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강남에서 잠실까지 운전하는 대가로 1만2000원을 받기로 하고 차를 몰았다. 자신을 ‘대기업 간부’라고 소개한 차량 주인은 이미 취기가 오를 대로 오른 상황이었다. 자신의 이름 석 자만 대면 안 통하는 곳이 없다며 그 와중에 자랑까지 늘어놓더라. 여하튼, 10분쯤 차를 몰았을까. 잠이 든 줄만 알았던 차량 주인이 갑자기 차를 세우라고 하길래 속이 거북하나보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웬걸 앞좌석으로 바꿔 앉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요즘 아내가 바람을 피는 것 같아 속이 상해 한잔했다. 술이나 한잔하자”면서 십만원권 수표를 여러장 꺼내 보였다. 불쾌한 감정에 뒷좌석으로 이동하지 않으면 차를 버리고 가겠다고 했더니 “돈 없어서 일하는 거 아니냐, 돈을 주겠다는 데도 마다하는 ××같은 년”이라면서 자리를 옮겨 이내 잠이 들더라.

-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 지는데 이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다면?
▲ 경쟁이 심하다 보니까 중간에서 손님을 가로채는 경우가 많다. 손님과 통화하고 곧바로 달려갔는데 10여분 뒤 약속장소에 손님이 없어 전화를 걸었더니 이미 다른 대리운전자와 함께 떠난 뒤였다. 이들을 속칭 ‘날치기 대리기사’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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