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한 명이 살린 6명의 목숨

2011.10.31 10:04:09 호수 0호

“나를 따돌리고 너희들만 죽을 순 없지”

[일요시사=이수지 기자] 동반자살을 함께 하기로 해놓고 자신을 빼고 일행들이 자살 여행을 떠나자 당사자가 이 사실을 곧바로 경찰에 알려 자살을 막은 해프닝이 벌어졌다.

지난달 18일 오후 3시10분께 경기도 수원중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를 찾아온 고모(26)씨는 “인터넷사이트에서 만난 남자 5명, 여자 1명 등 모두 6명과 함께 자살을 하기로 했는데 나만 빼놓고 갔다”고 신고했다.

곧바로 사건을 넘겨받은 이 경찰서 실종수사팀은 위성항법장치(GPS)로 이들이 타고 떠났다는 렌터카를 추적했다. 경찰은 이어 이들 일행이 이날 오후 5시께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고, 공조수사에 나선 가평경찰서는 이들 가운데 2명을 가평역 인근에서 붙잡았다.

또 추적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렌터카에서 미리 내려 가평의 한 모텔에 투숙했던 나머지 3명은 출동한 경찰에게 발견돼 가족들에게 인계됐다. 그러나 집단자살을 계획한 정모(40)씨는 수원에서 청평으로 가던 중 갑자기 차에서 내려달라고 말한 뒤 종적을 감춰 경찰이 추적중이다.

경찰조사 결과, 이틀은 수원시내에서 승합차를 빌린 뒤 번개탄 8장과 연탄, 화로, 수면유도제, 유서 등을 싣고 6명이 함께 탔으나 자리가 비좁아 고씨를 빼놓고 ‘자살 여행’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신고한 고씨는 경찰에서 “만나기로 했던 일행 1명이 휴대전화로 ‘자리가 부족하다’며 연락을 해와 나만 따돌림을 당한 것 같아 화가 나서 신고했다”고 말했다. 수원중부서 서승기 실종수사팀장은 “이유야 어쨌든 고씨 신고로 젊은이들의 집단자살을 막을 수 있었다”며 “자살여행을 계획한 정씨는 자살방조 등의 혐의로 행방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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