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둘러싼 의혹 파문 일파만파

2011.10.24 10:00:00 호수 0호

까도 까도 계속 나오는 의혹녀 ‘까도녀’

[일요시사=이혜경 기자]얼마 전 ‘차도남’(차가운 도시 남자) ‘까도남’(까칠한 도시 남자)라는 말이 유행이었다. 이  유행어는 10·26 재보선에 나선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에게도 적용되고 있다. 세금탈루, 사학법 제정 반대 청탁, 고가의 피부클리닉 회원권 등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 되자 네티즌들은 그에게 ‘까도녀’(까도 까도 계속 나오는 의혹녀)라는 별명을 붙여 준 것이다. 이에 나 후보에게는 서울시장 선거 결과와 별개로 의혹해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고, 이는 앞으로 나 후보의 정치인생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여겨진다.

무관하다던 아버지 학교에서 이사로 재직
최고 1억원 다이아몬드 700만원으로 신고


나 후보는 이번 선거를 맞아 박원순 후보에게 먼저 “네거티브전 말고 철저한 공약 대결을 벌이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한나라당과 나 후보는 끊임없는 의혹 제기로 박 후보를 궁지에 몰아넣었다.

옛말에 ‘되로 주면 말로 받는다’고 했던가. 온갖 진흙탕 싸움으로 몰고 가던 나 후보 측이 역공을 맞아 자승자박에 빠진 형국이다.

‘사학재벌의 딸’

나 후보에게 일명 ‘사학재벌의 딸’이라는 수식어는 정치권에서 공공연하게 알려져 왔던 사실이다. 그간 아버지 문제만 나오면 발끈하며 “서울시장 선거는 나의 선거지 아버지의 선거가 아니다”며 선을 그어왔다.
 
하지만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이 과거 나 후보가 자신을 찾아와 부친 학교에 대한 감사를 빼달라고 청탁했다고 주장하며 문제가 불거졌다.

정 전 의원은 나 후보가 이를 전면 부인하자 “관훈 토론회에서 의총이나 교과위에도 가지 않았다고 하는데, 나를 찾아와서 얘기를 하지 않았냐?”며 “나 후보가 우리 방에 왔다는 것 자체가 청탁”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의원이 당시 만남을 재구성해 공개하자 나 후보는 “청탁의 대상이 될 건이 없었다. 정봉주 주장은 정치공세”라 일축했고 사무실을 찾아간 이유에 대해서는 “정 전 의원과 당시 인터넷에서 여러 가지 루머가 있었다”며 루머를 해명하기 위해 찾아 갔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나 후보가 아버지 소유 학교 의혹과 자신의 무관성을 주장하자 나 후보가 문제 학교의 이사라고 추가 폭로하며 나 후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정 전 의원은 “우리가 문제제기하고 있는 화곡중·고등학교를 갖고 있는 홍신학원은 아버지 학교임과 동시에 나 후보가 2001년부터 현재까지 이 학교의 이사로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 인터넷 매체가 확보한 홍신학원 등기사항 전부 증명서에 따르면, 나 후보는 2001년 6월 19일 화곡중·고 등이 소속된 흥신학원의 이사로 취임해 그해 7월 4일 등기이사로 등록됐으며, 2005년 2월 25일 중임돼 현재까지 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의 화곡중·고교는 소속 교사 등이 나 후보에게 정치후원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학교이기도 하다.

나 후보가 변호사 시절 수임료를 본인이 아닌 직원 명의의 계좌로 받아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나 후보는 2003~4년 한나라당 운영위원으로 재직할 당시 서울중앙지법 근처에 ‘나경원법률사무소’를 운영했다.
 
세무당국은 변호사 사업등록자 계좌(사업용 계좌)를 본인 명의로 신고하고 해당 계좌로 수임료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이 규정은 2003년 당시에는 탈세 예방을 위한 권고사항이었으나 2006년부터는 의무조항이 됐다.
 
하지만 나 후보는 사업용 계좌 대신 사무소 여직원 김모씨의 계좌로 일부 수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세무전문가들은 변호사나 세무사 등이 세무신고를 축소해 세금을 탈루하기 위한 통상적 방법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나 후보는 “변호사의 판결에 집중하느라 이 같은 방법을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박 후보에 대해 허위학력 의혹을 제기하며 줄곧 괴롭혀온 나 후보에 대한 허위학력 게재 의혹도 제기됐다.
 
박 후보 측의 우상호 대변인은 지난 19일 “오세오닷컴(www.oseo.com)의 나경원 후보 약력에 보면 ‘서울대학교 대학원 법학박사’로 기재되어 있다”며 “나경원 후보는 서울대학교 대학원 법학박사의 학위를 가진 적이 없는데 오세오닷컴은 왜 이러한 학위를 기재하고 있는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나 후보는 오세오닷컴 주식 3500주를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와 함께 “나경원 후보가 등록한 재산목록을 보면 2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반지가 등록되어 있고 시가를 700만원으로 신고하여 재산등록을 한 바 있다”며 “저희가 보석전문가들에게 물어본 결과 2캐럿짜리 다이아몬드는 통상적으로 최고 8천만원에서 1억원이 나가며, 일반적인 2캐럿짜리 다이아몬드의 평균 시가는 약 3천만원대에 달한다고 들었다”고 주장하며 다이아 의혹도 제기했다.
 
나 후보는 “다이아몬드는 나 후보가 결혼할 때 시어머니가 선물로 준 것으로, 재산신고 당시 시어머니가 그 정도 가격이라고 얘기를 해서 그렇게 기입했다”고 밝혔다.

또한 1인당 연간 1억 원의 고액 피부관리샵 A클리닉을 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나 후보는 A클리닉에 다닌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고액 회비 납부 여부는 부인했다. 나 후보는 “김 원장과는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사이로 (김 원장이) 나에게는 실비만 받아서 연 회비 1억 원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 후보는 “프라이버시 때문에 액수는 밝힐 수 없다”며 “시장이 된다면 피부클리닉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관리 하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나 후보가 지난 4.27 재보선을 사흘 앞둔 24일 자신의 지역구인 중구의 청장 재보선에 나온 최측근 최창식 후보를 지원하는 유세에서 “민주당 때문에 생긴 선거, 내가 민주당 당협위원장, 민주당 대표라면 주민혈세 쓰는 재선거에 후보 내겠냐”고 말한 사실도 밝혀졌다.

이런 비난의 경력이 있으면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무리하게 주민투표를 강행하다 실패하자 시장에서 사퇴한 결과로 치러지는 선거이고, 주민투표 등을 포함해 주민혈세 500억 원이 낭비되는 선거에 자신이 직접 후보에 나선 것이다.

말 다르고, 행동 달라

이처럼 나 후보에 대한 의혹은 캐도캐도 끊이지 않고 나오는 고구마 줄기와도 같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부분이 있을지라도 국민을 대표하는 공직자로서 인품과 자질에 의문점이 가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는 서울시장 당선 유무와는 별개로 나 후보가 공직 생활을 하는데 크나큰 오점과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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