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 등을 중심으로 시행한 환경부의 일회용컵 사용 금지 정책이 당초 예정보다 하루 연기된 지난 2일부터 본격 적용됐다. 하지만 환경부는 지자체별 상화에 따라 점검 개시 날짜가 다를 수 있고, ‘컵파라치’ 등의 무분별한 신고를 방지하기 위해 실적위주의 과태료 부과조치는 당분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지난 1일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담당자와 일회용품 사용 점검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우선 환경부와 지자체는 일회용품 사용점검 시 실적위주의 과태료 부과조치는 내리지 않을 것을 결정했다. 과태료 부과는 지자체 담당자가 현장을 방문해 점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사용 적발 시 현장상황을 고려해 과태료 또는 시정명령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점검 시에는 적정한 수의 다회용컵(머그컵 등) 비치여부를 확인하고 사업주의 매장 내 1회용컵 사용불가 고지 및 소비자의 테이크아웃 여부 확인, 매장 내 일회용컵(플라스틱) 등을 사용한 소비자의 테이크아웃 의사표명 여부 등을 확인한다. 이는 커피전문점 혹은 패스트푸드점에서 고객들이 테이크아웃 목적으로 일회용컵을 요구했으나, 자리에 앉은 후 매장에 버리고 가는 경우가 발생하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회용품 사용 사진 제보를 통한 과태료를 부과하는 일명 컵파라치 제도는 운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무분별한 신고를 방지하고 사진만으로 현장상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아울러, 매장 규모에 비해 너무 적은 수량의 다회용컵을 비치한 경우 규정 준수 의사가 미흡한 것으로 추정하기로 자체적인 합의를 내렸다.
환경부는 일회용품 사용점검과 함께 소비자들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금지 광고와 온라인 영상을 제작해 배포할 예정이다. 더불어 지자체 등 관련 기관들과의 협업을 통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교육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이병화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장은 “관계법령에 따라 일회용품 사용 점검은 엄정하게 진행하되 현장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이라며 “업계의 적극적인 노력도 요구되나 매장 내에서는 다회용컵을 사용하는 등 시민 여러분의 실천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지난달 자원순환사회연대가 일회용컵 사용금지 자발적 협약에 참여한 21개 브랜드 226개 매장의 시행 현황을 조사한 결과, 다회용컵 권유 비율은 평균 44.3%로, 절반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스타벅스(70.3%), 엔제리너스커피(75%), 탐앤탐스(78.9 %), 롯데리아(72.3%)가 상대적으로 다회용컵 권유 비율이 높은 업체로 나타났다. 반면, KFC, 파파이스, 빽다방, 크리스피크림, 이디야커피 등은 다회용컵 권유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매장 226개 중 99%가 텀블러 사용 시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었다. 전체 매장 중 75.7%에서 소비자들에게 현행법을 알릴 수 있는 일회용품 줄이기 홍보물을 부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