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가 좋다”불경기에 뜨는 샘플족

2008.11.18 10:00:54 호수 0호

제품 샘플 공짜로 사용하는 알뜰소비자 급증
‘공짜경제’ 불황기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대두


서울 마포구에 사는 주부 김은혜(35·가명)씨는 얼마전 신제품을 공짜로 사용해 볼 수 있는 체험 전시장에 참가해 새로 나온 제품 샘플들을 마음껏 이용해보는 즐거움을 누렸다.

미국발 금융위기에
한국 소비시장 ‘꽁꽁’


직장인 남연아(26·가명)씨도 연회원으로 가입비 2만원을 내고 샘플랩 사이트를 통해 화장품 등 다양한 상품을 살펴본 뒤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해 신상품을 무료로 5개 구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후폭풍으로 인해 한국경제가 경기침체의 장기화 수렁 속으로 빠져들 조짐을 보이면서 소비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특히 소비의 활황과 불황을 구분하는 척도인 백화점 매출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올해 들어 ‘나홀로 호황’을 구가했던 백화점들이 지난 9월에 이어 10월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것. 소비 위축이 현실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는 셈이다.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10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증가하는데 그쳤으며, 현대백화점도 10월 매출이 전달 3.0%에서 1.5%로 반토막이 났다. 특히 통계청이 발표한 ‘2008년 9월 및 3/4분기 산업활동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9월 소비재판매액지수는 전달(8월) 대비 3.8%, 전년 동월 대비 2.0% 감소했다.

이처럼 경기 불황으로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관련 업계들은 굳게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공짜 마케팅’으로 알뜰소비자들의 이목 끌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
소비자들은 샘플을 공짜로 나눠주기 때문에 구입하기 전에 미리 사용할 수 있어서 좋고, 업체들은 출시 전인 제품에 대해서 소비자들한테 의견을 묻고 반응을 직접 살펴봄으로써 제품개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공짜경제(프리코노믹스)’도 한몫하고 있다. 기업이 상품을 무료로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수익은 다른 경로를 통해 확보하는 이른바 ‘공짜경제’가 불황기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공짜 샘플’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은 지난 9월 국내 최초로 ‘지갑 없는 무료 쇼핑시대’를 공표하며 오픈한 신상품체험 전시장 샘플랩이다.
2만원의 연회비로 회원에 가입하면 전시장을 방문할 때마다 신상품을 무료로 5개에서 최대 10개까지 가져갈 수 있다. 회원들은 무료로 제품을 가져갈 수 있는 대신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전달되는 제품에 대한 간단한 설문에 참여하면 된다.
샘플랩 코리아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누구보다 빨리 신상품을 무료로 가져갈 수 있다는 혜택이 있고, 기업 입장에서는 신상품에 대한 시장 조사결과를 소비자로부터 받아볼 수 있다는 데 강점이 있다”면서 “샘플랩 전시장에 전시될 품목은 생활용품, 음식료, 주방용품, 화장품, 전자제품 등으로 다양하며, 불경기에 위축된 가계 소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는 ‘공짜’
생산자는 시장 반응샘플에 몰려드는 사람들

옥션, G마켓, 인터파크 등 온라인 쇼핑몰들도 공짜 마케팅으로 고객 끌어안기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옥션은 샘플을 무료로 제공하는 ‘공짜 체험단’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상품을 선택해 신청하면 응모가 가능하며, 추첨을 통해 무료로 사용해 볼 수 있다. 하루 평균 3천여명의 고객이 몰리고 있으며, 다음달 6일까지 응모 가능한 에뛰드 수분 가득 크림은 20명 체험단 모집에 1천4백여명이나 응모한 상태다. 
G마켓은 이용해 보고 싶은 상품을 선택해 신청하면 추첨을 통해 무료로 상품을 제공하는 ‘프리샘플마켓’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생필품, 화장품 등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지난달 이용자가 전달(9월)에 비해 15%가량 늘어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인터파크도 샘플화장품세트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 ‘화장품이 공짜?’ 기획전과 ‘Beauty Tester’라는 샘플이용코너를 운영 중이다.
옥션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공짜로 상품을 받을 수 있는 마케팅에 더 많은 고객이 몰리고 있으며 공짜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고 기업 측면에서도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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