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기게임에 ‘당구 훈수’로 점수 차 벌어지자
홧김에 밀쳐냈지만 당시에는 ‘벌떡’ 일어났다
당구 훈수를 뒀다는 이유로 30년 지기 이웃을 숨지게 한 50대 남성이 경찰에 자수했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내기 당구에서 훈수를 뒀다는 이유로 이웃 송모(50)씨를 넘어뜨려 목숨을 잃게 한 혐의로 김모(50)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지난 5월 27일 김씨와 송씨가 다른 이웃과 함께 점심을 먹은 뒤 당구장 이용료를 내기를 하면서다.
이들은 평소에도 매주 두세 차례 만나고 당구도 자주 치는 막역한 사이였지만 두 사람이 서로 다른 편이 되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숨진 송씨가 같은 편에게 점수를 낼 수 있는 코스를 알려주는 등 훈수를 두면서 점수 차이가 크게 벌어지자 김씨의 심기가 불편해진 것. 화가 치민 김씨는 결국 송씨를 밖으로 불러내 “게임비가 걸렸는데 자꾸 훈수를 하느냐”며 언성을 높이다 송씨를 바닥에 밀쳐 넘어뜨렸다.
바닥에 머리를 찧은 송씨는 당시에는 별 이상이 없었지만 집으로 돌아간 뒤 자리에 누워 횡설수설하는 등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병원에 옮겨진 송씨는 뇌출혈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았지만 지난 5월 31일 결국 숨졌다.
뒤늦게 송씨가 병원에 입원했다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은 김씨는 타살 혐의점을 두고 수사를 벌이던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지난 27일 자수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머리를 바닥에 찧었지만 당시에는 괜찮은 줄 알았다. 죽이려는 의도는 전혀 아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