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화 프로가 만난 사람> 김승국 아소야마야미CC 부회장

2017.09.04 09:57:45 호수 1130호

일본서 써내려가는 성공 신화

구마모토 공항에 내려 조그만 도심을 벗어난 골프장 리무진 버스는 부드러운 산 릉선을 저속도로 해발 750m로 향한다. 파란 하늘아래는 온통 초록색이다. 넓은 고원은 장대하게 펼쳐진다. 몇 마리의 말과 소만 초원에서 평화롭게 풀 뜯는 모습 외엔 집도 절도 보이질 않는다. 버스에 내려 걷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지만 아소야마야미CC 골프장이 우리 일행을 기다리고 있다.



골프장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진다. 1시간가량 차창 밖에 눈을 떼지 못하는데 저 멀리 유리벽 건물이 시선을 멈추게 한다. 예사롭지 않은 건물이다. 파란 물감과 흰 물감만 섞어놓은 하늘 아래 건축물이라 더 독특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초록색 위에 우뚝 선 건축물은 전체 외벽이 유리로 설계됐다.

최적의 환경

사방팔방 각이 있는 형식의 골프텔 건축 양식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심리적 내면을 중시하는 일본인의 문화가 건물에 녹아든 것 같다. 2015년 에스콰이어가 선정한 ‘아름다운 건축물’에 뽑히기도 했다. 

골프텔 전체 객실에서 아소산과 구주산을 파노라마처럼 볼 수 있다. 외부보다 내부는 소박하다. 샤워기로 몸을 적시면서도 바깥 풍광을 볼 수 있으니 여행자의 즐거움이 한층 더해진다. 인간과 자연을 떼어 놓을 수 없다는 철학을 지닌 자연주의 설계가가 자연을 소중이 여기라는 메시지도 함께 고려해서 착안한 작품이다.

세계적인 국립공원 아소산과 구주산 사이에 아소야마야미 골프 코스 리조텔은 최적의 환경과 기온을 자랑하고 있다. 이곳은 구마모토 시내와 평균 8℃ 이상 기온차가 생긴다고 한다. 지대가 높아 바람마저도 우리를 시원하게 맞이해 준다. 총27홀로 설계된 골프코스는 아소 코스, 소보 코스, 구주 코스27홀로 구성되어 있어 한달간 머물러도 지루하지 않다. 피톤치드가 다량 함유된 편백나무가 80%, 삼나무 20%로 골프장 전체에 빽빽이 둘러싸여 있다.


대기업 임원 출신의 운영 노하우
골프란 이름의 ‘도’를 알리다

“이곳은 정년퇴임하신 어른들이 주로 찾는 골프장입니다. 인간이 생활하는 데 최고로 적합한 해발 750M 고원지대에 편백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향은 마시면 폐와 심장이 튼튼해진다”고 김 부회장은 골프장에 대해 설명한다.

“나에게 골프는 출발선입니다.” 김 부회장을 아소야마야미CC 현장에서 직접 만나 전반적으로 골프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정영진 골프장 대표와의 소중한 인연으로 미래 설계까지 계획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골프전문 경영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골프경영을 남들과 차별화할 수 있고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으며 더 넓은 시선으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다. 김 부회장의 경영 혁신은 이렇게 시작된다. 회원의 가치가 높아지면 골프장 가치는 더불어 올라간다. 역으로 회원이 골프장 가치를 높여주는 것이 주인의식이다. 벙커 정리도 스스로 하고 클럽이 지나간 흔적도 메우며 플레이하는 것이 골프 매너이기도 하다.

김 부회장은 삼성전자 마케팅 고문이었다. 삼성 복사기 마케팅 부분 1위 기업으로 성공시킨 이력을 갖고 있으며 이전에는 신도리코에서 30년 재직했다. 골프 입문은 16년 됐고 예전에는 삼성 임원이었기 때문에 안양 컨트리클럽에서 주로 운동을 했었다. 요즘은 직접 필드에서 현장 경영과 영업을 하므로 골프채를 잡을 여가가 생기질 않는다.

“우리는 골프장 1개로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3개 정도는 더 늘려서 회원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할 예정입니다. 골프장이 늘고 회원이 늘면 회원들에게는 최고의 가성비로 효율성 있게 골프와 여가를 보낼 수 있도록 경영 방침을 세울 것입니다. 또 최고의 골프 기업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최소한의 이윤만 창출해서 회원과 신뢰성을 구축해서 비전 있는 기업정신으로 운영될 것입니다.”

사방팔방 각잡힌 골프텔 건축 양식
공존의 의미를 담은 자연주의 설계

회원이 많아지면 기업을 더 키우고 지속적인 성장으로 일본에서 골프장 성공 신화를 만들고 싶은 게 정영진 대표와 김 부회장의 미래에 대한 설계이다. 지난해에는 일본 구마모토시에서 에너지 절감상도 받았다. 비용절감을 통해 얻어진 이윤 또한 재투자에 목적을 두고 있다. 골프텔이 노후되어 불편한 점이 다소 있다는 것도 숙지하고 있으며 정 대표가 조금씩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한다. 

식당에서 그냥 묵묵히 서빙 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정 대표 부부다. 김 부회장은 정 대표의 정신과 열정적으로 사는 모습을 보고 감명 받아 이곳 골프장 경영에 함께 참여했다고 한다. 김 부회장은 일을 즐기는 사람이다. 정 대표도 일을 즐기는 사람이다. 호흡이 맞는 2~3인만 모이면 기업도 사회도 키울 수 있다고 한다. 

적자 운영으로 허덕이던 골프장을 한국인은 흑자 경영으로 전환했다. “구마모토시는 우리 골프장에 우호적입니다. 구마모토에 전세기 정기 노선을 시작하면서 공항은 분주히 돌아가고 경제 활성에 많이 도움이 된다며 한국인에게 고마워하며 우리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합니다.”


차별화된 접근법

골프와 경영은 인의를 지키는 것이다. 골프는 사람의 됨됨이를 일깨워 주는 스포츠임에 틀림없다. 점수도 스스로가 스코어카드에 기입한다. 플레이 중에 모르고 본인의 공을 건드리거나 남의 볼을 치게 되면 스스로에게 패널티를 주어 점수에 가산한다.

나보다 성적이 높은 사람에게 먼저 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며 나보다 핸디캡이 있는 사람에게는 배려해 주는 것이 골프 매너이다. 아소야마야미CC는 80세 이상 시니어들에게 코스 안으로 카트를 진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골프를 단지 건강과 놀이 유지를 위한 수단이나 승부욕을 충족시키는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골프라는 하나의 ‘도’속으로 관심을 돌리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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