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대 야구부 폭력 파문

2017.08.07 10:13:30 호수 1226호

감독이 선수를 개 패듯…

지난 7월19일 <국민일보>는 유튜브의 계정에 한 동영상을 올리며 충남 아산에 위치한 서남대학교 야구부의 폭력사태를 단독 보도했다. 약 15초짜리 동영상은 충격적이다. 서남대 야구부의 A감독이 지도하던 중 갑자기 선수를 손과 발로 무차별 구타하는 장면이었다. 2016년 1월 대만 전지훈련 당시 녹화됐던 것이 최근 공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영상 속 A감독은 갑자기 이성을 잃고 선수의 얼굴을 두어 차례 가격한 뒤 다시 무릎을 꿇리고 발로 얼굴을 가격했다. 이를 접한 많은 선수와 학부모, 야구관계자들은 물론 일반인들까지도 이러한 폭력사태에 대한 충격과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있다.

서남대 야구부 선수들과 학부모들의 증언에 따르면 A감독은 평소에도 폭언을 입에 달고 다녔다. 크고 작은 폭행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행해졌다고 한다. 자신의 물음에 선수가 대답하면 말대꾸 한다고 폭행하고, 대답을 안 하면 무시한다고 폭행했다는 후문이다.

A감독은 2013년 창단된 서남대 야구부의 창단 감독으로, 올해로 5년째 서남대 야구부를 이끌어 왔다. 서울 경동고를 나온 투수 출신으로 1992년 LG 트윈스에 입단 후 방출됐으나 1994년 다시 빙그레 이글스에 입단했다. 

1995년 현역 은퇴 후 2000년 배명고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경동고 감독으로 부임했는데 당시에도 선수들 구타로 구설에 올랐다.

2009년엔 야구부 입학 예정자 12명의 학부모로부터 스카우트 명목으로 600만원의 금품을 받아 서울특별시교육청 감사에서 적발돼 해임된 바 있었다. 이러한 전력의 A감독을 서남대는 2013년 “야구부의 창단과 운영을 통해 학교의 인지도를 높이고 홍보에 적극 활용하겠다”며 창단 감독으로 임명했다.


야구 관계자는 “선수들과 학부모들은 감독의 심각성을 알고 있었지만 보도가 있기 전까지 문제시 하지 않았다”며 “쉬쉬하는 동안 이를 만만히 여긴 감독의 폭력과 폭언은 일상화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바로 우리나라 초중고는 물론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엘리트 스포츠에 존재하는 어두운 단면과 한계”라고 덧붙였다.

취재에 따르면 정 감독은 선수 시절 선배들의 폭력을 감당하기 어려워 천안 북일고서 서울 경동고로 전학, 선수생활을 이어갔다고 한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선수들을 관리 감독하는 ‘갑’이 되자 변했다. 폭력을 경험했던 피해자가 결국은 폭력을 행사하는 가해자로 입장이 바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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