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 마약을 했을까

2017.07.24 11:15:04 호수 1124호

전설은 살아있다!

지난 5월 음주운전으로 체포된 우즈는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오랜 부상과 슬럼프 속에서 우즈 본인도 재기 의지를 드러냈었고 ‘골프 황제’ 우즈를 응원하고 기다리는 골프 팬들은 여전히 많았다. 그러나 음주운전으로 체포되었다는 보도와 함께 올라 온 우즈의 초췌한 사진은 팬들을 걱정스럽게 했다.



우즈는 5월 29일(현지시간) 오전 3시경 미국 플로리다 주 주피터의 자택 근처에서 음주 혐의로 체포되어 팜비치 카운티 구치소에 수감됐다가 법원 출두를 서약하고 풀려났다. 주피터 경찰은 전날 새벽 우측 차선에 붙어있는 우즈의 메르세데스 벤츠 차량을 발견했다. 차는 엔진 시동이 걸려 있었고 라이트도 켜져 있었고 운전석 쪽 타이어 펑크를 비롯해 바퀴 휠과 앞뒤 범퍼 손상 등 일부 차량 파손이 있었다.

체포 당시 정황

우즈는 차 안에 혼자 있었고 안전벨트를 착용한 상태였으며 휴대전화가 무릎에, 두 손은 다리 쪽에 각각 놓여있었다. 경찰이 깨우자 우즈는 매우 느리고 혀가 꼬인 말투로 대응했다고 전했다. 우즈는 처음에는 LA에서 골프를 마치고 막 돌아오는 길이라고 말했다가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또 주피터의 집에서 얼마나 멀리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다가 다시 잠이 들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당시 우즈는 길가에서 진행한 똑바로 걷기 등 음주측정 테스트를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우즈는 호흡 검사에서는 알코올이 검출되지 않았고, 소변 검사에도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치소에서 풀려난 후 우즈는 성명을 내고 “알코올이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라, 처방 약에 대한 예상치 못한 반응이 일어났을 뿐”이라며 “여러 약을 함께 복용한 것이 이처럼 큰 영향을 미칠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는 자신의 행동에 전적으로 책임을 지며 가족과 친구, 팬들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검사 결과 우즈는 그의 주장대로 음주를 한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호흡 검사에서도 알코올 수치가 검출되지 않았다.

지난 5월 음주운전으로 체포
알고보니 약물 취했던 상태

실제 체포 뒤 찍힌 우즈의 사진은 음주를 했다기보다는 약물에 취한 모습이었다. 눈은 풀려 있고 얼굴은 면도를 하지 않아 텁수룩한 상태였다. 우즈 자신도 “술을 마시지 않았으며 허리 통증 때문에 합법적으로 처방받은 약물의 예상치 못한 체내 반응”이라고 주장했다. 우즈는 지난 4월 네 번째 허리 수술을 받은 뒤 재활 중이었다.
우즈를 음주운전 했다는 오해 속으로 몰아넣은 처방약은 어떤 약이었을까? 우즈는 진술서에 마약 성분이 있는 진통제인 ‘바이코딘’을 비롯해 자신이 복용한 4개의 처방 약을 적었다. 바이코딘은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운전이나 기계조작 등과 같은 일을 하는 데 있어 정신적, 육체적으로 손상을 가할 수 있다”고 복용자들에게 주의를 요구한 약이다.
미국의 NIAAA(National Institute on Alcohol Abuse and Alcoholism)의 연구 자료에 따르면 진통제의 일종인 바이코딘은 중추 신경계를 둔하게 하며 중독성을 지니고 있다. 특히 술과 함께 먹었을 경우 호흡이 위험한 수준까지 떨어져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미국 <야후 뉴스>가 미국의 성인 11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조사에서 성인 3명 중 2명이 마약 마리화나보다 바이코딘이 더 위험하다고 답했을 만큼 미국 내에서 바이코딘 사용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그러나 부상이 잦고 통증이 심한 고질병을 지니고 있는 운동선수들에게 바이코딘이 무분별하게 처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바이코딘은 특히 만성 허리 통증에 주로 사용되는 약물이기 때문에 허리 부상이 잦은 골프 선수들의 복용율이 무척 높다. 실제로 미국프로농구 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감독인 스티브 커(52)는 지난해 ESPN과 인터뷰에서 “어느 곳을 가든 운동선수에게 바이코딘을 비타민C처럼 처방하고 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알코올은 미검출
마약성 진통제 원인

지난달 4일 막을 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한국오픈에 출전한 PGA투어 선수 케빈 나(34·미국)는 “타이거 우즈가 복용한 약물 중에 바이코딘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럴 줄 알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실명을 거론 할 수는 없지만 실제로 PGA투어 현직 선수 중 바이코딘으로 인해 우즈와 비슷한 증세를 보인 선수들을 몇몇 알고 있다”며 “바이코딘의 경우 맥주 한 캔과 바이코딘 2알 정도만 있으면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정신이 돌아와도 자신이 무슨 일을 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발견 당시 우즈의 행동이 왜 그랬는지 이해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발언이다.
우즈가 바이코딘으로 인해 사고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우즈는 지난 2009년 자신의 SUV차량을 운전하던 도중 소방펌프와 이웃의 나무를 들이받는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목격자는 “우즈가 사고 직전 술을 마셨고 수면제의 종류인 엠비언과 바이코딘을 함께 복용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후 전 부인 엘린 노르데그린은 “우즈가 엠비언과 바이코딘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커 함께 약물 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기로 했으나 우즈가 이를 어겼다”고 밝혀 이혼 사유 중 하나가 됐음을 알 수 있다.

약물에 의존

우즈는 지난달 20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나는 현재 약 처방과 함께 허리 통증, 수면 장애를 치료하기 위한 전문적인 도움을 받고 있다”고 밝히며 “걱정과 성원을 해준 팬들과 선수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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