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헌초 야구부 박효철 감독

2017.06.12 10:31:18 호수 1118호

“성적 떠나 기본기만 충실히 지도”

중앙중학교와 중앙고등학교서 투수와 외야수로 활약하고, 이후 여러 학교에서 코치생활을 했던 박효철 감독은 지난 2014년 7월 인헌초 야구부 감독으로 부임했다. 당시 선수가 8명에 지나지 않아 시합에도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박 감독은 부임 후 선수 수급에 노력하는 한편, 선수들의 훈련강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이듬해 선수가 22명으로 늘어났다. 어떤 과정이 있었을까. 박 감독에게 직접 들어봤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LG 트윈스기 3위 입상을 축하한다.

▲8년 만의 입상인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이곳에 부임한 것이 지난 2014년 7월25일이었는데, 부임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팀의 주축이 되는 6학년 선수들이 6명인데, 이 선수들 모두가 내 부임 시기에 야구에 입문했던 선수들이다. 

함께 땀 흘리며 3년 동안 야구를 해왔는데, 선수들이 내 지시에 충실하게 따라줘서 정말 고마운 마음이다.

- 선수단 구성은 어떻게 되는가. 야구부의 역사는 거의 40년에 가까운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인헌초는 관내서 가장 큰 규모의 초등학교다. 전교생 수가 1000명이 넘고, 운동장 부지와 체육관 시설 등을 비롯한 부대시설이 대규모의 초등학교답게 잘 갖추어져 있다. 체육관이 생기기 전에는 지금보다 운동장의 규모가 훨씬 더 넓었었다. 그러나 야구부는 그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많이 침체돼 있는 상황이다. 

자유분방한 팀 분위기
선수들과 대화로 소통

거의 아파트 단지로 형성돼있는 관내의 많은 주민들이 서울대학교의 교직원과 교수님들인데 자제들의 스포츠 활동에는 소극적이신 것 같다.(웃음) 현재 우리 야구부의 선수들은 타 지역서 전학왔거나 야구 때문에 이곳으로 이사를 해 입문한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야구를 늦게 시작해 경기출전에 애로가 있는 선수들이 인헌초 야구부로 많이 입단을 한다.

- 박란순 교장의 지원이 타 학교에 비해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낀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유일한 이유는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다. 야구부뿐 아니라 인헌초의 모든 일반 학생들에게까지 교장 선생님께서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계신다. 특히 야구부와 우리 선수들에 관해서는 감독인 내가 마음에서 우러나와 감사드릴 정도다. 성적에 관계없이 항상 우리 팀의 경기를 관전하러 오시는 것은 물론이고, 부임한 이래 지금까지 본인의 사비로 우리 야구부 선수들의 간식을 지원하고 계신다. 

지난번 시합 중에는 타석에 섰던 우리 선수가 상대 투수의 실투로 공을 몸에 맞아 고통스러워하니까 그걸 보시면서 눈물을 흘릴 정도였다. 아이들이 아파하는 것을 차마 못 보겠다고 말씀하시더라. 정말 감사드리고 있다.

- 다른 야구부와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부원들이 자유분방하던데.

▲사실 감독으로서 가장 고민을 하고 있는 부분이다. 팀의 분위기를 어떻게 끌고 가야 하는지 항상 생각하고 있다. 어떤 때는 선수들의 집중력 유지를 위해 훈련이나 경기 중에 선수들을 다그치거나 소리를 질러보기도 했었는데 그럴 때마다 선수들이 당황하게 된다는 것을 느낀 바 있었다. 지금의 야구부의 자유스러운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내 아들도 현재 이수중학교의 야구부원이고 인헌초의 제자들과 같은 또래다. 그래서 내 지도방식을 아들과도 시간이 날 때면 언제나 대화하며 선수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하면서 문제점이 발견되면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 졸업한 선수들의 진학상황은 어떠한가. 올해 졸업한 선수들은 어느 학교로 진학했나.


▲전부 관내의 영남중과 강남중, 성남중, 대치중 그리고 영동중으로 진학했다. 이제 중학교에 진학하면 본격적인 엘리트 야구선수의 길로 접어드는 것인데, 사실 팀의 성적을 떠나 인헌초 재학생 선수들에게는 기본기만 충실히 지도해왔다. 기본기가 좋은 선수들은 발전의 가능성에 제한이 없으니까. 부디 성실히 훈련하는 자세들을 유지하고 훌륭한 선수들로 성장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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