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통계]직장인 지갑 얇아지는 5월 ‘공포의 보릿고개’

2011.05.06 09:55:41 호수 0호

78% "잔인한 5월, 부담스러워"

[일요시사=이보배 기자] 바야흐로 ‘가정의 달’ 5월이 돌아왔다. 연초에 대다수 직장인들은 5월 달력을 보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 등 ‘빨간날’이 무려 7일이나 포함되어 있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한숨을 내쉬는 직장인도 적지 않았다. 각종 기념일이 포진해 있고, 특히 결혼식이 많은 달이기 때문에 금전적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직장인 10명 중 7명은 5월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직장인들의 속내를 알아봤다.


‘빨간날’ 많은 5월, 웃다가도 기념일 생각하면 한숨만 
각종 기념일은 물론 결혼식도 많아 얇아지는 지갑

가정의 달 5월이 월급쟁이 직장인들에게 공포(?)의 달로 인식되고 있다. 각종 기념일은 물론, 결혼식과 행사가 몰려 있어 얇아진 지갑으로 한 달을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직장인 10명 중 7명꼴로 5월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온라인 취업포털 사이트 사람인이 직장인 8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77.8%가 기념일이 많은 5월이 부담스럽다고 응답했다. 부담을 느끼는 경우는 기혼자가 81.8%로, 72.9%를 차지한 미혼자보다 다소 높게 조사됐다.

5월 기념일 간 예상 지출비용을 묻자, 평균 30만4000원으로 집계됐다. 응답자의 40.3%는 지난해보다 지출 규모가 늘어날 것 같다고 전망했고, 줄어들 것 같다는 응답은 10%에 불과했다.

공포의 달 5월

5월 기념일을 챙겨보면,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부부의날, 로즈데이, 성년의날 등 그 숫자가 상당하다.

직장인들은 이들 기념일 가운데 가장 많이 챙기는 기념일(복수응답)로 어버이날을 꼽았다. 93.6%가 어버이날을 가장 많이 챙긴다고 답한 것. 이어 어린이날이 23.8%로 2위에 올랐고, 10.7%는 스승의날, 8.1%는 부부의날이라고 답했고, 3.6%는 로즈데이를 선택했다.

직장인 이모(29·여)씨는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어버이날만 챙기면 됐지만 올해부터는 조카들 등쌀에 꼬마들 선물까지 챙겨야 한다"면서 "요즘 아이들 장난감이 어찌나 비싼지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어버이날 선물을 미리 구입해서 이미 택배로 보내놨다"면서 "사회생활이 한해 한해 지날수록 부모님께 더 좋은 것을 사드리고 싶은 마음에 매년 무리를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직장인들에게 어버이날을 챙기는 방식(복수응답)에 대해 묻자, 용돈을 드린다는 답변이 54.9%로 가장 많았다. 37.9%는 외식을 한다고 답했고, 19.8%는 집에서 함께 시간을 보낸다고 응답했다. 의류, 안마용품 등 선물을 드린다는 15.1%의 의견도 있었다.

고모(31)씨는 "부모님께서는 선물 대신 현금을 바라는 눈치지만 현금을 드리면 자신들을 위해 쓰지 않고, 결국 자식들에게 돌아오더라"면서 "때문에 평소에 부모님께 필요한 게 무엇인지 신경 써서 체크해 뒀다가 선물을 사드리는 편"이라고 말했다.

어린이날 계획이 있는 직장인(복수응답) 중 47.7%는 선물을 준다를 첫째로 꼽았다. 놀이공원이나 나들이를 간다는 응답은 40.8%로 나타났고, 36.7%는 외식을 한다, 14.9%는 용돈을 준다고 답했다. 집에서 게임이나 놀이를 한다는 의견도 9.8%를 차지했다.
가정주부 강모(33·여)씨는 "아이들이 아빠와 함께 놀 수 있다는 자체를 좋아하는 것 같다. 특별히 멀리 나가지 않아도 만족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5월에는 청첩장 쓰나미가 몰려오는 대표적인 달이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기왕이면 5월의 신부가 되고 싶어 하고, 때문에 5월에 결혼식이 몰리는 것.

심모(33)씨는 "4월부터 청첩장이 몰려들기 시작한다"면서 "평소 연락을 하지 않았던 동창들까지 귀신같이 내 전화번호를 알아내 연락을 해온다"고 말했다.

이어 "경조사는 품앗이라는 말이 있어 무작정 참석을 하지 않기도 신경이 쓰여 어지간하면 참석하는 편이지만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 적도 많다. 5월이 되면 추가 지출이 늘어 너무 힘들다"고 덧붙였다.

실제 한 시장조사업체의 설문조사 결과 직장인 10명 중 7명 이상은 5월 기념일로 인해 다른 달보다 최소 70만원 이상을 더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첩장 쓰나미

시장조사업체 ‘이지서베이’가 직장인 774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5월 기념일로 인해 다른 달에 비해 추가로 지출되는 비용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77.1%가 최소 70만원 이상을 꼽았다. 100만원 이상이라는 응답도 10.3%에 달했고, 16.5%는 40만~70만원 이하라고 답했다. 이어 2.8%는 10만~40만원 이하라고 응답했고, 10만원 이하라고 대답한 직장인은 0.8%에 불과했다.

이처럼 지출이 커지는 5월을 가장 안전하게 보내는 방법은 역시 미리미리 준비하는 ‘유비무환형’을 들 수 있다. 기념일을 챙기기 위해 연장근무를 해 야근수당을 따로 챙겨두거나 3월부터 비자금을 조성해 놓는 등 5월을 맞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

직장인 김모(31)씨는 "올해 5월에는 어버이날은 물론 여자친구와의 기념일까지 겹쳐 미리 아르바이트를 해뒀다"면서 "업계 특성상 ‘투잡’이 가능해 인터넷으로 처리할 수 있는 소일거리를 통해 자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해보니 괜찮은 방법 같다"면서 "내년에도 5월을 앞두고 미리미리 대비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직장인 잡는 5월 보릿고개. 올해 지출 내역을 잘 살펴서 내년부터라도 지갑도 빵빵하고 행복도 빵빵한 가정의 달을 맞이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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