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가습기 살균제’ 신현우 징역 7년

2017.01.06 15:17:53 호수 0호

존 리는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선고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에게 6일, 징역 7년의 중형이 내려졌다.



이른바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으로 기소된 신 전 옥시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법(부장판사 최창영)으로부터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7년이라는 중형을 선고받았다.

반면 관심을 모았던 존 리 전 옥시 대표에게는 객관적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무죄가 선고됐다.

이번 판결은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이 발생한지 약 5년 반에 제조업체 임원들에게 내려진 첫 형사 판결로 특히 관심을 모았다.

신 전 대표와 함께 기소된 또 다른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인 세퓨의 오모 전 대표에게도 징역 7년을, 조모 연구소장 등 옥시 관계자들에게는 각각 징역 5년~7년이 선고됐다.

노병용 전 롯데마트 대표에게는 금고 4년이 선고됐다. 금고형이란 징역형과 같이 교도소에 수감되는 형벌이지만 노역을 하지 않는 차이가 있다.


홈플러스 김모 전 그로서리매입본부장과 이모 전 법규관리팀장 등 관계자들에게는 각각 징역 5년이나 금고 3~4년이 선고됐다. 양벌규정에 따라 기소된 옥시와 세퓨, 홈플러스 법인에게는 벌금 1억5000만원을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신 전 대표 등은 가습기 살균제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충분한 검증을 해보지도 않고, 막연하게 제조·판매한 가습기 살균제가 인체에 안전할 것이라 믿었다”며 “인체에 무해하다거나 '아이에게도 안심'이라는 등 거짓으로 표시하기도 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그 결과 제품의 라벨에 표시된 내용을 신뢰해 가습기 살균제를 구입하고 사용한 피해자들이 숨지거나 중한 상해를 입게 되는 등 유례없는 참혹한 결과가 발생했다”며 “피해자들은 원인도 모른 채 호흡 곤란으로 극심한 고통을 받다가 숨지거나 평생 보조기구를 착용해야 할 중한 장애를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 전 대표나 조 소장 등은 옥시에서 제품 안전성에 관한 최고책임자로서, 주의 소홀로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일으킨 중대한 결과를 발생시켰으므로 엄벌할 필요성이 있다”며 “오 전 대표는 다른 제품보다 독성이 강한 제품을 검증 없이 제조·판매해 단기간에 다수 인명피해를 일으켜 엄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노 전 대표 등에 대해서는 “전문지식이나 검증 없이 옥시 제품을 모방·제조·판매해 다수의 인명 피해를 일으킨 중한 결과를 발생시켰다”며 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만한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다면서 존 리 전 대표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존 리 전 대표의 업무 태도 등은 제품의 인체 안정성을 제대로 짚어내지 못한 당시 옥시의 업무처리에 일정한 부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그러한 가능성과는 별개로 형사재판서 유죄의 인정은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신 전 대표 등이 ‘인체에 안전한 성분 사용’ ‘아이에게도 안심’이라는 문구를 사용해 판매대금을 가로챘다는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및 상습사기 혐의는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가습기 살균제가 결함으로 안전성이 결여돼 사용 시 인체에 해로울 수 있음을 신 전 대표 등이 알고 있으면서도 피해자들을 속여 돈을 가로챘다는 범의가 인정돼야 한다”며 “당시 신 전 대표 등은 가습기 살균제의 안전성이 문제없다고 인식한 점 등에 비춰보면 사기 범행의 의도가 의심의 여지없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신 전 대표와 존 리 전 대표 등은 가습기 살균제를 출시하면서 흡입독성 실험 등 안전성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인명피해를 낸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다른 가습기 살균제인 세퓨를 제조·판매한 오 전 대표도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환경부가 인정한 추가 피해자 35명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업체 관계자들을 추가기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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