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학생에 뭇매 맞는 KAIST 서남표 총장

2011.04.07 13:02:55 호수 0호

“나중에 이기기 위해 지금 질 수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생들이 올해 들어 3명이나 잇따라 목숨을 끊은 가운데 서남표 총장이 인터넷 홈페이지에 애도의 뜻을 전했다가 재학생들의 심한 반발을 사고 있다.

서 총장은 지난 4일 카이스트 홈페이지에 “이 세상 그 무엇도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면서 “궁극적인 해결책은 각자의 마음과 자세에 달렸는데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항상 이길 수는 없으며 나중에 이기기 위해 때로는 지금 질 수 있다’는 생각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글을 게재했다.

이글을 본 많은 학생들은 사건의 근본원인을 파악하지 못한 채 “총장의 정책에는 문제가 없는데 자살한 학생들의 정신적인 나약함으로 몰아갔다”거나 “학생들의 생각을 총장이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때로는 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각자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진 학생이 훌훌 털고 일어날 수 있도록’ 학교가 무엇을 할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는 지적이다.

애도의 뜻 전달하려다 학생들 심한 반발 
학생들 “사건의 근본원인 파악하지 못해”



또 다른 학생은 징벌적 수업료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서 총장이 도입한 ‘징벌적 수업료’가 학생들이 스스로 즐거워서 열정을 갖고 공부하는 것을 막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 것.

이에 서 총장은 “KAIST나 하버드대 같은 대학을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이들 대학의 명성을 무너뜨리는 것은 쉬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KAIST는 학사, 상담, 생활, 학비 문제 등 학교가 할 수 있는 모든 영역에 걸쳐 개선할 점이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 총장은 앞으로 미국 하버드대에서 운영하고 있는 ‘즐거운 대학생활’이라는 프로그램을 도입, 신입생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등 자살 방지 예방책을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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