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뺨치는 중학생 100여명 난투극 왜?

2011.03.31 13:56:08 호수 0호

짱 뽑기 일대일 패싸움 "야, 나하고 한판 붙자!"

청주 모 초등학교 운동장서 파 나눠 일대일 몸싸움 
청주지역 10여개 중학교 학생들 발설금지 룰 정해



청주지역 10여개 중학교 학생 100여명이 주먹짱을 가리기 위해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난투극을 벌인 사실이 6개월 만에 적발됐다.
 
지난해 8월18일 오후 3시께 충북 청주시 층덕구 모 초등학교 운동장에 학생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100여명의 학생들은 운동장 한켠에 둥그렇게 모여 원형 격투기장을 마련했고, 상당 흥덕 두 패로 나눠 일대일 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싸움의 룰은 간단했다. 한 학생이 일어나 상대편 학생 가운데 한 명을 골라 싸움을 제의하면 곧바로 몸싸움에 들어가는 것. 어느 한 쪽이 졌다는 표시를 해야 비로소 승패가 나뉘고 곧바로 다음 싸움으로 이어졌다.

당초 50~60여명 정도가 참여했지만 싸움에서 밀린 쪽이 추가로 학생들을 불러내면서 가담 청소년은 100여명까지 늘어났다. 싸움이 길어지자 학생들은 오후 6시께 인근 다른 초등학교로 자리를 옮겼고, 릴레이 싸움은 밤 9시까지 계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여러 중학교 학생들이 편을 갈라 이 정도 규모의 집단 패싸움을 벌인 것은 처음 본다"면서 "같은 중학교 안에서도 편이 다른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싸움으로 인해 상당수의 학생들이 타박상으로 멍들고 상처를 입었지만 부모는 물론 학교에서도 이 같은 일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학생들끼리 "외부에 발설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고, 그 약속이 지켜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교폭력 자진신고기간에 첩보가 들어왔고 경찰은 입수한 청소년 명단을 파악한 뒤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싸움에 가담한 청소년 본인은 물론, 일부 학부모들은 담당 경찰관에게 조사에 대해 항의하는 등 폭력의 심각성에 대해 전혀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였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움에 가담한 가해 청소년들을 모두 폭력 혐의로 입건할 수 있는 사안"이라면서 "어린 학생들이 폭력과의 사슬을 끊을 수 있다면 더욱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의 무분별한 폭력행위를 막기 위해서는 사회와 학교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학부모의 관심"이라면서 "무조건 내 자식이라고 감싸는 것이 아니라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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