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뒷담화]A호텔 비자금 추문

2011.03.24 10:41:14 호수 0호

회삿돈으로 세컨드 관리 ‘간큰 회장님’

[일요시사=김성수 기자]서울 유명호텔인 A호텔이 지저분한 추문에 휩싸였다. 오너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인데, 더 시선을 끄는 부분은 그 이유다. 호텔 측은 직원들 입단속에 나서는 등 사실 여부를 떠나 외부로 샐라 꼭꼭 숨기고 있다. 무슨 내용이기에 이리도 노심초사일까. 그 소문을 따라가봤다.



피트니스센터 회비로 ‘검은돈’ 조성 의혹
후처 헤픈 소비벽 감당…처남이 작업 주도

A호텔은 지난해 피트니스센터의 리노베이션을 추진했다. 거액을 들여 대대적인 리모델링 작업에 나설 계획이었다.

호텔 측은 당시 “피트니스 회원들에게 최상급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면 개보수 및 증개축 공사를 실시한다”며 “다른 특급호텔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수준의 최고급으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눈먼 돈’ 챙겨

그러나 이 공사는 진행되지 못했다. 회원들이 반발이 거셌기 때문이다.


회원들은 리모델링이 연회비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이유로 공사를 반대했다. 실제 A호텔은 연회비 인상안을 만지작거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리모델링 기간 동안 다른 센터를 이용해야 하는 등의 불편을 겪어야한다는 점에서 회원들이 반기를 들었다.

회원들이 비상대책위원회까지 꾸려 법적 대응에 나설 기미를 보이자 호텔 측은 한발 물러섰다. 피트니스센터 리모델링 작업을 보류한 것.

A호텔 관계자는 “회원들의 반대로 피트니스센터 리모델링을 일단 연기했다”며 “그렇다고 완전히 중단한 것은 아니다. 회원들의 동의를 얻은 뒤 다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유명 호텔 피트니스센터에서 연회비 인상을 놓고 잡음이 들리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법적 소송을 벌이는 등 호텔과 회원들 간에 심각한 마찰을 빚는 곳도 한두 군데가 아니다.

그러나 A호텔의 사례는 좀 다르다. 양측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지저분한 추문이 새어나왔다.

우선 오너의 비자금 조성 의혹이 제기됐다. A호텔 오너가 피트니스센터 자금을 유용해 ‘쌈짓돈’으로 쓰고 있다는 것이다. 연회비로 운영되는 이 피트니스센터의 수익은 연간 수십억원에 이르는데, 이중 일부를 오너가 챙기고 있다는 소문이 일부 회원들 사이에서 공공연히 떠돌고 있다. 현금으로 결제한 ‘눈먼 돈’을 활용했다고 한다.

한 회원은 “A호텔이 공사를 내세워 연회비를 올리려던 것은 오너의 비자금을 조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의심된다”며 “할인혜택을 주면서 현금결제를 유도하는 것도 비자금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A호텔을 둘러싼 소문 가운데 눈길을 끄는 대목은 비자금 조성 이유다. 오너는 자신을 위해 사용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로비용으로 쓴 것도 아니다. 비자금은 다름 아닌 후처의 용돈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요지는 이렇다. A호텔 오너는 전처와 이혼하고 ‘세컨드’였던 여성과 재혼했다. ‘된장녀’에서 재벌가 안방마님 자리를 꿰찬 두 번째 부인은 사치가 심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명품을 사들였고, 차 바꾸기를 밥 먹듯 했다.

아무리 재벌이라고 해도 헤픈 소비벽을 감당하지 못할 정도란 후문. A호텔 오너도 마찬가지였다. 오너는 사업해서 번 돈으론 더 이상 스폰할 수 없어 가장 만만한(?) 피트니스센터의 자금을 빼돌려 ‘검은 돈’을 조성하기 시작했고, 이도 모자라 공사를 통해 더 큰 돈을 챙기려 했다는 것이다. 이는 그만큼 오너가 후처에 매달리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피트니스센터 리모델링과 비자금, 그리고 오너의 후처 문제는 또 다른 비화로 이어진다. 이들 세 가지 추문과 직결되는 B씨에 관한 얘기다.

B씨는 피트니스센터 책임자로, 이번 공사를 추진한 장본인이다. 회원들은 호텔에 B씨의 퇴진을 강력히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호텔은 B씨를 자르지 않는 대신 공사와 연회비 인상 철회로 급한 불을 껐다.

사정기관 내사중

호텔이 당초 계획을 접으면서까지 직원을 보호한 데는 그만한 까닭이 있다. 알고 보니 B씨는 오너 후처의 동생이었다. 오너의 처남을 어쩔 수 없었던 호텔의 난감한 입장이 읽힌다. 이를 안 일부 회원들은 B씨가 비자금 조성 작업을 맡았고, 그 내역을 깊숙이 알고 있다고 지목한 상황이다.

A호텔 측은 이런 추문을 일축했다. 일일이 대응할 일고의 가치를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

호텔 관계자는 “피트니스센터의 리노베이션 추진 과정에서 이런저런 터무니없는 말들이 나오고 있는 것은 알지만 하나같이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며 “극히 소수의 회원들이 일방적으로 퍼트린 헛소문으로, 허위 사실 유포자들에 대한 법적 대응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A호텔 의혹은 현재 사정기관에서 내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너의 횡령과 비자금 조성 부분이 초점. 일단 첩보를 입수한 상태로 혐의를 입증할 만한 정황과 증거 등을 수집하고 있다. A호텔 오너의 비리와 이에 딸린 복잡한 사생활이 드러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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