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계 잠룡 ‘박근혜 따라잡기’ 실태

2011.03.22 11:39:48 호수 0호

호남이냐 정통 보수냐 “골라, 골라”


여권 차기 대권 경쟁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독주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친이계 대선주자들의 ‘박근혜 따라잡기’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일찌감치 차기 대권에 대한 뜻을 밝히고 대권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들은, 보수진영의 결집에 공을 들이는가 하면 호남을 찾아 정치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호남’ 찾은 정몽준, 대권 운운하며 “민심을 내 품안에”
안보·통일로 시선 돌리는 김문수, 보수 지지층에 눈도장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율이 2월 이후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3월 둘째 주 주간 정례조사 결과,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33.0%로 전 주(31.5%) 대비 1.5% 증가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와 함께 ‘박근혜 대세론’을 견제할 ‘대항마’를 노리는 이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대권 향해 잰걸음

정몽준 전 대표는 지난 1월 “대선 레이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선언 이후 보폭을 늘리고 있다. 정 전 대표는 싱크탱크인 ‘해밀을 찾는 소망’ ‘아산정책연구원’을 통해 정책을 챙기는 한편, FIFA 명예 부회장에 추대된 데 이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특위 고문을 맡아 대외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그는 평창특위 고문을 맡은 것을 계기로 올림픽 유치 활동뿐만 아니라 당에서 요청이 있을 경우 강원지사 재보선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는 또 지난 8일 호남지역을 찾아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을 샀다. 정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전남 보성 아산병원과 정운천 최고위원이 소유하고 있는 참다래유통센터를 방문했다. 이어 전남 해남군 산이면에서는 배추 냉해 피해 현장을 살폈으며, 목포 삼호조선소와 광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정 전 대표는 이날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에 광주와 전남지역을 찾은 것도 여당 대표를 지낸 국회의원으로서 호남지역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직접 보고 고민하기 위해서였다”며 “이번 호남 방문을 대선 행보로 봐주면 좋겠다”는 속내를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는 “목포의 명예시민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보성 아산병원과 삼호조선소는 개인적으로도 인연이 많은 곳”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는가 하면 정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호남발전특위 구성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들은 정 전 대표가 총선·대선을 앞두고 호남 표를 의식,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호남은 한나라당의 불모지지만 차기 대선을 고려한다면 간과해서는 안되는 ‘변수’기 때문이다. 이 중 한 인사는 “호남에서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야권 차기 대선주자들을 위협하는 수준”이라며 “이에 대한 견제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정 전 대표는 이와 함께 대권에 대한 언급을 늘려 ‘차기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 4일 서울 소공동 한 호텔에서 열린 김영삼 전 대통령과 손명순 여사의 회혼식에서 “어떻게 하면 9선 의원까지 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대통령까지 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존경을 받을 수 있는지 알려주시길 바란다”며 대권 도전에 대한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지난 8일 호남 각 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대통령 후보가 되는 것은 개인의 의지뿐만 아니라 국민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면서도 “국가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대선 출마 기회를 피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거듭 대선 출마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난 15일에는 울산 상공회의소에서 기자들을 만나 “한나라당에서 국민으로부터 대통령을 할 만한 인물이라고 인정받는 사람이 5~6명은 돼야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 같다”면서 “대선 출마를 위해 준비를 잘하겠다”고 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올해 들어 각종 강연에서 ‘안보’를 주요 키워드로 다루는 등 보수진영의 결집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통일은 굶주림과 3대 세습 독재에 신음하는 북한동포를 살리는 길, 7000만 우리 동포를 핵위협으로부터 구해내는 길, 한반도의 성장 잠재력을 일깨워 민족을 번영으로 이끄는 길”이라며 ‘통일 강대국론’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안보를 강조하는 것은 김 지사만이 아니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지난 16일 천안함 사건 1주기를 맞아 경북 포항에 위치한 해병 제1사단을 방문해 장병 1300명을 대상으로 안보 특강을 했다.
이 장관은 “북한이 6·25전쟁 이후 셀 수 없을 만큼 정전협상을 위반한 것도 모자라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을 자행하고 있다”면서 “평화와 직결되는 안보는 곧 힘이며 해병대는 그 힘의 기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공수 기초훈련과 모형탑 체험훈련 등 해병대 훈련에 참가하기도 했다.

보수의 마음을 잡아라

이 장관은 지난 15일 “서민의 최대 행복은 자기 집이 있는 것”이라며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신 주택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한국형 복지’를 들고 나온 박근혜 전 대표와 정책 대결에 나선 것. 그러나 이 토론회는 경기뉴타운재개발 반대연합 회원 150여 명이 공청회장을 찾아 “뉴타운 개발 반대”를 외치며 파행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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