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방학 맞은 여의도 ‘의원들 발걸음’ 따라가 보니

2011.03.22 09:17:12 호수 0호

“내가 쉬는 게, 쉬는 게 아니야”

2월 임시국회 후 국회가 ‘봄방학’을 맞았다. 지난해 말 예산안 강행 처리와 구제역 사태, 임시국회까지 숨 가빴던 정치 일정과 동남권 신공항,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논란 등을 뒤로 하고 잠시 재충전의 시간을 갖게 된 것. 그러나 미뤄뒀던 해외 방문과 지역구 관리로 오히려 더 바빠진 이들이 적지 않다.



2월 임시국회 후 국회가 ‘봄방학’을 맞았다. 지난해 말 예산안 강행 처리와 구제역 사태, 임시국회까지 숨 가빴던 정치 일정과 동남권 신공항,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논란 등을 뒤로 하고 잠시 재충전의 시간을 갖게 된 것. 그러나 미뤄뒀던 해외 방문과 지역구 관리로 오히려 더 바빠진 이들이 적지 않다.

국회가 휴지기를 맞았다. 4월 임시국회 준비와 4·27 재보선으로 마음 편히 쉴 처지는 못 되지만 잠시 숨을 돌릴 시간은 갖게 됐다.

미뤄뒀던 해외 일정을 소화하는 것도 이 시기다. 국회의장단은 오늘 5월 서울에서 열릴 G20 국회의장회의를 준비하기 위해 출국한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19일부터 28일까지 필리핀, 캄보디아, 인도를 차례로 찾는다. 정의화 부의장은 23일부터 29일 사이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방문 일정을 잡았고 홍재형 부의장은 11일부터 22일까지 브라질, 아르헨티나를 방문할 계획이다.

의원님은 외유 중

국회 상임위별 해외 출장 일정도 잡혔다. 국회 지식경제위 김영환 위원장과 한나라당 김재경, 박민식 의원은 발전소와 천연가스 유전 시찰을 위해 지난 14일 출국해 필리핀, 베트남을 방문하고 19일 돌아왔다.


국방위 원유철 위원장과 한나라당 한기호, 민주당 서종표 의원은 의회 및 정부 관계자들과 방산수출 지원 방안을 논의키 위해 14일부터 23일까지 베트남, 인도, 아랍에미리트 방문길에 올랐다. 법제사법위도 우윤근 위원장을 비롯한 소속 의원 8명이 18일부터 26일까지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를 방문해 사법제도를 돌아본다는 계획이다.

정몽준 전 대표는 한미의원외교협의회 회장 자격으로 오는 24일부터 9일간 여야 의원 6명과 함께 미국 워싱턴 등을 방문한다.  

민주당도 지난해 말부터 내려졌던 ‘외유 금지령’을 거두는 분위기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지난 10일 “임시국회가 끝나면 짧은 기간이지만 모처럼 정치 방학을 맞고 재충전의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며 “그동안 해외 일정도 제한돼 있었지만, 혹 연수를 가거나 견학을 가는 분들은 건강하게 다녀오고 귀향 활동에 많은 성과가 있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에도 의원들의 외유 일정은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지역구 관리에 공을 들이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여야 모두 당 내에서 총선에서 강도 높은 공천개혁을 할 것으로 알려지며 ‘발등에 불이 떨어진’ 분위기다. 지역구가 먼 의원들은 아예 작정을 하고 길을 나섰다.

전남 무안·신안이 지역구인 이윤석 민주당 의원은 임시국회가 끝나자마자 지역구로 향했다. 주말이면 침낭을 챙겨 지역구를 방문, 경로당과 마을회관에서 주민들과 숙식을 함께 하며 고충을 듣는 ‘밀착형 지역구 관리’로 유명한 이 의원은 4월 국회가 열리기 전까지 80여 개의 유인도 등 800여 개의 자연부락으로 이뤄진 지역구를 돌아본다는 계획이다.

같은 당 강기정 의원은 지역구 내 40여 곳의 어린이집과 공부방을 목적지로 정했다.

과학벨트, 동남권 신공항 등 지역 현안이 크게 대두되고 있는 지역구의 의원들은 당분간 지역 현안에 올인하겠다는 방침이다.

한나라당 대구시당위원장인 유승민 의원은 “3월말 동남권 신공항 용역 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고 과학벨트 문제도 걸려 있다”며 “당분간 지역과 서울을 오가면서 청와대 설득 작업 등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전이 지역구인 박병석 민주당 의원은 지역의 가장 큰 현안인 과학벨트에 집중하고 있다. 박 의원 측은 “거의 매일 행사가 있다”며 바쁜 일정을 전했다.

일부 의원들은 지역구 관리에 집중하기 위해 인터뷰 일정까지 포기했다. 4월 국회가 시작할 때까지 지역구에 머물 계획이라 특별한 일이 아니고서는 국회로 발걸음하지 않겠다는 것. 


일본 대지진도 의원들의 동선에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 김무성 원내대표 등 한나라당 원내지도부는 17일부터 20일 사이 일본을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지진사태로 일정을 취소했다. 대신 18일부터 23일까지 말레이시아를 방문키로 했다.

일본 자치단체를 찾기로 했던 의원들도 출장 일정을 취소하거나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낭 메고 지역구 투어

정치권 한 관계자는 “지난 연말부터 국회가 시끄러워서 해외 방문을 최대한 자제해온 터라 4월 국회가 열리기 전 미뤄뒀던 대부분의 일정을 소화하려는 의원들이 많다”며 “4월 국회가 열리면 자연스레 발목이 잡힐 것이고 4·27 재보선이 본격화되면 외국 방문은 더 힘들어질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토론회와 4월 국회 준비로 몸이 바빠 ‘움직이고 싶어도 움직일 수 없는’ 의원들도 여럿이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줄줄이 잡아놓은 토론회 일정 탓에 해외 출장은 꿈에도 못꾼다”며 “다행히 지역구가 가까우니 틈날 때마다 찾기라도 하지 그렇지 않았으면 임시국회가 열릴 때보다 더 바쁜 날들을 보내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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