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한나라당 대변인 배은희 의원

2011.03.15 09:40:00 호수 0호

“이공계 출신 스스로 공직에 적극 진출해야”

기업 99%는 중소기업이지만 국회의원은 10% 안돼
소상공인들 어려움 극복에 미력이나마 돕고자 노력



“대변인에 선임됐을 때 목표로 한 것이 있습니다. 대변인 활동을 통해 비난을 위한 비난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국민이 이해하기 어려운 수사나 정치인들만의 게임도 지양하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대변인은 국민에게 말하고 시선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최대한 ‘국민들이 잘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만 정도에 어긋나고 올바른 법 집행을 위반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날카롭게 추궁했지만 그런 경우에도 말로 상처 입는 경우는 최소화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제가 잘 하고 있나요?”

지난 9일 의원회관에서 한나라당 배은희 의원을 만났다.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나라당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특별위원회 제1차 회의’ 사회를 보고 막 도착해 보좌관들의 보고를 받고 난 직후 인터뷰가 이뤄졌다. 특이한 점은 배 의원이 보좌관들의 보고를 벽에 걸려있는 ‘보드’와 커다란 LCD 액정 화면을 통해 받고 있다는 점이다. ‘명실상부’ 이공계 대표 주자다운 모습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 한나라당의 유일한 이공계 출신 대변인인데.
▲ 학부에서 미생물학(서울대)을 전공했고, 이학박사 학위(뉴욕 주립대)를 소지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선임연구원, 바이오벤처협회 부회장 출신으로 단순히 이공계 학과를 나왔다는 수준을 넘어 정말 이공계 잔뼈가 제대로 굵은 셈이다. 국회의원 정수가 299명인데 이공계 국회의원은 28명이고 그나마 순수 기초과학이라 할 수 있는 분야로 한정하면 16명에 불과하다. 10%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현 상황이 우려스럽다. 이공계 출신 인재들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공직에 진출해야 된다고 본다.

- 이공계 기피 현상을 해결할 복안은.
▲ 자동차, 조선, 그리고 최근의 IT(정보통신 기술), BT(생명공학 기술)에 이르기까지 국가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것이 바로 이공계 분야다. 그러나 문제는 바로 이 성장 동력이 최근 점차 고갈돼 가고 있다는 점에 있다. 이공계 기피 현상 때문에 그렇다. 이공계로 젊은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 국가가 이들에게 다양한 진로를 마련해 줘야 한다. 정책을 입안하고 결정하는 국회의원의 자리도 하나의 예다. 하지만 최근 통계를 살펴보면 국회의원은 물론 행정부 고위 공무원까지 8:2 수준으로 인문계 일색이다. 인문계 편중 현상의 대안으로 현재 행정고시, 입법고시 등에 이공계의 비중을 확대할 수 있는 안을 추진 중이다.

- ‘중소기업의 대변인’이라는 평가도 있는데.
▲ 중소기업 지원책이 열악한 실정이었기 때문에 정치권에 직접 들어가 지원 방안을 모색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우리나라 기업의 99%가 중소기업인데 중소기업 출신 국회의원은 10%도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중소기업 정책이 나오기가 어렵다. 중소기업을 지원하려면 R&D, 마케팅, 자금 등을 입체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원내에 들어와 벤처 창업, 중소기업 분리 발주 등 중소기원 지원법을 다각도로 추진해 왔고 정부 출연 연구 기관, 대학 등과 중소기업을 연계해 원천 기술 취득을 돕고자 했으며 정부 기관을 통해 자금지원을 대폭 강화하고자 노력했다.


- 일명 ‘배은희 안전 3종 세트법’을 발의했는데 내용을 소개해 달라.
▲ 아이들과 여성들이 안전한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성폭력 예방법, 학교폭력 예방법, 동물보호법’ 3개 법안이 바로 안전 3종 세트법이다. 기존 아동 성범죄자에게만 가능했던 신상 공개를 성인 대상 성범죄자에게도 확대한 것이 성폭력 예방법이다. 최근 미성년 성폭행범 중 상당수가 과거 성인 대상 범죄 전례가 있어 성폭력 예방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동물 학대는 인간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 강호순 사건의 경우처럼 동물 학대와 인간 범죄에 대한 연관성은 경험적, 이론적으로 이미 증명된 바 있다. 많은 국민들께서도 이런 취지에 많이 공감하시고 성원을 보내주셔서 큰 힘이 되고 있다.

-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잘 활용하는 의원이라고 들었다.
▲ 소통을 중시하다 보니 트위터나 블로그에 틈날 때마다 들어가 정책이나 법안, 논평 등에 대한 의견을 담아내기도 하고 국민들과 소통하는 공간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주로 스마트폰, 갤럭시 탭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의견을 듣고 있어 ‘얼리 어답터’라는 평도 듣는다.
- 의정 활동 중에 가장 보람된 일이 있다면.
▲ 국회의원 최초로 소상공인 단체에게 감사패를 받은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요즘 SSM(기업형 슈퍼마켓)이 동네에 진출해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를 막는 법을 발의해 통과됐다.
또 공동대표로 있는 국회연구단체 ‘선진정치경제포럼’이 3년 연속 우수 단체로 뽑혔고, 법률안 발의와 통과 건수가 가장 우수한 의원으로 선정됐다. ‘열심히 일하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에 대한 평가를 받은 것 같아 큰 보람을 느낀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더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도 다시금 해본다.

- 얼마 전 세계 여성의 날이었다. 여성 국회의원으로 고언을 한다면.
▲ 여성 정치인은 존중과 배려를 바탕으로 한 민주성, 도덕성 등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이 조금 더 큰 것으로 알고 있다. 민주화 이후 정치가 삶의 질에 대한 논의로 이어진다고 봤을 때 실제적이고 섬세한 정책 설계에 여성의 장점이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본다. 최근 여성의 지위와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으나 아직도 유리천장은 존재하고 사회 환경에 개선될 부분이 있다. 슈퍼맘이 아닌 평범한 여성도 일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 여성들도 능력을 키워 스스로 ‘인재’가 되려는 노력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다면 반드시 본인이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다.

- 보좌진이 뽑은 ‘같이 일하고 싶은 의원’으로 선정되었는데?
▲ 어떤 상보다 가치 있다. 내가 하는 일을 통해 삶의 진정한 의미와 행복을 찾으려 노력한다. 나와 함께 일하는 이들도 그와 같기를 바라며 그럴 수 있도록 배려하고 싶다. 부드럽고 효율적인 조직,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관계, 모든 경험 속에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고 공유해가는 모험을 이들과 함께 하고 싶다.
다양성과 문화의 차이는 새뮤얼 헌팅턴의 주장처럼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지만 반대로 상호작용을 통해 창조적 변화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그러한 측면에서 우리 보좌관은 나와 다소간 연령차가 있지만 폭넓은 관심사와 개성으로 내게 큰 교훈을 준다.

·1959년 생
·서울대 미생물학 학사
·뉴욕 주립대 세포분자생물학 박사
·한국바이오벤처협회 부회장
·18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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