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지금을 표현하는 설치작가 박혜수

2016.02.29 11:53:09 호수 0호

규격화된 삶과 평균을 비판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신상미 기자 = 박혜수 작가 개인전 ‘Now Here Is Nowhere’가 오는 4월9일까지 송은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다. 박 작가는 지난 2013년 제13회 송은미술대상을 수상하고 그 부상으로 이번 개인전을 개최하게 됐다.



박혜수 작가는 설문조사 통계와 정신과 의사와의 협업을 통해 우리 사회의 중요한 잣대가 돼버린 ‘보통’이라는 관념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던 ‘Project 대화 vol.2- 보통의 정의’로 대상을 수상했다. 이번 개인전 “Now Here Is Nowhere”에선 대상작을 한국, 네덜란드, 영국 등에서 전시한 후 추가된 작가의 해석을 설치, 조각, 텍스트 등에 담아 선보인다. 

경쟁사회 꼬집다

박혜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의 삶에서 사라지는 가치에 대해 사색하고 이것을 시각적으로 해석하는 작업을 전개해왔다. 작가는 모두가 지향해야 할 보편 가치이자 자기합리화를 위한 주관적 기준이 되는 ‘보통’의 이중성에 주목하고 이에 적용되는 잣대와 가치관을 시각화 해 관람객 스스로 보통의 의미에 의문을 제기하도록 하고자 했다.

이번 전시는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보통의 삶을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현대인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심리적 문제, 사회 풍경에 대한 작가만의 조형적 해석을 담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작가는 전시공간을 2층부터 층별로 순위를 매겨 나누고 각 층에 해당하는 텍스트 작업, 설치, 조각, 관객 참여 작업 등을 배치했다.

‘Gloomy Monday’와 ‘Negative Song’은 세계 17개국에서 발간되는 신문에서 부정적 단어와 문장에 구멍을 뚫어 악보를 만들고 이를 오르골 연주장치에 연결한 작품이다. 관객이 오르골을 직접 연주하도록 제작돼 부정적인 기사들이 많을수록 다채로운 멜로디를 만들어내는 모순을 체험하게 한다.


부자연스러운 현대인의 삶을 되돌아보다
거대 설치작품 통해 현대인 자회상 설치

2층에서 4층까지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는 거대한 조형작품 ‘World’s Best’는 모든 분야에서 순위에 집착하는 경쟁 사회의 단면을 상징한다. 만족스럽지 못한 현실을 벗어나기 위한 유일한 탈출구는 오직 성공이며 마치 기회가 모두에게 열려있는 듯 하단구조물에서 사방으로 사다리가 뻗어 있다.
 

3개의 볼록거울이 설치돼 사방을 볼 수 있는 중간 부분은 최고가 되는 꿈을 포기한 대다수의 사람들이 ‘남보다 나은 평범’이란 차선의 목표를 이루고자 다른 이들과 경쟁하는 삶을 표현했다. 마지막 상단은 우뚝 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1인자이지만 언제 밀려날지 모르는 불안함과 고독함을 나타낸다.

‘가변적 평균대’는 관객이 레이저 수평계가 설치된 10m 길이의 단 위에 올라서면 벽면에 투사된 수직과 수평의 기준선이 흔들리게 만든 것으로, 사람들이 절대 기준으로 삼게 되는 ‘평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H.E.L.P’는 작가가 겪고 있는 불면증을 소재로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많은 심리적 문제를 안고 사는 현대인의 자화상을 그려냈다. 맞은편에 설치된 ‘Goodbye to Love’는 작가가 진행한 설문 ‘실연수집’을 통해 수집한 옛 연인이 남긴 사연과 실제 물품을 전시했다. 종이학 1000마리와 예물시계 박스 등 실제 오브제를 볼 수 있고, 관련 사연과 이를 재해석한 작업을 전시했다.

실제 오브제 전시

마지막 공간에 설치된 ‘Go, get it’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이 시대의 모순된 가족상을 드러내고자 했다. 전시장 구석에 놓인 ‘Life Piece’는 삶의 목적과 방향을 잃은 사람들을 위해 마련된 관객 참여형 작품으로 이번 전시작 중 유일하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Game World’s Best’는 작은 트로피 심볼이 붙어 있는 젠가 나무블록을 쌓은 것으로 앞서 소개한 ‘World’s Best’의 1등 의자와 쌍을 이루며 한국 특유의 1등 제일주의를 꼬집는다.


[박혜수 작가는?]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조소과 졸업(2000)
▲개인전-Research Report 당신이 버린 꿈, 플래툰쿤스트할래(2012), Project Dialogue Vol.1-꿈의 먼지, 금호미술관(2011), 잠겨있는 방, 갤러리 원(2008) 외 다수
▲그룹전- The Future is Now, Friche la Belle de Mai, 프랑스(2015), 미래는 지금이다, 로마 국립미술관, 이탈리아(2014), 마음의 기억 Inner Voice, 안산단원미술관(2014), Now & New - 2012 신소장품전, 서울시립미술관(2013), 미래는 지금이다, 국립현대미술관(2013)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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