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시장 노린 한식뷔페 ‘성공신화’

2015.12.14 10:09:25 호수 0호

한식의 재조명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약 80조원 외식 시장에서 절반이 한식당, 국밥, 순대국, 김밥, 분식집 등 한식업이다. 누구나 즐겨먹어 수요층이 넓고 유행을 타지 않는다. 하지만 업종도 다양하고, 익숙한 조리법으로 창업이 쉬운 만큼 업소 간 경쟁도 치열하다.



‘실속소비’ 약진 속 한식 인기
혼자서도 간단한 한 끼 냉동밥

한식은 비싼 돈을 주고 먹기 아깝다는 생각이 소비자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까다롭다. 이러한 한식이 최근 낡은 옷을 벗고 한식뷔페, 콜라보 메뉴, 샐러드 족발, 가정간편식 등으로 변신하고 있다. 한식이 다시 조명되는 이유는 크게 4가지다. 최근 몇 년 사이 건강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지속되어 외식 소비에도 건강식 위주로 사 먹는 패턴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1~2인 가구가 늘고 도시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이 가정에서 소박하게 먹는 ‘집밥’으로 위안과 치유를 대변하는 한식을 주로 찾는 점도 한 몫 한다. 또 소비자들의 실질소득이 줄면서 그간 서양식 등으로 쏠렸던 값비싼 패밀리레스토랑 등에 대한 지출은 줄이고 한식의 소비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시 ‘집밥’

마지막으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체들이 메뉴 개발과 위생적 조리, 체계적인 시스템화, 트렌디한 인테리어 등으로 재무장하며 생존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가격과 메뉴 노후화 등으로 서서히 지고 있는 패밀리레스토랑 시장의 틈새를 한식뷔페가 파고 들었다.


2013년 1월 경남 창원에서 시작한 ‘풀잎채’가 수도권에 안착, 큰 인기를 끌면서 대기업 브랜드인 자연별곡, 계절밥상, 올반 등이 백화점, 아웃렛, 복합쇼핑몰에 속속 들어섰다. 한식뷔페는 불과 2년 사이 전국적으로 130여개의 대형 점포가 생길 정도로 급성장했다. 인기요인은 좋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가짓수만 많았지 정작 먹을 것이 없다는 기존 한식뷔페 인식에서 탈피했다. 풀잎채는 100여 가지 다양한 한식 메뉴와 샐러드, 커피와 음료, 아이스크림 등 디저트를 점심 1만2900원, 저녁 1만6900원에 원스탑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다른 브랜드의 가격도 2만원 안팎이다. 주 고객층인 4050 여성층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가격이 중요하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창업학 박사)는 “한식은 푸짐하고 맛이 좋아도 가격이 2만원을 넘어서면 소비자가 부담을 느낀다”며 “지방은 가격대가 1만원 초반을 넘어서면 가격 저항에 부딪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나홀로족 및 소형가구 증가, 맞벌이 정착 등으로 집에서 직접 해먹는 밥을 외식이나 가공식품 등으로 간단히 해결하는 소비자가 늘었다. 밥과 국, 반찬으로 구성된 한상을 만드는 데에는 최소 30분에서 1시간의 준비 시간이 들어간다. 게다가 손도 많이 간다. 간편식은 바로 먹거나 데우기, 볶기 등 간단한 조리만 하면 되기 때문에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가정간편식(HMR) 시장규모를 2조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한솥도시락’은 3분 이내 테이크아웃이 가능한 도시락 메뉴를 다양하게 갖춰, 나홀로족을 충족시키고 있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음에도 유독 도시락 등 간편식에는 지출을 유지하고 있다. 도시락전문점이 나홀로 성장을 이어가는 이유다. 1~2인 및 맞벌이 가구 증가, 실속소비 정착 등으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알뜰한 비용으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뛰어난 가성비

한솥도시락은 2700원부터 1만2000원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도시락 메뉴로 어린이들로부터 중·장년층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대형마트와 식품업체, 편의점도 가세했다. 이마트는 자체 HMR (Home Meal Replacement) 브랜드 ‘피코크’로 종로 빈대떡, 논현동 홍탕 등 지역 유명 맛집과 기술제휴를 한 상품들을 출시했다.

식품기업 대상 청정원은 올해 ‘청정원 전통 컵국밥’ ‘사골미역국밥’ 등 컵국밥 시리즈를 연이어 내놨다. 오뚜기도 한식 반찬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오뚜기 칼칼한 돼지고기 김치찜’ ‘오뚜기 입맛 돋는 매운 갈비찜’ 등을 내놨다. 1분30초간 조리하거나 포장지를 벗기지 않고 끓는 물에 용기째 넣어 7분간 데우면 요리가 완성된다. 풀무원은 냉동밥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에 곤드레 보리밥, 현미 취나물밥 등을 내놓으며 3개월 만에 30만개 이상 팔리며 인기를 끌었다. 이어서 편의성을 강화한 컵 용기형태로도 출시했다.

즉석밥 시장도 커졌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4년 즉석밥 시장규모는 2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9.1% 증가했다. 2012년 17.3%, 2013년 9.7%에 이은 높은 성장세다. 종류도 다양해졌다. CJ제일제당에서 즉석밥을 처음 출시한 1996년에는 흰쌀밥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26종에 달한다. 렌틸콩, 퀴노아, 귀리 등을 넣은 슈퍼곡물을 섞은 잡곡밥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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