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그스토어 호갱 논란, 왜?

2015.12.08 08:50:42 호수 0호

가격 비교해보니…금테라도 둘렀나

[일요시사 경제팀] 박호민 기자 = 국민의 ‘호갱화(호구+고객)’는 진행형이다. 비싸야 잘 팔리는 문화가 기업들의 국민 호갱화 전략을 부추겼다. 드러그스토어의 비타민도 예외는 아니었다. 비타민 가격이 2배 넘게 비싼 경우도 있었다.



드러그스토어가 생활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느낌이다. 드러그스토어는 의사의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과 화장품·건강보조식품·음료 등 다양한 상품을 함께 판매하는 매장을 뜻한다. 약국과 편의점을 합친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외국의 경우 드러그스토어는 약국에 잡화점이 합쳐진 듯한 가게를 의미하지만 국내의 드러그스토어는 약품보다는 건강·미용용품을 주로 판매해 헬스앤드뷰티(H&B)스토어 개념으로 통용된다.

고객은 호구? 

국내에서 1999년 CJ올리브영이 최초로 문을 연 뒤 GS왓슨스 등이 뒤따라 개장했다. 국내 드러그스토어 업체는 의약품의 소매점 판매 금지로 인해 건강과 미용상품 위주로 판매해 오다가 2011년 일부 일반의약품이 의약외품으로 전환돼 일반소매점 판매가 허용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약사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점포 수가 급증했다. 

국내 드러그스토어 시장은 2009년엔 1500억원에서 2012년엔 6000억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후에는 업체간 과열 경쟁 양상을 보이면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성장의 이면에는 드러그스토어의 ‘호갱화 가격 정책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드러그스토어 제품 가격이 비싸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일요시사>는 국내 유명 드러그스토어인 CJ올리브영, GS왓슨스, 롯데롭스 등 세 곳의 제품군 가운데 비타민 가격을 인터넷 최저가와 비교했다(드러그스토어 가격은 지난 2일 기준, 인터넷 최저가의 기준은 4일). 


결론부터 말하면 비타민 역시 드러그스토어에서 판매하는 제품이 인터넷 최저가를 대체적으로 크게 웃돌았다. 일부 제품은 인터넷 최저가보다 2배 넘게 비쌌다. CJ올리브영은 비타플렉스우먼 120정 제품이 3만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인터넷 최저가는 2만10원으로 1만원 가까이 비쌌다. 다만 세일기간이라 2만1000원에 구입할 수 있었다. 솔가 코큐텐 90정의 경우 CJ올리브영에서는 5만8000원으로 가격이 책정됐다. 

세일기간이라 4만600원에 구입할 수 있었지만 인터넷 최저가 3만2010원을 크게 웃돌았다. 솔가 엽산 400은 2만6000원으로 인터넷 최저가 1만3400원보다 무려 두 배가량 비쌌다. 다만 세일기간이라 2만8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닥터엘리자베스 스피루리나 120정은 CJ올리브영은 3만5000원에 판매돼 인터넷 최저가 2만5200원보다 1만원 가까이 비쌌다. 닥터엘리자베스 메가멀티유산균 120정은 CJ올리브영이 3만5000원, 인터넷최저가가 2만100원으로 1만4900원 차이가 났다. 

‘비싸도 너무 비싸다’
일부 제품 최대 2배
할인 받아도 역시나
 

GS왓슨스의 경우도 비타민 가격이 대체적으로 비쌌다. 세노비스 여성용 멀티비타민 60정은 4만2000원에 팔리고 있었다. 인터넷 최저가 2만7930원과 비교하면 가격 차이가 컸다. 세노비스 남성 멀티비타민 60정도 GS왓슨스는 4만2000원에 팔려 인터넷 최저가 2만7350원을 만원 넘게 상회했다. 

네이처셋 혈행에 좋은 오메가의 경우 GS왓슨스는 1만9800원으로 인터넷 최저가 9800원보다 두 배 이상 비쌌다. 유한m멀티비타민포맨 150정은 세일기간에 사면 인터넷 최저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다. GS왓슨스는 2만5000원에 가격이 책정돼 있었으나 세일기간이라 1만2500원에 구입할 수 있었다. 이는 인터넷 최저가 2만원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이었다. 

롭스도 비타민 가격이 대부분 셌다. 다만 세일기간인 상품이 많아 인터넷 최저가보다 저렴한 제품도 꽤 눈에 띄었다. 비타플랙스포우먼은 3만원으로 인터넷 최저가 2만5000원을 웃돌았지만 세일기간이라 2만1000원에 구입할 수 있었다. 솔가 에스터-C 500ml는 롭스에서 3만5000원에 책정됐다. 해당 상품은 세일기간이라 2만3100원에 구입할 수 있었지만 인터넷 최저가 2만3100원보다 1만원 넘게 비쌌다. 

솔가엽산 400은 롭스에서 2만6000원에 가격이 책정돼 세일기간 2만2100원에 팔리고 있었지만 인터넷 최저가 1만3400원보다 만원가까이 비쌌다. 세노비스 코엔자임큐텐 60정은 롭스에서 3만8000원, 인터넷 최저가가 2만7436원으로 가격차가 1만원 넘게 났다. 
 

세노비스 남성용 멀티비타민 60정의 경우 롭스에서는 4만2000원에 팔리고 있었다. 인터넷 최저가 2만5600원과 비교하면 큰 가격 차다. 네이처바이 눈사랑루테인 45g은 롭스 가격이 3만6000원으로 인터넷 최저가 3만2900원을 상회했다. 

가격을 종합해보면 조사 대상 드러그스토어 대부분의 비타민 판매가격은 인터넷 최저가를 크게 웃돌았다. 세일 가격이 포함되고 할인카드를 적용받으면 인터넷 가격보다 저렴한 제품도 간간히 눈에 띄었지만, 할인 수단을 모두 포함해도 인터넷 최저가보다 비싼 제품이 많아 폭리 논란의 여지가 있다. 


비싸야 팔려? 

업계 관계자는 “드러그스토어의 비타민이 비싼 것은 복잡한 유통구조, 매장 임대료, 인건비 등 때문”이라며 “다양한 할인혜택과 서비스로 고객의 니즈를 만족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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