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동행 방미경제단 이상한 기업인 누구?

2015.10.19 10:59:23 호수 0호

스크린골프 회장이 왜? 맥주 사장이 뭐하려고?

[일요시사 경제팀] 박호민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방문에 역대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을 꾸렸다. 경제사절단 명단은 현재 정부와 기업 간 친밀도를 나타내는 척도로 쓰이는 등 재계의 관심사다. 명단에 포함되기 위해 기업들은 치열한 로비를 벌이기도 한다. 로비의 결과일까. 의외의 인물들이 곳곳에 포진돼 있다. 해당 기업인들을 정리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주 워싱턴에 안착하면서 방미 일정을 시작했다. 눈길을 끈 것은 경제사절단의 규모다. 총 166명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은 2013년 처음 미국 순방길에 올랐을 당시보다 3배나 많아 이목을 집중시켰다.

정치적인 이유
경제적인 이유
 
경제사절단에 포함되면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 기업 입장에선 정부와의 우호관계를 유지하기 쉽고, 방문 국가로의 사업 진출도 용이하다. 정치적인 이유부터 사업적인 측면까지 대통령과의 순방은 기업과 기업인들에게 또다른 ‘기회’인 셈이다.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은 대통령 순방길을 무려 13회나 수행하며 기업인들의 부러움과 질투를 동시에 샀다. 2013년 미국(5월)을 시작으로 중국(6월), 베트남(9월), 인도네시아(10월), 유럽(11월)을 수행했다. 지난해에는 스위스(1월), 독일(3월), 중앙아시아(6월), 캐나다(8월), 이탈리아(10월)를 동행했다. 또, 올해 중동(2월)과 남미(4월)에 이어 9월 중국 순방길까지, 모두 13번 경제사절단으로 선발됐다.
 

형지는 순방길을 통해 크고 작은 재미를 봤다. 지난해 10월 이탈리아 방문 중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스테파넬’의 국내 라이선스 인수 협약을 맺었고, 1월 스위스 방문 시 여성 전용 아웃도어 '와일드로즈' 아시아 상표권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그룹의 핵심 계열사 롯데쇼핑의 합류도 회사내 이상기류와 맞물려 눈길을 끈다. 롯데는 황각규 롯데쇼핑 사장을 경제사절단 명단에 포함시켰다. 롯데그룹은 이른바 ‘왕자의 난’으로 한바탕 집안싸움을 벌이고 있다. 집안싸움은 롯데기업의 국적 논란으로 비화되면서 전사적인 위기설이 나돌고 있다. 차남 신동빈 회장과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경영권을 두고 치열한 법정 다툼을 예고하고 있어 경영권 분쟁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롯데그룹이 경제사절단으로 누구를 내세울지 관심이 고조됐다. 롯데를 대표해 경제사절단에 합류한 황각규 사장은 현 시점에서 적절하다는 평가다. 집안 싸움이 한창인 상황에서 오너 일가가 대통령과 방미길에 동행하는 것은 불필요한 말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 미국 방문에 최대 규모 사절단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명단에 주목
 
특히 롯데쇼핑으로서는 올해 만료되는 면세점 특허권 수성을 위해 중요한 시점에서 황 사장을 내세운 것이 의미심장 하다. 황 사장은 면세점 사업 운영에 핵심적인 인물이다. 이번 방미 일정에 면세점 특허권과 관련 다양한 임무가 부여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비리 혐의로 그룹 총수가 재판을 받고 있는 CJ그룹은 이번 방미 일정에 이채욱 CJ부회장을 포함시켰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횡령·배임·탈세 혐의로 2013년부터 재판 중이다. 1심에서는 징역 4년이 선고됐고, 2심에서는 징역 3년으로 형이 줄었다. 파기환송심에서는 대법원이 원심을 깨고 서울 고법으로 돌려보내면서 향후 재판에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앞서 검찰이 이 회장을 수사하던 시기와 맞물린 2013년 박 대통령은 미국 방문을 했는데 이 시기 청와대가 이 회장의 방미를 거부했다는 말이 돌면서 CJ그룹은 곤혹스러웠던 적이 있었다. CJ그룹이 내세운 이채욱 부회장의 이력도 눈길을 끈다.
 
인천공항 매각 논란으로 이름을 알린 이채욱 부회장은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CJ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활약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사장으로 임명될 당시 낙하산 논란이 일면서 ‘MB맨’으로 분류된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정권의 방미 일정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눈길이 쏠린다.
 
어느 기업이?

어떤 사람이?
 
권오준 포스코 회장도 이번 순방길에 박 대통령과 동행한다. 정부의 사정 칼바람이 불고 있는 와중 오른 순방이라 그의 건재함을 과시하는 모양새다. 포스코는 각종 비리 혐의로 검찰의 수사가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다. 포스코는 전대 회장인 정준양 전 회장을 비롯해 이상득 전 의원 등 정재계의 유력 인사들이 사정칼날 위에 서있다. 이번 순방 동행을 놓고 정부가 권 대표의 포스코와 MB라인으로 분류되는 정 전 회장의 포스코를 나누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대기업 참여 인사 가운데 유일하게 전무를 방미 사절단으로 내보냈다. 해당 전무는 김준간 현대중공업 전무. 
 
정부와 우호관계로 사업활로 개척
치열한 로비도?…의외 인물들 포진
  
풍산은 류진 대표이사를 경제사절단 멤버로 보냈다. 특이한 점은 그의 가족 대부분이 미국국적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류진 대표의 아내 노혜경 씨와 그의 아들 성곤씨는 한국국적을 포기하면서 미국인이 됐다. 방산산업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의 오너일가가 미국국적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갖은 추측을 낳고 있는 가운데 이번 방미까지 박 대통령과 동행한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수많은 한국기업을 놔두고 사실상 미국기업을 키우는 꼴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들린다.
 
김영찬 골프존유원홀딩스(이하 골프존) 회장의 방미도 의아한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골프존은 이번 방미로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이미 대부분의 해외 사업이 줄줄이 적자행진이기 때문이다. 2011년 진출한 캐나나와 대만 법인의 경우 3년만에 철수했고, 남아있는 중국과 일본 법인도 줄줄이 적자여서 조기 철수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경영난을 겪고 있는 회사가 경제사절단에 포함되는 사례는 드물다며 해외사업에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골프존이 경제사절단에 포함된 것은 의외라고 지적했다. 이번 국감에서 증인으로 물망에 올랐던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이 박 대통령과 순방에 깜짝 동행을 하게 됐다. 
 
대형 로펌 대표변호사가 순방길에 동참한 점도 눈길을 끈다. 현홍주 김앤장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와 윤호일 화우 대표변호사가 그 주인공이다.
 
중소기업에

희망사다리
 
쟁쟁한 중소·중견 기업 사이에서 당당히 이름을 올린 기업도 있다. 세복식품도 그중 한 곳이다. 이연수 세복식품 대표는 방미 길에 올라 해외진출의 판로를 모색할 계획이다. 사원수 20명인 세복식품은 소규모 회사로 이번 순방길에서 사명을 알릴 기회를 잡았다. 국내맥주 강소기업 세븐브로이맥주 김강삼 대표도 방미의 기회를 잡았다. 서울역에서 첫 매장을 오픈한 뒤 성공가도를 달려온 그는 미국이라는 무대에 한국의 맥주 맛을 알릴 기회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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